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년 역사이자 경영철학'…SK, 창업회장·선대회장 어록집 발간
김윤경 IT전문기자
yoon@kpinews.kr | 2023-04-06 10:19:59
250개 대표 어록과 170장의 이미지 수록
1953년 한국전쟁으로 폐허가 된 공장에서 SK 최종건 창업회장은 "구부러진 것은 펴고 끊어진 것은 잇는다"며 손수 부품을 주워 직기를 재조립했다.
1970년대 초 석유 파동 위기 속에서 최종현 선대회장은 '석유에서 섬유까지 완전 수직계열화'라는 비전과 함께 "도전하는 자가 미래를 지배한다"는 말을 남겼다.
두 회장의 일성은 오늘날까지 이어지며 SK 70년 역사의 경영철학이 됐다.
SK그룹은 8일 창립 70주년을 맞아 최종건 창업회장과 최종현 선대회장 형제의 어록집 '패기로 묻고 지성으로 답하다'를 6일 발간한다.
책에는 두 회장들의 250개 대표 어록이 일화와 함께 수록돼 있다. 한국전쟁, 수출 활로 개척, 석유 파동, IMF 경제 위기 등 격동의 시대를 겪었던 두 회장의 어록은 현재에도 많은 울림을 준다.
책은 국가경쟁력 강화를 고민했던 두 회장의 유지가 SK의 성장에 어떻게 영향을 미쳤는지 조명한다. 지정학적 위기 등 글로벌 불확실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기업인들에게 위기 극복의 해법도 제시한다.
최종건 창업회장은 1953년 버려진 직기를 재조립해 선경직물을 창업한 후 'Made in Korea'(메이드 인 코리아)가 새겨진 인견 직물을 최초로 수출했다.
평생의 사명감은 우리나라를 가난에서 벗어나게 해야 한다는 것. "회사의 발전이 곧 나라의 발전"이라며 본인 세대의 노력이 후대를 풍요롭게 한다고 입버릇처럼 말해왔다.
그가 남긴 "돈으로 사람을 살 수 없다. 마음을 주고 사야 한다"는 말은 사람의 가치를 존중하고 구성원의 복지 향상이 중요하다는 SK 경영철학의 바탕이 됐다.
최종현 선대회장은 미국에서 수학한 지식을 기반으로 '시카고학파'의 시장경제 논리를 한국식 경영에 접목시켰다. 회사가 이윤만을 추구하던 1970년대에 그는 서양의 합리적 경영이론과 동양의 인간 중심 사상을 결합해 SK 고유의 경영관리체계인 SKMS(SK Management System)를 정립했다.
최 선대회장은 "첫째도 인간, 둘째도 인간, 셋째도 인간"을 강조했다. 국내 최초 기업 연수원인 선경연수원 개원(1975), 회장 결재칸과 출퇴근 카드 폐지, 해외 MBA 프로그램 도입 등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행보가 이어졌다.
1994년 한국이동통신(현 SK텔레콤) 인수 때에는 '너무 비싼 값에 샀다'는 여론에 "우리는 회사가 아닌 미래를 샀다"며 미래 산업 변화에 대한 통찰력을 보여주기도 했다.
두 회장의 경영철학은 최태원 회장에게 이어졌다. 최 회장은 2021년 대한상의 회장에 추대됐을 때 "국가경제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하겠다"고 밝힌 후 부산엑스포 유치 지원 활동과 글로벌 경제 협력 등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최 회장은 발간사를 통해 "창업회장과 선대회장의 삶과 철학은 단지 기업의 발전에 머무르지 않았고, 국가와 사회의 발전에 향해 있었다"며 "선대의 도전과 위기극복 정신이 앞으로 SK 70년 도약과 미래 디자인의 동력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SK는 10개월에 걸쳐 최종건 창업회장과 최종현 선대회장의 발간물, 사사, 업무 노트 등 기록물 약 1만 5000장을 분석하여 대표 어록 250개를 선별했다. 창업부터 선대회장 시기 1500여 장의 사진자료는 디지털로 복원해 대표 이미지 170장을 책에 담았다.
어록집은 비매품이다. 대학·국공립 도서관과 SK 홈페이지에서 열람할 수 있다.
KPI뉴스 / 김윤경 기자 yoon@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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