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 지방행정달인 용석만 서기관, 약용식물 농사꾼 변신

김칠호 기자 / 2025-06-29 07:29:52
수락산 청학 계곡 등의 자릿세 바가지 식당 82개 정비 주역
머위·미나리·영아자·오가피·당귀 등 토종 재배에 다시 심혈

수락산 청학천 계곡을 50년 만에 시민들에게 돌려준 것을 비롯해 남양주 일대 4개 주요 하천을 점유하고 있던 평상과 좌대를 모두 뜯어내는 소하천 정비사업을 진두지휘했던 지방행정달인 용석만 서기관이 '색다른 농사꾼'으로 변신하고 있다.

 

▲ 토종 약용식물로 재배한 미나리를 들고 활짝 웃는 용석만 서기관. [용 서기관 제공] 

 

남양주시 호평·평내행정복지센터장을 마지막으로 공직에서 퇴임하는 용 서기관은 30년 전부터 주말농장으로 가꿔온 강원도 홍천의 밭에서 머위·미나리·영아자·오가피·당귀 등 토종 약용식물을 재배하는 일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용 서기관은 '원조 다툼'을 벌이다가 남양주시가 길을 트고 경기도가 확산시킨 것으로 가닥 잡은 '소하천 정비 사업'을 주도했다. 불법 음식점 82개와 시설물 1105개를 철거해서 폐기물 2260t을 실어냈다. '하천은 정원이다'라는 책에 그런 내용을 담았다.

 

소위 떼법과 관행적 불법에 얽매이지 않고 선거를 염두에 두거나 '표'에 연연하지 않는 소신 행정의 이정표를 세웠다. 행정안전부 지방자치인재개발원에서 공무원 교육과정 영상교재에 반영됐다. 지난해 12월 서울정부청사에서 행정안전부장관 표창과 지방행정 달인 인증패를 받았다.

 

이 일은 그가 집 근처 슬리퍼를 신고 갈 수 있는 '하천 리조트'를 만들자고 제안하면서 시작됐다. 

 

수락산 청학천, 오남읍 팔현천, 와부읍 묘적사천, 수동면 구운천 등에 불법으로 음식점을 차리고 계곡을 사유지처럼 점유하면서 평상과 좌대를 설치하고 자릿세를 받고 바가지 씌우기 일쑤인 구태를 몰아내기로 했다.

 

▲ 용석만 서기관(오른쪽)이 지방행정달인 시상식에서 표창장을 받고 있다. [용 서기관 제공]

 

특히 청학천은 1973년 그린벨트 지정 이후 50여 년 불법행위가 근절되지 않는 곳이었다. 철거해도 1주일 뒤 다시 설치됐다. 벌금보다 버는 게 많았기 때문에 벌금 서너 번 내는 것을 겁내지 않았다.

 

"새 도끼 샀다" "방검복 챙겨 입어라"라는 위협을 받기도 했다. 1~2년 유예해달라는 요구에도 또 다른 문제가 발생될 것이 우려돼 단호히 철거를 시작했다. 시멘트 덩어리를 걷어내자 자연 상태의 돌이 그대로 드러났다.

 

SNS에 '강 따라 하천 따라'를 적어 추진 사항을 공유하자 격려와 응원의 댓글이 달렸다. 원상복구 작업 내용이 200회에 달하고 서울에서 가장 가까운 청학천을 원래대로 되돌려 놓자 다른 하천에 터잡고 있던 상인들도 차츰 물러섰다.

 

오남읍 팔현천에서는 스위치를 누르면 평상이 하천 바닥에 스르륵 깔리는 자동화 장치를 걷어냈다. 걸핏하면 소송으로 단속에 맞서던 업주의 기세를 꺾었다. 자진 철거하면 비용을 지원하지만 반대하면 장비대여·폐기물처리·인건비 등 하루 500만 원씩, 며칠 버티면 수천만 원을 청구할 것이라고 당근과 채찍을 내밀자 업주들은 결국 손을 들었다. 환경부로부터 물 환경 대상을 받았다. 그러는 동안 햇볕에 타서 얼굴이 서너 번 벗겨지기도 했다고 용 서기관은 전했다.

 

KPI뉴스 / 김칠호 기자 seven5@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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