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외교장관 정상회담 앞두고 대만 문제로 '충돌'
김당
dangk@kpinews.kr | 2021-11-15 09:29:32
15일 미∙중 정상회담 앞두고 블링컨-왕이 통화 '기선 잡기' 신경전
양국 입장차 커…정상회담서도 타이완 문제는 평행선 그을 가능성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과의 통화에서 타이완(대만)에 대한 중국의 압박에 우려를 나타내자, 왕이 부장이 블링컨 장관에게 '타이완 독립에 미국이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반격하는 등 충돌했다.
양국 외교 수장이 워싱턴 시간으로 15일 저녁(베이징 시간으로 16일 오전)에 열리는 조 바이든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화상 정상회담을 앞두고 일종의 탬색전을 벌였으나 입장 차이만 확인한 셈이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화상 정상회의 연설에서도 타이완을 거론하며 "우리는 중국의 (타이완에 대한) 강압적 행동에 깊이 우려한다"며 미국이 타이완에 '바위처럼 단단한(rock-soild)' 약속을 했다고 강조한 바 있다.
국무부는 13일(현지시간) 발표한 성명에서 두 장관이 15일 열릴 미-중 정상회담 준비에 관해 논의했다며, "블링컨 장관은 타이완 해협의 평화와 안정에 대한 미국의 오랜 관심을 강조했고 타이완에 대한 중국의 지속적인 군사적, 외교적, 경제적 압박에 우려를 나타냈다"고 밝혔다.
블링컨 장관은 특히 중국이 타이완 해협 문제와 관련해 "평화적이면서도 타이완 국민의 바람과 최선의 이익에 부합하는 방식으로 해결하기 위한 의미 있는 대화에 관여할 것을 촉구했다"고 국무부는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중국 외교부는 성명에서 "왕이 부장이 블링컨 장관에게 '타이완 독립에 미국이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왕이 부장은 "타이완 독립이 타이완 해협 평화와 안정의 가장 큰 위협"이라며 미국이 타이완 해협의 평화를 원한다면 타이완의 어떤 독립 행위에 대해서도 분명하고 단호하게 반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과 중국의 외교 수장은 지난달 31일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린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에서도 타이완 문제를 둘러싸고 격렬한 언쟁을 벌이며 충돌했다.
당시 블링컨 장관은 왕이 부장과의 양자회담에서 "중국의 행동은 신장, 티벳, 홍콩과 동-남 중국해, 타이완을 포함해 미국의 동맹과 우방 가치와 이익에 반한다"면서 "중국의 행동은 국제규범 기반 질서를 해치고 있다"고 우려를 제기했다.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이와 관련 왕 부장은 블링컨 장관에게 타이완 문제는 양국 간에 가장 민감한 문제라고 지적하면서 이 문제를 잘못 다룬다면, 양국 관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두 장관은 양국이 책임있는 태도를 갖고 충돌을 피하기 위해 서로의 입장 차이를 논의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데는 공감을 표시했다.
하지만 정상회담 직전까지 두 나라 외교 수장이 팽팽한 신경전을 벌인 것에 비추어 미중 정상회담에서도 타이완 문제는 두 정상이 각자의 입장을 밝히며 평행선을 그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앞서 미 백악관은 12일 젠 사키 대변인 명의의 성명을 내고 양국 정상이 15일 첫 화상회담을 갖기로 했다며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의 뜻과 우선 순위를 분명히 밝힐 것이며 중국에 대한 우려도 명확하게 전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2월과 9월 두 차례 시진핑 주석과 전화통화를 했지만 그간 화상 또는 대면 정상회담은 하지 않았다.
KPI뉴스 / 김당 대기자 dangk@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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