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새로운 도전 '비전 프로', 숨은 혁신과 그림자는
김윤경 IT전문기자
yoon@kpinews.kr | 2023-06-07 17:53:47
비싼 가격과 무거운 배터리는 걸림돌
비전 프로의 성공 여부…기대와 우려 교차
애플이 2014년 애플워치 이후 9년 만에 새로운 기기를 선보였다. 지난 5일(현지시간) 세계 개발자 회의(WWDC23)에서 애플이 야심차게 공개한 제품은 '비전 프로(Vision Pro)'.
이번에도 애플은 '깜짝 놀랄' 혁신을 자랑했다. 하지만 비전 프로에 드리운 그림자도 만만치 않다. 비싼 가격과 실용성을 두고 회의적 시선이 빗발치기 때문이다.
비전 프로는 공간의 제약 없이 즐기는 혼합현실(MR) 헤드셋이다. 스키 고글처럼 머리에 착용하면 실제와 유사한 실감 영상들이 눈 앞에 펼쳐진다.
애플은 이 제품이 지금까지 선보인 가상현실(VR)이나 증강현실(AR)과는 다르다는 점을 강조하며 '혁신적인 공간 컴퓨터'라고 소개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비전 프로가 "컴퓨팅 방식에 있어 새로운 시대의 시작"이라고 강조했다. "맥(Mac)이 개인 컴퓨터를, 아이폰이 모바일 컴퓨팅 시대를 열었던 것처럼 애플 비전 프로도 우리에게 공간 컴퓨팅을 선보이게 됐다"고 했다.
비전 프로의 대표적 혁신은 초고해상도 디스플레이로 사용자들이 눈과 손, 목소리로 앱을 작동시킬 수 있도록 한다는 점이다. 전통적인 화면의 경계를 초월, 사람들의 시야에 무한한 캔버스를 제공하며 별다른 도구 없이 사용자의 신체와 목소리로 기능을 제어하도록 한다.
애플은 운영 체제도 독자 개발했다. 비전(vision)OS에서는 디지털 콘텐츠가 마치 실제 공간에 물리적으로 존재하는 것과 같은 느낌을 준다.
애플은 "모든 경험이 사용자의 눈 앞에서 실시간으로 일어나는 듯한 느낌을 주며 마법과 같이 새로운 경험을 가능케 한다"고 자랑했다. "2개의 초고해상도 디스플레이로 넓게 느껴지는 화면과 첨단 공간 음향 시스템으로 사용자에게 개인 영화관을 만들어 준다"는 설명이다.
팀 쿡 CEO는 "완전히 새로운 혁명적인 입력 시스템과 수천개 이상 획기적인 기술 혁신이 담겨 있다"면서 "예전의 그 어떤 것과도 비교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애플은 새로운 게임 유형의 탄생도 예고했다. 사용자는 원하는 크기의 화면에서 100개가 넘는 애플 아케이드(Apple Arcade) 게임을 즐길 수 있고 몰입감 만점의 역동적인 장면을 경험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가상 현실 시장에 새로운 기폭제?…외신들도 호평
업계는 비전 프로가 가상 현실이나 메타버스 시장에 새로운 기폭제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금까지 많은 혁신을 성공시킨 애플답게 비전 프로가 시장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고 본다.
7일 테크크런치(Tech Crunch)와 더 버지(The Verge) 등 해외 정보기술(IT) 매체들의 반응도 호의적이었다. 비전 프로로 체험한 영상이 예전에는 미처 경험해 보지 못한 수준이라는 호평이 이어졌다.
테크크런치는 "첫 인상과 작동이 모두 좋았다"고 했고 더 버지는 "지금까지 착용한 헤드셋 중 최고"라고 평가했다.
씨넷도 "영상이 너무 생생해 약간 오싹했다"면서 "다른 VR 헤드셋에서는 받지 못한 느낌"이라고 했다.
가격과 배터리는 걸림돌…애플 주가,이틀 연속 하락
하지만 호평 이면에 그림자도 짙다. 배터리가 무겁고 가동 시간이 짧아 착용하기에 불편하다는 이유에서다. 비전 프로의 배터리 지속시간은 2~3시간에 불과하다.
이에 대해 와이어드는 "외부 배터리 팩과 헤드셋이 깃털처럼 가벼울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여전히 무겁게 느껴졌다"고 지적했다.
3499달러(457만 원)에 달하는 제품 가격은 비전 프로의 가장 큰 약점으로 꼽힌다.
실제로 팀 쿡이 비전 프로를 소개하며 가격을 공개하자 애플 파크에는 야유가 울려 퍼졌다.
시장은 더욱 냉정했다. 비전 프로 공개 후 애플 주가는 이틀 연속 주저앉았다. 전날 0.8%, 6일(현지시간)에는 0.21% 하락한 179.21달러에 마감했다.
DA데이빗슨은 애플에 대한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목표주가는 193달러에서 185달러로 하향했다.
7일 국내의 한 시장 전문가는 "비전 프로의 성공 가능성이 낮다고 본다"면서 "가격이 비싸고 사용법이 불편한 게 주요 이유"라고 지적했다.
속단은 금물…15억 아이폰 사용자들의 평가는
물론 비전 프로의 그림자만 부각하는 건 시기상조다. 애플 생태계에 편입된 전 세계 15억 아이폰 사용자들이 비전 프로를 어떻게 받아들일지 아직은 속단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애플은 소비자들 사이에 '팬덤'을 형성하며 '애플 생태계'로 흡수해 왔다. 이용자들 역시 '애플팬'을 자처하며 전폭적 지지를 보여왔다.
비전 프로에 대해 애플 팬들이 어떤 평가를 내릴지는 좀 더 시간을 두고 기다려야 할 전망이다.
KPI뉴스 / 김윤경 기자 yoon@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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