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급발진' 주장 매년 증가…10명 중 7명은 60대 이상

정현환 / 2024-07-29 16:59:22
지난 5년 간 국과수 감정 급발진 의심사고 326건 운전자 나이 분석
60~80대 운전자, 전체 71.5%…면허소지자 중 같은 연령대는 22.6%
국과수 급발진 의심사고 감정 건수 매년 증가세…지난해 100건 넘겨
"미디어 영향으로 '급발진' 개념 확산…사고시 불안·공포에 급발진 주장"

차량 사고 원인으로 '급발진'을 주장하는 운전자 가운데 60대 이상 비중이 현저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KPI뉴스가 29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이 최근 5년간 감정한 급발진 의심사고 중 운전자 나이가 확인된 총 326건의 사례를 입수해 분석한 결과다.

 

▲ 지난 1일 발생한 '서울시청 앞 역주행 교통사고' 차량. 차량 운전자는 경찰 조사에서 '급발진'으로 사고가 났다는 주장을 되풀이했다. [뉴시스]

 

국과수 자료에 따르면 60대 이상(60~80대) 운전자는 233건으로 집계됐다. 전체의 71.5%에 달한다. 급발진 의심사고 10건 중 7건은 운전자가 고령이었다는 얘기다. 

 

연령대별로 보면 60대가 41.7%(136건)로 가장 많았다. 이어 70대가 26.4%(86건)로 2위를 기록했다. 80대는 3.4%(11건)였다. 

 

청장년층에선 △50대 20.9%(68건) 40대 5.8%(19건) △20대 1.2%(4건) △30대 0.6%(2건) 순이었다. 50대~70대가 290건으로 전체의 89%를 차지했다. 40대 이하는 7.7%(25건)에 그쳤다. 전반적으로 급발진 주장 비율이 연령대에 비례한 셈이다. 급발진 의심사고 운전자 정보가 파악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통계청 자료를 보면 지난해 8월 기준 국내 운전면허 소지자는 3413만 명이다. 이 중 60대는 558만 명, 70대는 179만 명, 80대는 34만 명, 90대 이상은 1만6000 명이었다. 모두 합치면 772만6000 명으로 전체의 22.6%였다. 이보다 급발진 의심사고의 60대 이상 운전자 비율(71.5%)이 3배 이상 높은 것이다. 

 

▲ 급발진 주장 운전자 연령대별 비율(왼쪽 그래프)과 운전면허 소지자 연령대별 비율. [각각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통계청 제공]

 

사고 발생 후 차량 급발진을 주장하는 운전자는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다. 2020년 45건에 불과했던 국과수 급발진 의심사고 감정 건수는 지난해(105건) 처음으로 100건을 넘겼다. 올해는 상반기에만 58건이 진행돼 역대 최고치를 경신할 전망이다.

 

급발진 의심사고 운전자들의 평균 연령은 △2020년 61.2세 △2021년 63세 △2022년 62.2세 △2023년 67세였다. 2022년을 빼곤 오름세다.

 

이호근 대덕대학교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방송과 소셜미디어 등에서 급발진을 다루는 프로그램이 많아지면서 대중들에게도 급발진 개념이 널리 알려졌다"며 "사고 시 공포감과 불안감으로 급발진을 주장하는 운전자들도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특히 고령 운전자가 급발진 의심사고를 주장하는 사례가 많아진 만큼 앞으로 대책이 필요하다"며 "운전할 때 여러 가지 인지 능력이 젊었을 때와 차이가 있음에도 스스로 그런 문제점이 전혀 없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어 문제"라고 지적했다.

 

▲ 최근 5년간 급발진 감정 건수 중 운전자 정보가 확인된 현황.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제공]

 

KPI뉴스 / 정현환 기자 dondevoy@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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