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표 밀맥주' 표절 여론전 격화…"레시피 도용이 핵심"
김경애
seok@kpinews.kr | 2023-06-20 17:22:35
"허위사실 유포한 적 없어…국가기관 판결 기다릴 것"
대한제분이 제주맥주와 새롭게 선보이는 '곰표 밀맥주'를 둘러싸고 표절 논란이 격화하는 모습이다.
기존 제품의 제조 노하우·성분을 대한제분이 도용해 판매하려 한다는 세븐브로이맥주 주장에 대한제분은 허위사실을 유포하지 말라고 맞섰다. 이에 세븐브로이는 입장문으로 재반박했다.
세븐브로이가 20일 제기한 입장문에는 이번 '곰표 밀맥주' 표절 논란의 본질은 디자인이 아닌 레시피라는 내용이 담겼다.
세븐브로이는 "디자인 탈취나 도용이라고 말한 바 없다"며 "새로운 곰표 밀맥주 패키지에 표기된 원재료 목록, 함량 비율 등이 기존 제품과 매우 유사함을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세븐브로이가 원재료 공급사를 통해 확인한 결과 새로운 '곰표 밀맥주'는 세븐브로이가 개발한 기존 곰표 밀맥주와 동일한 '벨기에 세종 효모'를 사용한다고 했다.
곰표 밀맥주 개발자인 김희상 세븐브로이 브루마스터는 통상 사용되는 '바이젠 효모' 대신 국내 밀맥주 최초로 '벨기에 세종 효모'를 사용했다. 우리나라만의 밀맥주를 만들자는 의도였다.
세븐브로이는 "계약 종료 1년 전 대한제분 요구에 따라 제조 핵심 기술인 품목제조보고서(원재료와 성분명, 배합비율 등)를 전달한 사실이 있다"며 "기존 제품과 유사한 패키지·맛을 가진 제품을 선보이는 것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2020년 5월 세븐브로이는 대한제분과 곰표 밀맥주를 선보였다. 출시 이후 5000만 캔 누적 판매를 기록하는 등 승승장구했다.
지난 4월 상표권 사용계약이 종료되자 세븐브로이는 기존 곰표 밀맥주 이름을 '대표 밀맥주'로 바꾸고 제품 디자인을 곰이 아닌 호랑이 캐릭터로 변경했다. 대한제분도 지난달 곰표밀맥주 제조사를 세븐브로이에서 제주맥주로 변경하고 '곰표 밀맥주'를 출시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세븐브로이는 16일 입장문을 냈다. 대한제분이 거래상 지위를 남용해 해외 수출 사업과 핵심 기술을 탈취, 새로운 곰표 밀맥주를 선보이려 한다는 주장이었다.
지난 15일엔 대한제분을 '거래상지위 남용 행위 금지'와 '사업활동방해행위 금지' 위반으로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했다. 지난달 말엔 서울중앙지법에 '곰표 밀맥주' 판매금지 가처분 신청을 내기도 했다.
19일 대한제분도 입장문을 냈다. 새로운 '곰표 밀맥주'는 제주맥주의 독자적 레시피로 생산되는 제품"이라며 "상식적으로 생각할 때 아직 출시도 되지 않은 제품에 단정적으로 의혹을 제기하는 것은 객관적인 사실을 왜곡하는 매우 무책임한 처사"라고 말했다.
대한제분이 거래상 지위를 남용해 부당하게 해외 수출 사업을 탈취했다는 세븐브로이 주장도 사실 관계에 맞지 않는다고 했다.
대한제분은 "상표권 계약 종료 후 재고처리 등의 원만한 해결을 위해 세븐브로이에 지속 협의를 제안했지만 세븐브로이는 이에 응하지 않고 독자 제품을 출시했다"며 "이후 곰표 밀맥주의 새로운 파트너사가 제품을 출시하기 직전 돌연 가처분을 신청했다"고 했다.
이어 허위 사실을 유포해 사업 활동을 방해하는 법률 위반 행위는 관련 검토를 거쳐 응당한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경고했다.
세븐브로이는 제품 출시 직전에 돌연 가처분 신청을 했다는 대한제분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고 했다.
양사 계약에 의하면 세븐브로이는 오는 9월 말까지 기존 제품인 '곰표 밀맥주'를 판매할 수 있다. '곰표 밀맥주' 생산을 위해 사전 제작된 저장주와 인쇄된 캔, 병, 원재료 등을 사용해 재고를 소진하고자 했으나 대한제분은 재고를 캔입한 것으로만 한정해 소진하라고 통보했다고 했다.
사전 수입한 상당량의 재료 손실은 당사가 자체적으로 감당하지만 기존에 생산된 저장주와 인쇄된 캔, 병은 소진할 수 있도록 요청했으나 이를 재고로 인정해주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세븐브로이는 막대한 손실을 막기 위해 △계약상 명시된 9월까지 기존 곰표 밀맥주와 유사한 제품의 판매를 하지 말아 달라 △이미 생산된 저장주와 인쇄된 공캔과 공병을 재고로 인정해 9월까지 판매할 수 있도록 해달라 △계약 기간 중 대한제분 승인에 따라 진행된 군납계약을 계약종료일까지 유지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취지로 가처분 신청을 하게 됐다고 했다.
세븐브로이는 "모든 문제를 공신력 있는 국가기관에서 판단해주길 기다리고 있다. 세븐브로이 소액주주들과 곰표 밀맥주를 사랑해준 소비자들의 혼란을 최소화하고 진실을 알려드리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KPI뉴스 / 김경애 기자 seok@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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