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우리 아이는 왕의 DNA" 사무관 직위해제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 2023-08-11 20:03:48

교육부는 자녀의 담임교사를 아동학대로 신고하고, 또 다른 담임에게 "우리 아이는 왕의 DNA" 등의 내용이 담긴 편지를 보낸 사무관 A 씨를 11일 직위해제했다고 밝혔다. 

전국초등교사 노동조합이 A 씨의 '갑질' 행태를 폭로한 지 하루만이다. 교육부는 전날 밤 "철저하게 조사해 엄정 대응할 것"이라고 밝힌 데 이어 빠르게 직위해제 조치를 했다. 

교사노조는 이날 더불어민주당 강득구 의원과 기자회견을 열고 교육부 사무관의 교사 압박 행태를 추가 공개했다. 

교사노조 등에 따르면 A 씨는 작년 11월 자녀 담임을 아동학대로 신고했다. 자녀가 도서관 이동 수업을 거부해 교실에 남겨둔 것을 '방임'이라고 신고함으로써 담임은 직위해제 처분을 받았다. A 씨는 또 담임이 자녀를 비롯한 학급 내 교우 관계를 파악한 정보를 실수로 학부모 열람용 어플리케이션에 올렸다가 지운 일도 "아이에 대한 정서적 아동학대"라고 주장했다. 

정수경 초등교사노조 위원장은 이날 "담임 교사는 직위 해제된 이후 월급이 본봉의 30% 수준까지 떨어졌다"며 "지금도 정신과 상담을 받고 우울장애로 약물을 복용하고 있다"고 한탄했다. 이어 "지난 5월 검찰로부터 아동학대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며 죄가 없음을 강조했다. 

이후 교권보호위원회는 A 씨의 행위를 교권 침해로 판단하고 담임에게 서면 사과 등을 하라는 처분을 내렸으나 A씨는 아직 이행하지 않고 있다.

▲ 교육부 사무관 A 씨가 자녀의 담임교사에게 보낸 편지. [전국초등교사 노동조합 제공]

뿐만 아니라 A 씨는 담임이 직위해제된 이후 새로 온 담임에게 편지를 썼다. 편지에는 "왕의 DNA를 가진 아이이기 때문에 왕자에게 말하듯이 듣기 좋게 말해도 알아 듣는다", "하지 마, 안 돼, 그만 등 제지하는 말은 '절대' 하지 말라", "또래와 갈등이 생겼을 때 철저히 편들어 달라" 등 9가지 요구 사항을 담았다. 교사노조는 A 씨가 이런 편지를 학기 초마다 자녀 담임에게 보냈다고 주장했다. 

A 씨는 아울러 교육활동 내용 및 학생들의 행동 변화를 기록해 매일 보내달라는 요구를 한 것으로 파악됐다. 전임 담임교사를 '아동학대'라며 국민신문고에 진정할 때 사용한 문서도 새로운 담임에게 보냈다. 교체된 담임교사 역시 아동학대로 신고할 수 있다는 경고성 메시지로 풀이된다. 

강 의원은 "A 씨가 이런 민원을 할 때 공무원이 사용하는 '공직자 통합 메일' 계정으로 보냈다"며 "교육부 직원이 이런 편지를 '공적' 메일 주소로 보냈다는 자체가 충격적"이라고 지적했다. 

정 위원장도 "교사 입장에서는 위압이 아닐 수 없다"며 "(편지 내용은) 전 국민이 공분할 내용이었다"고 강조했다. 

KPI뉴스 /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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