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연천 산악에서 벌어지는 불법 시추 작업 현장

김칠호 기자 / 2025-07-17 08:34:35
생태환경 1등급 지역 나무 벌채해 조성한 부지에 특수장비 투입
산업폐기물 처리시설 허가에 필요한 환경영향평가 자료확보 의도
연천군, 무단 훼손 면적 1천평 넘는 것으로 확인…고발 조치 예정

비가 내리는 16일 오후 동두천을 지나 구불구불한 산길을 따라 연천군 전곡읍 간파리 산79-3 입구에 도착했다. 그곳에서 만난 주민이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임도를 4륜구동 차량으로 올라가니 민둥산이 된 언덕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 언덕에 오르니 발아래 벌채를 끝내고 특수장비로 작업하는 인부들이 보였다. 뒤따라 언덕에 올라온 공사 관계자가 시추 중이라고 알려주었다. 산악지역에서 벌어지는 불법 시추 작업 현장이었다.

 

▲ 연천 전곡읍 간파리 생태환경 1등급 지역에서 산림을 무단으로 베어내고 중장비를 동원한 시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김칠호 기자]

 

이곳에서는 생태환경 1등급인 산림을 훼손하고 특수장비를 투입해서 의도된 불법을 저지르고 있었다. 벌채 허가를 받아 6년 전에 도토리나무·상수리 등 참나무류의 잡목을 베어내고 낙엽송 ·자작나무 등으로 수목 갱신한 곳이다. 

 

이번에는 새로 심은 나무들을 베어내고 아예 부지 형태로 만들었다. 불법으로 산림을 훼손하고 토지형질을 제멋대로 변경한 것으로 보였다.

 

연천군청에 찾아가서 이런 일이 가능한지 물어봤다. 산지 소유주가 지난해 3월과 12월에 두 차례 연천군에 산지 일시 사용 신고를 했고 심의 절차를 거쳐 올해 말까지 사용을 허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신고서에는 지질조사를 위한 시추라고 적혀 있으나 산 중에 이런 시추를 하는 이유는 폐기물처리시설을 설치하기 위한 환경영향평가에 필요한 것으로 짐작할 뿐이라고 했다.

 

▲ 산지 소유주가 시추 작업을 빌미로 산림 1000여 평을 훼손하고 부지 형태로 조성해 놓았다. 한쪽 구석에 파라솔을 펼친 장비를 가동 중인 모습이 보인다. [김칠호 기자]

 

그러나 허가팀 담당자는 산지 소유주가 신고한 것과 달리 산림을 훼손해 널찍하게 부지로 만든 것에는 단호하게 안 되는 것이라고 했다. 시추 작업을 한다고 신고하고 사업 부지를 확보한 것으로 봤다. 확인에 나선 연천군청 산림녹지과는 문제의 장소에 대한 측량을 의뢰해 1000평 넘는 산림이 훼손된 사실을 확인했다. 곧바로 고발 조치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연천군 도시과에 시설 결정이나 환경보호과에 폐기물 처리업 허가신청이 들어온 것은 아직 없다. 그런데 주민설명회 자료가 돌아다니고 있다. '매립시설 조성사업 설명 안내서'라는 자료에는 이곳에서 30년간 석산을 채석하는 업체에서 폐쇄형 에어돔으로 덮는 매립시설을 설치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에어돔을 왜 설치하는 것일까. 연천군 측에 문의하니 "아마 사업장 폐기물이나 산업폐기물을 처리하는 곳을 하고 싶은 것으로 추측된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연천군이 폐기물처리시설을 청정지역에 이렇게 설치할 수 있게 허가할 것인지 여부를 아직 검토한 바 없다는 것이다. 

 

인근 주민들은 설명회가 열리는 개발회사 앞에서 꽹과리 치면서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이 일을 계속 지켜보고 있는 주민들은 "과연 그런 시설이 들어설 수 있게 군청에서 허가할지 지켜볼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KPI뉴스 / 김칠호 기자 seven5@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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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칠호 / 전국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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