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문제로 IRA 보조금 제외된 현대차…"단기간 내 해결 어려워"
김해욱
hwk1990@kpinews.kr | 2023-04-20 16:06:11
배터리업체들 "북미 공장 설립 추진…수요 충족까진 시간 걸려"
현대차가 미국 현지 공장에서 생산하는 전기차 모델 '제네시스 GV70'이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관련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됐다. 자동차를 북미 내에서 최종 조립해야 한다는 요건은 충족했지만, 배터리셀이 중국에서 만들어진 점이 문제였다.
전문가들은 현대차 등 국내 자동차업체들이 보조금을 지급 받기 위해 배터리 수급처 변경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하지만 IRA 기준에 충족하는 배터리를 단기간 내 충분히 수급하는 건 쉽지 않을 전망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GV70 모델은 미국 앨라배마 공장에서 만들어졌어도 전기차 보조금 대상에서 제외됐다.
배터리 제조에 필요한 핵심 광물 40% 이상을 미국이나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나라에서 채굴 및 가공해야 한다는 조건과 북미 조립 배터리 부품 50%를 사용해야한다는 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했다.
GV70 모델은 SK온 배터리를 사용 중이다. SK온은 배터리셀을 중국 공장에서 만든 뒤 울산 공장에서 최종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한국은 미국과 FTA를 맺었기 때문에 GV70도 보조금 지급 요건을 만족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의견도 있었지만, 최종적으로는 규정이 미달됐다.
현대차 입장에서는 보조금을 받기 위해서는 배터리 수급처 변경을 고려해야 한다. 그러나 IRA 보조금 수령 대상이 되는 배터리의 공급보다 수요가 많을 것으로 예상돼 쉽지 않은 형국이다.
일단 국내 배터리업체들은 IRA 기준에 맞추기 위해 북미 내 공장 건설을 계획대로 추진 중이지만, 자동차업체가 원하는 만큼의 물량을 충족시키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현재 북미에서 공장 2곳이 운영 중에 있으며 애리조나 공장을 비롯해 5곳의 공장을 건설할 예정"이라며 "그러나 자동차업계가 원하는 만큼의 물량이 나오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SDI 관계자는 "내년 북미 내 스틸란티스 공장 건립을 앞두고 있다"며 "배터리 수요에 맞춰 북미 내에 다른 공장 건립도 지속 검토 중"이라고 했다.
전문가들도 단기간 내 해결은 쉽지 않다고 진단한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현재 국내 생산 배터리는 핵심 광물 중 중국산 광물을 60~90% 정도 사용하고 있다"며 "단기간에 중국을 배제한 IRA 보조금 요건에 맞는 배터리로 완벽 대체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중국의 영향이 큰 것은 10년 전부터 아프리카 등 여러 국가의 광물 채굴권을 사들였기 때문"이라며 "지금부터라도 현대차 등 국내 기업들이 광물 채굴권 획득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반도체, 배터리 등은 수년 전부터 장기 계약을 하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현대차 등 자동차업체들이 단기간에 수급처를 변경하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 교수는 "곧 한미정상회담이 열릴 텐데, 이 때 배터리 문제를 풀 수 있는 예외 조항이나 협의안이 나오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KPI뉴스 / 김해욱 기자 hwk1990@kpinews.kr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