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민은 OK, 기프티콘은 NO?…주문 차별에 뿔난 소비자
김경애
seok@kpinews.kr | 2023-07-12 15:45:21
카카오 기프티콘 수수료, 프랜차이즈별 8~12%가량
긴 정산주기도 주문 거부 원인…최장 두 달
경기 양주시에 사는 A 씨는 지인으로부터 카카오톡을 통해 1만9400원 상당의 삼첩분식 메뉴 교환권을 선물받았다.
그는 초복인 지난 11일 저녁 교환권을 쓰려고 삼첩분식 공식앱을 통해 B 매장에 배달 주문을 요청했다. 하지만 '배달불가능지역'이란 이유로 거부당했다.
B 매장은 지난 4월 배달 어플리케이션 '배달의민족'을 이용했을 땐 배달 주문이 가능했던 곳이었다.
A 씨는 "과거 배달앱에선 주문을 받은 매장이므로 거리가 멀다는 사유는 맞지 않다. 기프티콘 이용 고객을 대놓고 차별하는 게 아니겠느냐"며 분개했다.
음식점들의 '기프티콘'으로 불리는 모바일 교환권 주문 거부 행위가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다.
사용 불가 매장이 아닌데도 뚜렷한 이유 없이 주문을 거부하는 사례가 워낙 많다 보니 이제는 식품 프랜차이즈 업계 고질병이 돼 버렸다.
기프티콘은 현금과 동일한 가치를 지니는 유가증권이다. 수많은 프랜차이즈 업체들의 제품이 기프티콘 형태로 발행처와 유통처(벤더)를 달리해 판매되고 있다.
대표 발행처는 카카오다. 삼첩분식 기프티콘 사례의 경우 카카오 선물하기 구매 페이지에서 발행자는 카카오, 공급자는 다우기술이라 안내한다.
발행처와 유통처를 거치면서 가맹점주가 부담해야 하는 수수료가 발생한다. 이 수수료가 주문 거부의 주 원인이다. 프랜차이즈 업계는 기프티콘에 붙는 수수료가 메뉴 가격의 7~12% 수준이라고 설명한다.
수수료는 카페, 치킨, 피자, 분식 등의 업종과 브랜드 규모, 발행·유통처 등으로 결정된다. 영세 업체일수록 수수료는 높아진다.
수수료가 12%라면 부가세 1.2%를 더한 총 13.2%가 빠지게 된다. 1만9400원 분식 기프티콘이라면 2560.8원을 가맹점주가 부담해야 한다. 여기에 배달대행 수수료와 날로 오르는 인건비 등 각종 제반비용까지 제하면 가맹점주가 손에 쥐는 건 더 적어진다.
긴 정산주기도 문제다. 주문 대금은 BBQ, bhc 등 대형 업체의 경우 평균 2주로 상대적으로 짧다. 하지만 대개는 월 단위로 정산된다. 1일 결제 시 다음 달 말일 정산이 이뤄지는 곳도 있다. 이 경우 60일이 걸리는 셈이다.
현금이 호주머니로 바로 들어오지 않는다는 게 가맹점주들의 불만이다.
또 현금을 손에 쥐기까지 필요한 절차도 복잡하다는 지적이 많다. 기프티콘으로 전화 주문이나 방문 포장 시 관련 앱에 핀 번호를 일일이 입력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기 때문이다. 고령 가맹점주들은 틀려서 다시 입력하는 경우도 빈번하다고 한다.
소비자들은 업체들이 기프티콘 고객을 뚜렷한 이유 없이 차별한다고 주장한다. 푸대접을 할 거면서 기프티콘을 왜 판매하는지 모르겠다는 반응이다.
일부 가맹점에선 배달뿐 아니라 방문 포장도 거부해 문제된다. 인천 부평구에 사는 C 씨는 작년 4월 이벤트로 받은 또봉이통닭 기프티콘을 사용하기 위해 인근 D 매장을 방문했지만 거부당했다.
또봉이통닭 본사인 또봉이F&S 측은 D 매장 가맹점주 연령대가 높다 보니 기프티콘 처리 조작이 미숙해 주문을 거부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소비자들의 불만 토로에도 식품 프랜차이즈 본사들은 기프티콘 사용을 본사가 강요하거나 강제할 수 없다는 입장만을 되풀이하며 기프티콘 거절을 사실상 방조하고 있다. 강요 시 갑질로 비춰질 수 있으므로 조심스럽다는 얘기다.
가맹사업법 제12조에서는 가맹사업자의 영업 활동을 가맹본부가 부당하게 구속하거나 제한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기프티콘은 결제 거부 시 위법인 현금·카드와 달리 처벌 규정도 없다. 공정거래위원회 고시 소비자분쟁해결기준에서 신유형 상품권으로 기프티콘 문제를 다루고 있지만 가이드라인에 불과해 강제할 수 없다.
기프티콘을 현장에서 쓸 수 없다면 환불받아야 하는데, 카카오톡 선물하기로 받은 기프티콘은 결제금액의 90%만 환불되는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이와 관련, 카카오 관계자는 "100% 전액을 포인트나 교환권으로 돌려받을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현재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KPI뉴스 / 김경애 기자 seok@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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