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교육연구정보원 H업체 규격서, 특정 제품 독소조항 수두룩
강성명 기자
name@kpinews.kr | 2023-04-05 22:46:42
카메라 파나소닉·캐논, 스위처 Ross사 제품 도배
LED비디오 월 2억 원 초반 가능...가격 부풀리기 일삼아
전라남도교육청 직속기관인 전남교육연구정보원의 미디어센터 개선사업을 설계 했던 H업체의 최종 설계안과 규격안이 특정 업체의 사양이 가득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우선 순수 방송 장비 예산 5억 8천만 원과 가용 인력은 1~2명이라고 말한 뒤 자문이 이뤄졌다.
광주전남 지자체에 방송장비를 수십년 동안 납품하는 한 전문가는 H업체가 교육연구정보원 총무과와 수의 계약한 J업체에 납품한 최종 설계안을 보고 "해당 규격서의 카메라 규격을 보면 5축 광학 손떨림 보정 지원과 회전형 4인치 터치스크린 LCD모니터의 경우 캐논의 XF-705모델만 있는 특징이다"고 밝혔다.
또 "품명은 UHD ENG카메라로 적혀 있지만 요구 규격은 이보다 사양이 낮은 FHD카메라로 적혀 있어 방송의 기본적인 카메라부터 앞뒤가 맞지 않는 엉터리 규격서다"고 지적했다.
UHD 스위처(Switcher)의 경우는 더 심각했다.
H업체가 설계한 "화면이나 그래픽 효과 등의 신호를 제어하는 스위처의 경우 Ross사의 규격과 특징을 그대로 복사해서 붙여넣기 했다"고 비판했다. 또 "카메라부터 스위처까지 독소조항이 수두룩해 다른 업체의 경우 구현할 수 없는 문제 있는 설계안이고 규격서다"고 꼬집었다.
"LED 비디오 월의 경우도 4억 원이 아닌 2억 원 초반이면 구매가 가능하다며 발열이나 정전기·모아레현상이 적고 가격도 큰 차이가 없는 COB방식을 채택하는 게 대부분인데 왜 SMD방식을 채택했는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특히 "설계안에 적혀있는 피치(소자와 소자와의 거리) 2.0mm의 경우 화면에 물결무늬 같은 무아레 현상이 많이 날 우려가 있어 촬영 시 문제가 될 소지가 많아 좁은 스튜디오는 적합하지 않다"고 조언하며 "설계서 전반에 걸쳐 예산 대비 터무니 없이 낮은 사양이다"고 꼬집었다.
이어 "설계서에 나와 있는 ENG 카메라의 경우 방송국에서도 무게 때문에 카메라기자 1명과 보조 1명 등 인원 2명이 있어야 야외 촬영이 가능한 만큼 설계 자체가 잘못됐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대로 규격서를 올렸다면 업체만 배부르고 미디어센터는 큰 망신을 당할 뻔 했다"고 비판했다.
H업체가 초창기에 설계한 내용도 보여주자 "카메라의 경우 파나소닉 AJ-CX4000 모델의 ENG카메라다"고 언급했다.
교육연구정보원이 제출한 자료를 보면, 공공기관의 계약은 다양한 업체들이 참여하는 공정한 경쟁이 되도록 표준 규격을 설계하여야 함, 특정 제품 구입을 목적으로 설계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공공기관 방송장비 구축 운영 지침'에 위배 돼 민원 소지가 있음이라고 적혀있다. 또, 임기제 직원의 업무추진 과정에 대한 각종 의혹이 제기돼 업무 추진이 곤란했다고 적어 제출했다.
당시 임기제공무원은 H업체의 설계안에 특정 사양이 많다는 내용을 총무과 계약 담당공무원에게 알린 것으로 카카오톡 메신저에 고스란히 저장돼 있다.
전남교육연구정보원은 H업체의 방송장비 설계안에 특정 업체의 사양이 있다고 총무과에 알렸음을 알고도 임기제공무원 1명이 특정사양을 넣어 사업을 방해했다는 내용의 허위 사실을 총무과와 교육연구과가 조직적으로 문서를 만들어 전남도의회 교육위원에 제출했다.
교육연구정보원 총무과장 J씨는 UPI뉴스를 비롯한 복수의 취재진이 "임기제공무원의 각종의혹이 어떤 점이냐"고 수차례 묻자 "잘못했다. 이번 한 번만 봐달라"면서 대답을 회피했다. H업체가 제출한 설계안을 전문가에 의뢰는 해봤냐고 질문하자 "이미 끝난 사업이다. 다시 들춰보기 싫다"며 정확한 해명을 내놓지 못한 채 감추기에만 급급하고 있다.
미디어센터 개선사업에 관여한 복수의 관계자는 "H업체가 제출한 설계안이 문제가 있다는 점이 들통날 경우 수의계약을 한 총무과도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만큼 문제의 설계안을 전문가에 의뢰하거나 검토조차 받지 않은 것 아니겠냐"며 "자신들이 책임을 벗어나기 위해서 임기제공무원 1명에게 모든 걸 떠넘긴 사례다"고 혀를 내둘렀다.
KPI뉴스 / 강성명 기자 name@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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