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보랏빛 물결 한가득 신안 퍼플섬 '안좌도'에 가보니

강성명 기자

name@kpinews.kr | 2023-05-17 20:58:25

신안 라벤더 축제 19일~28일 개최
2021년 '퍼플섬' 선포 뒤 누적 관광객 70만명
숙박시설·식당 갖춰 머무는 관광 가능

"왼쪽이 박지도, 오른쪽이 반월도입니다."

저마다 보라색을 품고 가는 곳, 전남 신안군 안좌도를 방문했다.

▲17일 신안군 안좌 두리선착장과 박지도를 잇는 '퍼플교'를 관광객이 건너고 있다. [강성명 기자]

차로 올 수 있는 안좌 두리선착장에 도착하자 세 개의 섬을 이어주는 다리인 '퍼플교'가 가장 먼저 취재진을 반겼다.

퍼플섬 여행은 목조교 전체가 보랏빛인 퍼플교에서 시작됐다. 퍼플교는 갯벌에서 서식하는 짱뚱어와 게 등 갯벌 생물을 관찰할 수 있는 공간이다.

퍼플교에서 마주친 관광객들은 저마다 한 가지씩 보라색 물건을 지니고 있었다. 양말이나 우산·모자 등 물건이 보라색이면 입장료(5000원)가 '무료'이기 때문이다.

선착장과 박지도를 연결하는 547m의 퍼플교를 건너자 1.2km의 퍼플숲길이 이어졌다.

▲안좌 퍼플섬 '라벤더 정원' [신안군 제공]

왼쪽의 바다를 배경삼아 숲길을 걷다보면 어느새 전국 최대 규모인 '라벤더 정원'이 펼쳐졌다.

박지도 3만5000㎡에 프렌치 라벤더 6만6000본이 심어졌다. 말 그대로 보랏빛 물결이었다.

"라벤더는 5~6월에 핍니다. 한번 손으로 쓸어 향기 맡아보세요. 허브향이 날 겁니다."

함께 동행하고 있던 임동수 전라남도 문화관광해설사가 '팁'을 줬다.

진한 라벤더 허브 향이 코끝을 자극했다. 허브향은 심리적 안정을 준다. 사진을 남길 수 있는 포토존은 전국에서 온 관광객들 차지였다. 

▲17일 전남 해남서 온 관광객이 신안 박지도 '라벤더 정원'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기 위해 취재진에게 촬영을 요청했다. [강성명 기자]

라벤더 정원을 따라 올라가니 '바람의 언덕'이 나타났다. 우산이 뒤집어질 정도의 바람이 불었다. 

제법 더운 날씨에도 시원한 해풍을 맞으며 라벤더 정원에서 바라보는 다도해 풍경은 그야말로 장관이다. 

주민 22명이 거주하는 '박지마을'이 눈에 들어왔다. 지붕은 온통 보라색이다.

▲ 신안군 안좌 반월도 마을 지붕이 보라색 물결로 가득하다. [신안군 제공] 

임 해설사는 "박지마을에 게스트하우스처럼 운영되는 호텔이 있고, 식당 그릇이 모두 보라색입니다"라고 말했다.

도시를 떠나 퍼플섬에서 추억을 남기고 싶은 관광객을 위한 숙박시설이다. 두 퍼플섬을 둘러볼 수 있는 머무는 관광이 가능하다.

식당에서 맛보는 해산물은 신안 로컬푸드, 그야말로 일품이다. 밥도 퍼플섬 답게 보라색이다.

▲신안군 박지도 마을식당 그릇과 밥 색상이 모두 보랏빛이다. [신안군 제공]

퍼플섬은 신안군 안좌도 남쪽에 위치한 두 개의 작은 섬 반월도와 박지도를 일컫는다. 반월도와 박지도는 호수 같은 바다를 사이에 두고 마주 보고 있다.

퍼플섬은 지난 2015년 전남 '가고 싶은 섬' 정책 사업에 선정된 뒤 2018년부터 주민들이 지붕을 보라색으로 색칠하면서 알려지기 시작했다.

노인만 사는 평범한 섬마을에 인구 감소라는 위기가 찾아오자 주민들이 팔을 걷고 나선 것이다.

마을 빈터에 보라색 꽃 라벤더를 심는 등 주민 90%에 이르는 60가구가 참여하자,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명소가 됐다.
 
섬 마다 제각각 색깔을 지닌 '정원화'를 추진하고 있는 박우량 군수의 '행정 뒷받침'도 적중했다.

▲지난 15일 박우량 신안군수가 라벤더 축제를 앞두고 퍼플섬 현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이숙현 관리소장에게 관광객 편의와 축제 개최 만전을 위해 재정비를 지시하고 있다. [신안군 제공] 

박 군수는 보라색을 착용하면 무료입장을 허용했다. '기발한 아이디어'에 반한 관광객은 신안으로 향했다.

무료입장은 더 늘어났다. 보라색 옷을 입은 반려동물과 함께한 관광객, 보라색 악세사리나 머리를 보라색으로 염색해도 무료입장이다.

주민등록상 '보라'라는 이름을 가진 사람도 퍼플섬에서는 입장료가 없다.

보랏빛 매력에 빠진 관광객들은 지난 2021년 8월13일 '퍼플섬' 선포 이후 누적 수 70만여 명에 이른다. 지금도 1주일에 관광객 7~8000명이 방문하고 있다.

낮에는 퍼플섬의 반만 보는 것이다는 말이 생길 정도로 요즘은 야경을 보러온 관광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안좌 퍼플교 야경 [신안군 제공]

내친김에 축제까지 열린다. 오는 19일부터 28일까지 개최되는 '라벤더 축제'는 정원이 조성되고 처음 열리는 것이다.

'퍼플섬'은 2021년 세계관광기구로부터 세계 최우수 관광마을로 선정됐고, 행정안전부와 한국섬진흥원의 '2023 봄철 찾아가고 싶은 섬'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보라색의 성지 '퍼플섬'에서는 5월 라벤더꽃 축제에 이어 6월 버들마편초 꽃축제, 9월 아스타 꽃축제 등 연중 꽃 축제가 열린다.

박우량 신안군수는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라벤더정원에서 보라꽃 향기로 치유하는 시간을 갖길 바란다"면서 "퍼플섬은 사계절 보라꽃이 관광객을 맞이할 준비가 되어있다"고 말했다.

KPI뉴스 / 강성명 기자 name@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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