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9건 2억 상당, 모 의원 남편 실소유자로 알려져
군 관계자 "대표자 명의, 다른 가족 바뀌어 문제 없어"
경기도 최북단 인구 4만여 명 규모의 지방자치단체인 연천군에서 최근 3년간 군의원 가족이 운영하는 인쇄소에 일감을 몰아준 것으로 확인되어 논란이 되고 있다.
'공직자 이해충돌방지법'이 2021년 5월 18일 제정되고 1년 뒤 시행됐음에도 연천군은 특정 업체와의 독점 계약을 반복해 이해충돌방지법 위반이라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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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도 최북단 접경지역 자치단체인 연천군청 본관 전경 [연천군 제공] |
연천군이 정보공개한 '이화상사 계약현황(2020년~현재)'에 의하면 기획예산담당관 74건, 안전총괄과 26건, 행정담당관 25건, 농업정책과 13건, 종합민원과 11건, 사회복지과 7건, 세무과 6건, 미디어콘텐츠과 3건, 평생교육원 3건, 농업기술센터 1건 등 10여 개 부서에서 인쇄물 169건을 수의계약했다. 전곡읍 1건, 군남면 8건도 포함돼 있다.
이해충돌방지법이 시행된 이후에도 군청은 예산 2억여 원의 계약을 체결한 것이다.
계약 내용을 살펴보면 종합민원과는 식품공중위생 관련 문구가 새겨진 종이가방 제작에 143만 원, 농업기술센터는 병충해관리교재 제작비 286만 원 등을 지출했다. 이같은 군청 인쇄물 계약을 독점한 이화상사는 군의회 의장을 지낸 S군 의원 남편이 실소유자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표자 명의가 두차례 바뀌긴 했으나 오래 전부터 군청 앞에서 같은 상호를 사용하고 있어 표면상으로는 달라진 게 없다. 이에 군청 공무원들이 이화상사와 다수 거래를 한 것은 문제 소지가 있다는 의견이다.
이해충돌방지법 제12조(수의계약 체결 제한) 제1항에 의하면 공공기관인 연천군은 지방의회의원, 지방의회의원의 배우자 또는 직계존속·비속과 물품 등의 수의계약을 체결할 수 없게 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연천군청 김관섭 기획감사담당관은 "이해충돌방지법 제12조 제1항 제7호에 '예외조항'이 있다"면서 "이화상사 대표자가 군의원 배우자에서 직계존속·비속으로 바뀌었고, 바뀐 대표자가 이전 대표와 생계를 같이 하지 않는 가족이어서 수의계약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해당 법 조항에 그런 예외조항은 없다. 수의계약이 제한된 군의원의 배우자 또는 직계존속·비속(배우자의 직계존속·비속으로 생계를 같이하는 경우를 포함한다)고 되어 있는 괄호 안의 내용을 임의로 해석했을 뿐이다. 이화상사의 경우 괄호 안 내용에 해당되는지 여부는 수사와 판결을 거쳐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연천군은 문제의 이화상사가 인쇄 설비를 갖추지 않고 사무실만 운영하며 계약 물품을 서울 전문업소에 제작을 맡긴 뒤 군청에 납품만 하는 것을 알면서도 넘어갔다.
김 담당관은 "군청 바로 앞에 있는 이화상사 외에는 마땅히 일을 맡길 업소가 없어 각 부서에서 알아서 처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업계 관계자는 "연천읍은 인쇄소가 1개뿐이지만, 전곡읍에는 더 큰 업소가 2개나 있다"면서 "군청 공무원들이 관내 다른 업소에 일거리를 나눠줄 생각은 있었는지가 의심스럽다"고 비판했다.
KPI뉴스 / 김칠호 기자 seven5@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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