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한테 맡긴 생선?…법원 판결로 실체 드러난 횡령 사건들

김칠호 기자

seven5@kpinews.kr | 2023-08-24 09:26:27

남의 회사 자금 2000만원 빼돌려 회사 설립 납입자본금으로 사용
몰래 개설한 통장으로 물품대금 빼돌린 계획된 범죄…징역 6개월
자금담당자와 짜고 복잡하게 입출금하거나 거래처 빼돌린 흔적도

'고양이한테 생선가게를 맡긴 격'의 횡령 사건이 법원의 판결로 확인됐다.
 
의정부지법 고양지원 김주완 판사는 24일 실질적으로 소유주가 따로 있는 회사의 대표이사를 맡고 있던 A 씨가 자금관리책임자와 짜고 2264만여 원을 빼돌려 자신이 별도로 설립한 회사의 자본금으로 사용한 혐의(횡령)로 징역 6개월을 선고했다.
 
김 판사는 "피고인 A 는 대표이사 인감도장으로 주거래은행이 아닌 다른 은행에 법인통장을 개설하는 과정에 자금담당자 B 의 협조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면서 "추가로 개설한 계좌로 거래처 대금을 입금받아 인출한 후 2달 후에 문제의 계좌를 해지하는 방법으로 회사의 돈을 횡령했고 그 수법이 계획적이고 은밀했다"고 판시했다.

김 판사는 또 이 사건과 같은 공소사실로 먼저 기소된 자금담당자 B 씨에 대해 징역 6개월이 선고되었고 그 판결이 그대로 확정된 점을 미뤄볼 때 A와 B가 의도적으로 공모한 것으로 판단했다.

이 사건 판결문과 고소장에 의하면 남의 회사의 대표이사를 맡고 있던 A 씨는 회사의 돈을 빼돌려 다른 곳에 자기명의로 회사를 설립했다. 횡령한 돈으로 설립한 새 회사는 그가 봉급을 받으면서 배운 그대로 소프트웨어를 유지보수하거나 수입해서 판매하는 똑같은 형태로 영업하고 있었던 것이다.

실제로 서울 영등포에서 소프트웨어 개발과 수입판매업체를 운영하던 C 씨는 개인 사정으로 대표이사직을 맡겼으나 그 후 A 씨가 일산신도시에서 똑같은 형태의 자기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에 대한 경위를 확인하는 과정에 A가 대표이사 인감도장으로 주거래은행이 아닌 다른 은행에서 법인통장을 개설해 1540만 원과 770만 원짜리 물품대금 등을 입금하게 유도해서 돈을 인출한 뒤 그 계좌를 해지해서 없애버렸다는 것을 알게 됐다.

법원 등기부에는 A가 자본금 2000만 원 규모의 회사를 설립했고 통장잔고증명서에 납입자본금이 입금된 것으로 보아 횡령한 돈을 새 회사 설립에 사용한 정황이 발견됐다.

이뿐만 아니라 A 씨가 자금담당자 B 씨와 짜고 수입물품대금과 소프트웨어 유지보수 비용 등을 복잡하게 입출금하거나 거래처와의 연간 유지보수계약을 빼돌린 흔적이 남아 있는 등 기존회사에 막대한 손실을 입힌 것으로 드러났다.

KPI뉴스 / 김칠호 기자 seven5@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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