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교사 297명, 학원에 킬러문항 팔아…5년간 5억 벌기도
박지은
pje@kpinews.kr | 2023-08-21 17:42:07
최고 4억9천만원 받아…억대 수익 올린 교원 여러명
겸직허가 안 받은 교원 188명…교육부 "엄중 조치"
자진신고 안 한 교원 있을 수도…감사원과 조사도
사교육 업체에 수능 킬러 문항을 만들어 팔거나 학원 교재를 제작하는 등 영리행위를 한 현직 교사들이 약 300명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를 통해 수억 원을 챙긴 교사들은 한둘이 아니었다.
또 300명 중 약 200명은 '겸직 허가'를 받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돈에 눈멀어 정도를 벗어난 교육계의 민낯이 충격적이다.
경기도 한 사립고등학교 수학 교사 A 씨는 2018년 8월부터 지난 7월까지 5년 간 7개 사교육 업체 및 부설연구소의 모의고사 출제에 참여해 4억8526만 원을 챙겼다.
서울 사립고 화학 교사 B 씨는 2018년부터 최근까지 유명 입시 학원 2곳에서 3억8240만 원을, 서울 공립고 지리교사 C 씨는 지난 4년 11개월간 5개 학원에서 3억55만 원을 문항 출제 대가로 받았다.
교육부는 지난 1일~14일 2주간 사교육 업체 관련 영리 행위한 교사들에게 자진 신고를 받은 결과 현직교원 297명이 신고했다고 21일 밝혔다. 교사 한 사람이 여러 건의 영리행위를 신고한 경우가 많아 건수로는 총 768건에 달한다.
5년간 5000만 원 이상 받은 경우가 총 45명이었고 5억 원 가까이 번 경우도 있었다.
앞서 교육부의 사교육 카르텔·부조리 신고센터에는 일부 교원들이 사교육 업체에 '킬러문항'을 제공하고 고액의 대가를 받았다는 신고가 들어왔다. 이번 자진 신고는 이러한 신고 내용을 확인하기 위한 조치다.
교육부에 신고된 영리행위 768건 중 '모의고사 문제 출제'(537건)가 가장 많았다. 입시업체나 특정 강사를 위한 교재를 제작한 경우와 강의·컨설팅에 참여한 경우가 각각 92건이었다. 나머지(47건)는 기타유형이다.
전체의 절반 가까운 341건(교사 188명)은 '겸직허가'를 받지 않은 것으로 집계됐다. 교사는 국가공무원법에 따라 영리행위를 하려면 학교장에게 '겸직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법을 어긴 것이다.
지난 5년간 사교육 업체에서 5000만 원 이상을 받은 교원이 총 45명이었다. 대부분 유명 입시학원, 유명 강사와 계약한 뒤 모의고사 문항을 만들어주고 돈을 받았다. 교육부는 이 중 금액이 많은 교사 6명 사례를 공개했는데, 모두 겸직 허가를 받지 않았다.
A, B, C 교사 외에도 몇몇이 억대 수입을 자진 신고했다. 서울 공립고 수학교사, 서울 공립중 윤리교사, 인천 공립고 과학교사가 1억 4000만~2억9000여만 원을 받았다.
교육부는 이번 자진 신고 접수 건에 대해 활동 기간, 금액 등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문제가 있을 경우 엄중하게 조치할 방침이다. 특히 겸직 허가를 안받은 경우는 국가공무원법 위반으로 징계 대상이다. 사교육업체에서 지나치게 많은 금액을 받은 교사는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를 적용, 경찰에 수사 의뢰하는 방안도 고려 중이다.
교육부는 영리행위를 한 교사 중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수능·모의평가 출제 위원으로 참여했는지 여부는 묻지 않았다. 향후 조사에서 참여 사실이 확인되면 업무 방해 혐의도 적용될 전망이다.
교육부는 자진신고를 하지 않은 교원이 더 있을 것으로 보고 국세청 조사 내용을 토대로 감사원과 전수 조사를 실시할 방침이다. 하반기 중 교원 겸직 허가 가이드라인도 새로 마련한다.
교육부는 수령 금액이 과다한 경우 청탁금지법 적용도 가능하다고 해석했다. 청탁금지법은 한 번에 100만 원(연간 300만 원)을 초과하는 금품을 받으면 직무 관련성이나 대가성에 상관없이 형사처벌이나 과태료 처분을 받도록 규정하고 있다.
KPI뉴스 / 박지은 기자 pje@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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