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년전 서산 집단학살 생생히 드러나...희생자 대부분 부역 혐의
박상준
psj@kpinews.kr | 2023-05-29 17:17:25
진실·화해를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위원장 김광동)는 '충남 서산 부역혐의 희생사건' 유해발굴현장에서 73년 전 집단학살 정황을 생생히 보여주는 완전한 형태의 유해(유골) 60구 이상과 유품 등을 발굴했다고 29일 밝혔다.
진실화해위원회는 이달 10일부터 20여 일간 충남 서산시 갈산동 봉화산 교통호 인근 현장에서 유해발굴을 해왔다. 부역혐의 사건 관련 유해발굴은 아산 유해발굴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이다.
진실화해위원회는 유해 수습을 앞두고 30일 오전 유해발굴현장을 언론에 공개한다. 이번 발굴 지역인 교통호는 1950년 인민군 점령기에 인민군이전투를 대비해 판 곳이다. 수복 후 서산지역 부역혐의자들이이곳에서 집단 학살됐다.
유해발굴 지역은 전체 길이 약 60미터 정도로 3개 구역으로 나누어 진행되고 있다. 유해는 폭과 깊이가 각각 1미터 이하인 좁은 교통호를 따라빽빽한상태로 발굴됐다. 또한 굵은 다리뼈들뿐만 아니라 척추뼈와갈비뼈까지도 완전하게 남아 있는 상태로 발굴됐다.
이 같은 형태로 발굴된 유해들은 당시 희생자들에게 고개를숙이게 한 후 머리 뒤를 쏘는 총살로 추정된다. 이에 따라 희생자들은옆으로 누워있거나 고꾸라져 있는 모습으로 사망 당시의 처참한모습을 생생히 보여주고 있다.
이번 유해 발굴 관련 사건인 '서산·태안 부역혐의 희생사건'은 1기진실화해위원회가 2007년 1월부터 조사를 시작해 2008년12월진실규명 결정한 사건이다. 조사 결과, 1950년 10월 초순부터 12월 말경까지 서산경찰서와 태안경찰서 소속 경찰과 해군에 의해 충남 서산군 인지면 갈산리 교통호 등 최소 30여 곳에서 적법한 절차 없이 집단 학살된 사건으로 밝혀졌다.
진실화해위원회는 "이 사건 희생자로 확인된 사람은 977명이고, 희생추정자는 888명에 달한다"며 "희생자들은 대부분 농사를 지으며 생계를 꾸려갔던 20~40대의성인 남성들이었으며, 여성들도 일부 포함돼 있었다"고 밝혔다.
KPI뉴스 / 박상준 기자 psj@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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