텀블러는 팔면서 할인은 'NO'…어리둥절한 소비자들
김경애
seok@kpinews.kr | 2023-07-27 17:12:02
일부 저가커피는 할인 없어…"내부 검토 중"
인천 부평구에 사는 A 씨는 이틀 전 집 인근 컴포즈커피에 들러 음료를 주문하고 텀블러(개인 컵) 사용 할인을 요구했다.
텀블러를 따로 선보인 업체인 만큼 친환경 소비 촉진을 위한 할인 정책도 두고 있다고 여겼다. 하지만 직원은 "할인은 본사에서 정하는 것"이라며 별도 할인이 없다고 답했다.
A 씨는 "일회용품 저감 촉진 취지로 등장한 텀블러 할인에 저가커피들만 유독 동참하지 않는 것 같다. 그러면서 텀블러는 매 시즌 다른 디자인으로 판매하는 게 아이러니하다"고 지적했다.
식음료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친환경 행보의 일환으로 텀블러 할인 대열에 속속 동참하고 있다. 커피에 이어 패스트푸드와 아이스크림, 편의점까지 뒤따랐다.
하지만 일부 저가커피 브랜드들은 음료값이 '저가'라는 이유로 텀블러 할인에 동참하지 않는다. 이 업체들은 자체 제작한 텀블러를 MD상품(굿즈)으로 판매하기도 해 친환경 흉내만 내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대형 프랜차이즈 본사들은 대체로 텀블러 할인 정책을 두고 적게는 100원, 많게는 500원가량을 할인해주고 있었다.
디저트39는 음료 전 메뉴에 5% 텀블러 할인을 적용한다. 복숭아 리치 블랜딩, 아메리카노 등 인기 음료들은 50%를 할인해주고 있다.
폴 바셋과 카페베네 두 곳은 텀블러 사용 시 제조 음료에 한해 500원의 할인 혜택을 부여한다. 스타벅스와 엔제리너스, 크리스피 도넛 세 곳은 400원을 할인한다.
이외 △투썸플레이스, 할리스, 파스쿠찌, 탐앤탐스, 이디야커피, 커피빈, 요거프레소 등 카페 △파리바게뜨, 뚜레쥬르 등 베이커리 △CU, GS25, 세븐일레븐, 미니스톱 등 편의점 △롯데리아, 버거킹, KFC, 맥도날드 등 패스트푸드가 텀블러 할인 정책을 도입 중이다.
하지만 일부 저가커피 브랜드는 예외다. '대용량'과 저렴한 '가격' 책정으로 마진을 상대적으로 적게 남긴다는 게 사유다.
커피업계 관계자는 "일회용 컵을 반환하면 보증금을 돌려주는 1회용 컵 보증금 제도와 달리 텀블러 할인은 의무가 아니다. 하지만 지속 가능한 지구 만들기에 소비자들도 동참할 수 있도록 독려하는 차원에서 자발적으로 할인 제도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더벤티와 메가MGC커피는 저가커피 브랜드에 속하지만 한국환경공단이 실시하는 '탄소중립포인트 녹색생활 실천' 참여기업으로서 개인 컵 사용 시 인센티브로 300원을 적립해주고 있다.
인센티브 적립을 원하는 소비자는 탄소중립포인트 홈페이지 회원가입 후 앱 오더를 통해 '개인컵 사용'으로 음료를 주문하면 된다. 익월 자동으로 포인트가 적립된다.
컴포즈커피 관계자는 텀블러 할인을 내부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기본 용량이 20온스(약 567ml)로 큰 데다 가격이 저렴하다 보니 할인이 어렵다. 대용량의 경우 고객들이 들고 오는 작은 사이즈 텀블러와 맞지 않는 문제도 있다"고 말했다.
KPI뉴스 / 김경애 기자 seok@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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