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값 못하는 신세계건설, '홀로서기' 실패?

김기성

bigpen@kpinews.kr | 2023-04-04 14:01:04

계열사 공사 물량으로 몸집 키워 시공순위 34위로 성장
뒤늦게 주택사업에 진출해 미분양 리스크로 실적 악화
그룹 의존도 심화하면서 '일감 몰아주기' 논란일 듯

신세계 그룹은 우리나라 재계 순위 11위의 재벌그룹이다. 6위의 포스코와 10위의 농협은 사실상 재벌이 아니라는 사실을 감안하면 신세계 그룹은 재벌순위 9위에 해당한다. 이런 신세계 그룹의 계열사 가운데 이름값을 못 하는 기업이 있다. 바로 신세계건설이다.

신세계건설은 지난해 매출 1조4324억 원으로 전년 대비 14%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2021년 384억 원 흑자에서 120억 원 적자로 돌아섰다. 당기 순이익도 262억 원 흑자에서 142억 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신세계 그룹 계열사 가운데 유일하게 적자 전환한 것이다.

계열사 공사로 성장한 신세계건설

1991년 ㈜디자인신세계로 시작했다가 1997년 신세계건설로 이름을 바꾸면서 본격적으로 건설업에 뛰어들었다. 재벌 계열사 건설사치고는 시작은 늦었지만, 계열사 건설공사를 도맡으면서 빠르게 몸집을 키워 지금은 시공순위 34위의 대형 건설사로 성장했다.

그룹 내 백화점과 할인점, 아웃렛과 같은 판매시설과 스타필드 등 복합 다중시설의 신축과 리모델링 공사를 주로 진행해왔다. 이에 따라 신세계건설의 전체 매출에서 계열사 매출 비중은 2017년 63.2%, 2018년 65%, 2019년 60.5%에 달했다. 이는 필연적으로 '일감 몰아주기' 논란이 제기됐다.

▲ 신세계건설 광고 이미지 [신세계건설 홈페이지]

주택사업 진출했지만, 미분양 사업장으로 고전

'일감 몰아주기' 논란을 피하고자 신세계건설이 택한 해법은 국내 주택 건설의 비중을 높이는 것이었다. 신세계건설은 2017년 '빌리브'라는 브랜드를 출시해 주택사업에 뛰어들었다. 이에 따라 2020년 29.5%에 머물렀던 국내 주거시설 매출 비중은 작년에는 35.3%까지 확대됐다. 계열사 매출 비중도 2020년 54.5%로 낮아진 뒤 작년에는 22.4%까지 낮춰지면서 홀로서기가 가시화되는 듯했다.

그러나 전국적으로 부동산 경기 침체로 청약 열기가 식으면서 신세계건설이 막차를 탔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특히 신세계건설의 주요 사업장이 미분양 몸살을 앓고 있는 대구와 울산에 집중돼 있다. 신세계건설이 지난해 대구에서 공급한 '빌리브 루센트'(232세대), ''빌리브 헤리티지(146세대) 등은 초기 청약 경쟁률이 부진했고, 아직도 상당수의 물량이 미분양 상태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러한 미분양 리스크로 작년 영업실적이 악화한 데 이어 쉽사리 호전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실적 악화 전망에 고금리로 자금조달, 현장사고까지 겹쳐

이러한 암울한 전망은 자금조달에서도 발목을 잡았다. 모기업이 신세계라는 든든한 배경에도 불구하고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미달이라는 굴욕을 피하지 못했다. 지난달 회사채 800억 원 조달을 위한 수요예측 결과 매수주문은 100억 원에 불과했다. 결국 미매각 물량은 주관사인 NH투자증권과 인수단인 KDB산업은행이 나눠 인수했지만, 연 7.1%라는 고금리를 수용해야만 했다.

지난달에는 공사현장에서 사고까지 터졌다. 울산 남구의 아파트 공사현장에서 지반을 뚫는 중장비인 37m 높이의 항타가 넘어져 인근 건물을 덮쳤다. 당시 사고로 주민 7명이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사고 이후 정두영 신세계건설 대표이사는 사과문을 발표하고 사고에 대한 모든 책임을 지겠다고 약속했다. 수익 악화로 재무 상태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적지 않은 부담이 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계열사 의존도 높아지면 일감 몰아주기 논란 일 듯

이런 악재에도 불구하고 증권가에서 보는 신세계건설의 전망은 어둡지 않다. 믿는 구석이 있기 때문이다. 바로 계열사 공사다. 현재 신세계건설이 가지고 있는 계열사 수주잔고는 스타필드 수원 2388억 원을 비롯해 4200억 원이 넘는다. 또 합작투자법인인 신세계화성이 추진하고 있는 '화성 국제테마파크' 공사도 신세계건설이 맡을 가능성이 높다. 예상 공사금액이 3조 원에 달할 것으로 보이는 '화성 국제테마파크'는 2025년 공사가 시작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러한 계열사 물량들이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외형성장은 물론 실적 호전에도 직접적으로 기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다만 다시 그룹에 의존하는 모습으로 되돌아간다는 비판은 피하기 어려울 것이고 '일감 몰아주기'논란이 다시 발생할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KPI뉴스 / 김기성 대기자 bigpen@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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