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맹점주들 불공정 피해 '아우성'…공정위 "제도만으로 규율에 한계"

김지우

kimzu@kpinews.kr | 2023-04-26 15:40:50

가맹점주들, 과도한 차액가맹금·제품구매 강요 등 지적
정부, 가이드라인 마련 중…계약 전 불공정사항 인지 당부

"불경기에 가맹점은 빚에 허덕이고 있는데 본사는 매출과 순이익이 늘었다고 한다. 강제로 창업하라고 부추긴 게 아니지 않냐는 지적도 있지만, 전 재산을 다 걸고 시작했는데 쉽게 그만둘 수 있겠나. 다른 이들의 피해가 늘지 않길 바란다."

26일 '불공정 피해 증언대회 을(乙)들의 아우성'이라는 주제로 가맹점·대리점 불공정 피해 증언대회가 열렸다. 더불어민주당 민병덕·윤영덕·이동주 의원실, 민주당 전국을지키는민생실천위, 전국소상공인위, 경제민주화전국네트워크가 주최했다. 

▲ 26일 국회에서 열린 가맹점·대리점 불공정 피해 증언대회. [김지우 기자]

다름플러스의 고기전문점 이차돌의 가맹점주는 "본사가 불필요한 품목까지 필수품목으로 지정해 강매하고, 신제품 출시 때마다 초도물량을 강제공급해 대금을 차감하는 '밀어내기'를 일삼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차돌 본사가 주력상품인 차돌박이를 시중가보다도 높은 가격에 공급해 유통마진을 과도하게 취했다"고 증언했다. 

이차돌 측은 UPI뉴스에 "시세 변동에 따른 완충기간에 일시적으로 시세와의 격차가 발생했다"며 "비품류는 각 점주님들과의 합의를 통해 활용되고 있다. 마케팅 방안에 대해 점주들의 의견에 더욱 귀 기울이겠다"고 답했다.

투썸플레이스 가맹점주는 투썸플레이스가 CJ에서 사모펀드로 인수된 후 온라인 쿠폰을 남발하고, 본사 지원도 없어 영업난을 겪고 있다고 증언했다. 통상 프랜차이즈에서 3% 수준인 차액가맹금(본사가 물류 도매 가격으로 구매한 후 가맹점들에 납품할 때 받는 납품 단가의 차액)이 투썸플레이스의 경우 7% 수준으로 2배 이상 차이난다는 것.

이 가맹점주는 "공정거래, 분쟁조정, 어떤 것도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어 이 자리에 나왔다"고 말했다.

아디다스 가맹점주는 아디다스 본사가 매장 리뉴얼을 강요해 대출까지 받아 인테리어 재공사를 시행했으나, 일방적인 계약 갱신 거절을 통보했다고 어려운 상황을 토로했다. 매장 리뉴얼 직후 코로나 팬데믹 이후 매장 매출이 급감하면서 누적된 패널티와 함께 빚, 재고 부담이 늘어난 상황에서 계약 종료로 영업을 이어갈 수 없게 됐다.

주한서 전(前) 지푸라기 상담센터장은 갑질 피해를 입은 여러 대리점들의 사례를 발표했다. LG생활건강이 소매대리점 활성화 정책을 내세워 △계약 부당해지 △사업활동 방해 △제품 구매 강요 등을 저질렀고 푸르밀은 일방적으로 언론을 통해 사업종료를 선언해 피해를 입히고, 이후에는 영업 정상화를 빌미로 밀어내기를 한 점 등을 소개했다.

반복되는 가맹점 '갑질' 해결책은?

박승미 전국가맹점주협의회 정책위원장은 "가맹사업 영역에서 발생하는 불공정 문제는 단순히 자율과 상생이란 허울좋은 말로는 해결할 수 없고 사전예방에 중점을 둔 제도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위원장은 해결책으로 △종속적 자영업자 보호·지원 일반규범 마련 △거래조건 협의 요청시 협의의무 △가맹점주 단체 구성 등록제 △부당한 필수물품 강요 금지 제도화 △가맹계약 갱신요구권 10년 제한 삭제 △가맹지사 보호범위 확대 △영업지역 범위 온라인 확대 △가맹금 정의규정 명확화 등을 제시했다.

김정곤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정책본부장은 △대리점거래의 동등한 지위 보장 △대리점 계약 해지 제한 △대리점 단체의 교섭권 보장 등 보호제도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 대리점 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을 개선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정부부처 관계자들은 가맹점주들의 어려움을 알고 있으나 해결이 쉽지 않다는 입장이다.

김상윤 공정거래위원회 가맹거래조사팀장은 "필수품목을 시중가격 수준으로 공급해야 하는데, 2배 이상 비싸게 공급하는 사례가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다"며 "부처에서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제도만으로 모든 걸 규율하기엔 한계가 있다"며 "가맹본부가 스스로 상생에 나설 수 있도록 상생문화를 조성하고 가맹점과 같이 성장할 수 있는 법과 제도를 만들어 집행하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류용래 공정거래위원회 유통대리점조사과장은 "불공정거래가 확인되면 엄중한 처벌을 이행할 것"이라면서도 "가맹점주들은 (불공정 사항) 제보 시 정확한 증거를 확보해둬야 한다"고 당부했다.

류 과장은 "불공정거래가 있더라도 공급업자(본사)로부터 불이익을 당할 수 있기 때문에 참고 견디는 가맹점주들이 있는 걸로 안다. 증거를 가지고 익명제보센터를 이용하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또 "가맹점을 시작하기 전에 계약서를 꼼꼼히 살피고 따져보는 절차가 필요하다"며 "소비자단체, 협회, 상담센터를 통해 해당 기업에 대한 장단점을 세밀히 조사하고 시작하길 권한다"고 했다.

KPI뉴스 / 김지우 기자 kimzu@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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