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국과수 급발진 의심사고 감정 증가에도…예산 감소·인력 제자리

정현환 / 2024-04-26 16:35:25
최근 2년 급발진 의심사고 감정↑…2022년 76건, 2023년 117건
의심사고 느는데, 지난 4년간 국과수 사고기록장치 22명이 감정
의심사고 전담부서 '교통과' 인력 증원 요청, 3년 연속 반영 안돼
지난해 국과수 1년 총예산650억 원, 전년 대비 20억2000만원↓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에 급발진 의심사고(의도치 않은 급가속 사고) 검증을 요청하는 횟수가 최근 2년 간 크게 늘었다.

 

그러나 해당 기간 관련 부서 인력은 증원되지 않고 총예산은 감소했다. 급발진 의심사고 진상규명이 더 힘들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 지난 2월 29일 서울 은평구 연서시장 앞에서 급발진 의심사고로 9중 추돌사고가 발생해 승용차가 심하게 훼손돼 있다. [뉴시스]

 

국과수 급발진 의심사고 2022년부터 감정 건수 증가

 

KPI뉴스가 '정보공개청구' 등을 통해 국과수로부터 받은 '2019~2023년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급발진 의심사고 관련 감정 건수 현황'을 26일 분석한 결과 2022년과 2023년 급발진 의심사고 감정 건수는 이전 3년보다 급증했다.

 

2019년 58건이었던 국과수 급발진 의심사고 감정 건수는 2020년과 2021년 각각 57건과 56건으로 비슷한 수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2022년엔 76건으로 지난 3년 대비 20건 안팎 늘었다. 지난해엔 117건으로 치솟았다. 전년 대비 41건이 더 늘었다.

 

▲ 2019~2023년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급발진 의심사고 관련 감정 건수 현황.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제공]

 

국과수는 급발진 의심사고와 관련해 경찰관이 입회한 상태에서 차량의 사고기록장치(EDR, Event Data Recorder)를 분석한다.


국과수 '교통과' 인력 증원 요청에 행안부 최근 3년간 '0'명 배정

 

국과수가 KPI뉴스에 제공한 '최근 5년간 급발진 의심사고 관련 EDR 분석 인력 현황'에 따르면 지난 5년 간 관련 인력은 △2019년 21명(지방연구소 12명) △2020년 22명(13명) △2021년 22명(13명) △2022년 22명(13명) △2023년 22명(13명)으로 거의 변동이 없었다.

 

국과수가 행안부에 요청한 '최근 5년간 국과수 인력 증원 요구 현황'을 보면 △2019년 19명(요구에 따른 확정 인원 13명) △2020년 25명(2명) △2021년 26명(2명) △ 2022년 35명(6명) △2023년 25명(0명)으로 나타났다. 2019년을 빼면 증원 요구가 대부분 반영되지 않은 셈이다.

 

▲ 2019~2023년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인력 확대 요구 및 확정 현황.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제공]

 

국과수에서 급발진 의심사고를 담당하는 부서인 교통과도 2021년과 2022년 각각 3명씩, 지난해는 2명의 증원을 요청했다. 하지만 국과수는 3년 연속 1명도 배정하지 않았다.


국과수 급발진 의심사고 감정 증가하는데 2023년 예산 줄여

 

2022년부터 급발진 의심사고 감정 건수가 증가세인데 작년 국과수 총예산은 줄었다.

'2019~2023년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예산 현황'에 따르면 국과수 예산은 △2019년 594억300만원 △2020년 610억50만원 △2021년 623억5800만원 △2022년 670억8300만원 △2023년 650억6300만원이었다.

2019년부터 2022년까지 국과수 예산은 매년 약 10억 이상 증가했지만 작년엔 전년 대비 20억2000만원 깎였다.

국과수 관계자 A 씨는 "국과수 2023년 총예산이 줄어든 것은 맞다"며 "매년 전년도 4월에 행안부에 요청해 6월까지 심의받고 기재부에서 6월에서 8월까지 검토한 뒤 9월에 국회로 보내져 11월까지 이 내용을 심의한 뒤 12월에 국과수 예산이 확정된다"고 말했다.

▲ 2019~2023년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예산 현황.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제공]

 

국과수 예산은 인건비와 기본경비, 사업비 총 3가지로 구분된다. 사업비는 세부적으로 △과학수사활동지원 △정보화 △R&D 명목으로 분류된다.

국과수 2022년 예산은 670억8300만원으로 △인건비 332억5200만원 △기본경비 41억9700만원 △과학수사활동지원 180억5000만원 △정보화 52억9200만원 △R&D 62억9200만원으로 책정됐다.

2023년엔 650억6300만원으로 △인건비 340억4200만원 △기본경비 41억800만원 △과학수사활동지원 179억1300만원 △정보화 26억8700만원 △R&D 62억9200만원이었다.

지난해엔 전년 대비 R&D 예산 항목에서 큰 변동은 없었지만 인건비를 제외한 기본경비와 과학수사활동지원, 정보화 예산은 모두 감소했다. 특히 정보화 예산은 26억500만원으로 다른 예산 대비 큰 폭으로 줄었다.

 

▲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전경.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제공]

 

"앞으로 급발진 의심사고 진상규명 더 어려워질 것"


김종훈 한국자동차품질연합 대표는 "총예산이 줄면 세부 부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기에 그동안 급발진 의심사고 진상규명이 어려웠는데 앞으로 더 어려워졌다"고 진단했다. 김 대표는 "2022년부터 KG모빌리티 티볼리(도현이법)와 메르세데스-벤츠, 전기차 급발진 의심사고 등으로 논란이 크기에 국과수 예산을 늘려 인력과 장비를 보강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최영석 한라대학교 미래모빌리티공학과 교수도 "기존 내연기관차에 자율주행차와 전기차 등이 등장하는 시점에서 이를 전문적으로 담당하는 인력과 장비가 필요한데 예산이 감소한 건 정말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최 교수는 "인력 확대가 안 된 걸 보면 현재 대세인 친환경차와 자율주행차 등과 관련된 장비도 안 갖춰졌을 것"이라며 "국과수 직원들의 고충이 클 거 같다"고 우려했다.

 

국과수 관계자 B 씨는 "급발진 의심사고 1건을 감정하는 데 약 30일이 걸린다"며 "최근 해당 사고 감정 건수가 늘어 업무가 가중되며 기한 내에 감정하기 위해 주말 근무도 병행하고 있지만 지연되는 경우도 있다"고 하소연했다.

 

KPI뉴스 / 정현환 기자 dondevoy@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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