의정부 공무원 사망…왕따로 인한 공무상 재해 여부 결론 안나

김칠호 기자 / 2024-05-29 08:53:05
다른 부서로 옮기라고 권유, 업무 부담을 줄여주려고 배려 등 뒷말 무성
유족 측에서 지목한 인물 등 자체 조사로는 공무 관련 사유 입증 불가
"조사위원회 심의 내용 경찰에 넘겨주고 관련 절차에 따라 판정 받아야"

의정부시가 3년 차 7급 공무원 A씨가 집에서 숨진 채 발견된 사건과 관련하여 자체 조사 내용을 유족 측에 통보하고 종결(KPI뉴스 5월 9일 보도)했으나 '왕따'로 인한 공무 상 재해 발생 여부에 관해선 여전히 의문으로 남아 있다.

 

29일 의정부시에 따르면 숨진 A씨의 유족 측에서 핸드폰에 남은 내용을 근거로 진상 조사를 요구했고, 김동근 시장의 지시로 감사담당관실이 조사를 벌였다. 

 

특히 감사담당관실은 유족 측에서 특정 인물을 지목함에 따라 그를 중심으로 같은 부서 직원들에 대한 개별 면담과 증빙 자료를 수집했다. 또 A씨가 우울증으로 6개월 휴직 후 3개월 만에 복직했고 다시 한 달 반 만인 사고 당일에는 휴가를 냈던 사실을 확인했다.

 

▲지난해 10월 의정부시 워킹그룹의 조직문화 개선 방향 발표회 [의정부시 제공]

 

감사담당관실은 이 같은 조사 내용에 대해 변호사 노무사 등이 참여한 조사위원회 심의를 거쳐 별다른 조치 없이 종결했다. 조사 결과에 대한 수사를 의뢰하거나 관련 내용을 경찰에 통보하지도 않았다.

 

그러나 자체 조사가 시작된 뒤 해당 부서에서 A씨가 몸이 아픈 것을 알고 다른 부서로 옮길 것을 권유했다거나 업무 부담을 줄여주려고 배려했다는 등의 뒷말이 무성했다.

 

해명하거나 합리화하고 싶은 것으로 비치는 이런 말들은 정상적인 인식능력 등이 뚜렷하게 저하된 상태에서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당사자로서는 업무에서 배제된 것으로 생각했을 것으로 해석될 가능성이 있는 부분이다.

 

이 경우 A씨가 직장내 괴롭힘 등으로 인한 업무상 정신적 스트레스가 원인이 되어 발생한 질병 즉 재직 중 공무상 질병으로 사망한 '순직공무원'으로 명예를 회복할 수 있는 등 얘기가 달라진다.

 

뿐만 아니라 조직문화 개선에 나선 의정부시에서 이런 의외의 사건이 발생한 데다 그에 대한 대처가 미흡해 자체 조사를 받은 직원들이 다시 경찰의 수사에 시달릴 가능성이 있는 등 또다른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해당 부서 책임자는 "직원들이 개별적으로 자체 조사를 받은 데 이어 경찰 수사를 받게 될 가능성이 남아 있어 여러모로 우려스럽다"고 실토했다.

 

이에 대해 일부에서는 "이렇게 흐지부지 끝내면 안 되고 시의 자체 조사와 변호사 노무사 등의 심의 내용을 수사권이 있는 경찰에 넘겨주고 관련 절차에 따라 공무상 재해 발생 여부에 대해 판정을 받아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KPI뉴스 / 김칠호 기자 seven5@kpinews.kr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상담 전화 ☎109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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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칠호 / 전국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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