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집단지도체제' 폐기하고 1인독재 꿈꾸나

김당

dangk@kpinews.kr | 2021-11-12 17:30:56

6중전회 '공보' 7400자…2全 3600, 3全 3400, 4全 5700, 5全 6100자
마오∙덩과 '3대 위인' 반열…"시진핑 신시대 사상은 시대적 정수(精髓)"
내년 당대회 앞두고 '중국몽' 명분으로 시진핑 '장기집권몽' 정지작업
중국공산당 제19기 중앙위원회 6차 전체회의(19기 6중전회)는 예상대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중국 현대사 '3대 위인'의 반열에 올려 놓았다.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0월 31일 중국 베이징에서 화상을 통해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린 주요 20개국 정상회의(G20)에 참석하고 있다. [신화 뉴시스]

왕샤오후이(王曉暉) 중국공산당 중앙선전부 부부장은 6중전회 폐막 하루 뒤인 12일 기자회견에서 "6중전회에서 중국의 과거 100년을 정리하고, 새로운 100년의 막을 열었다"면서 "시 주석 집권 기간 정치·경제적인 발전을 이뤘다"고 설명했다.

왕 부부장은 특히 "시 주석이 제창한 '신시대 중국특색 사회주의'는 마르크스·레닌주의는 물론, 마오쩌둥(毛澤東)·덩샤오핑(鄧小平)·장쩌민(江澤民) 등 역대 지도자들의 사상을 포괄하고 이를 더 발전시킨 '시대적 정수(精髓)'"라고 강조면서 현재 급격한 세계정세의 변화 등으로 시 주석의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가 계속 발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요컨대 시 주석이 이뤄 놓았거나 진행 중인 정치∙경제적 발전과 현재 중국이 처한 상황, 그리고 시대가 시진핑을 부른다는 논리로 시 주석의 3연임과 장기집권을 정당화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 지난 11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가운데)이 베이징에서 열린 중국공산당 제19기 중앙위원회 6차 전체회의에서 안건에 대한 찬성 의사를 표시하기 위해 손을 들고 있다. [신화 뉴시스]

이런 관측은 6중 전회 마지막 날인 11일 '당의 100년 분투의 중대 성취와 역사 경험에 관한 중공 중앙의 결의'(역사 결의)를 채택했을 때부터 제기되었다.

중국 공산당이 '역사 결의'를 채택한 것은 이번이 100년 역사상 3번째인데 1945년과 1981년의 2차례 '역사 결의' 채택 역시 당내의 중대한 변화를 알리고 각각 마오쩌둥과 덩샤오핑의 권력을 굳건히 하는 수단이었다.

'역사 결의' 전문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11일 오후에 발표된 6중전회 공보(결과 보고서)를 분석해보면 이 같은 관측이 더 설득력을 갖는다.

우선 이번 6중전회 공보는 분량이 7400자로 19기 중앙위원회 전체회의 공보(2중전회 3600자, 3중전회 3400자, 4중전회 5700자, 5중전회 6100자) 가운데서 가장 긴 것으로 나타났다. 그만큼 많은 '치적'을 담았다는 의미이다.

공보에는 '시진핑'이 17회 등장해 시진핑 중심 6차 전체회의라는 의미를 강하게 내포했다. 이는 마오쩌둥(7회)과 덩샤오핑(5회)을 합친 것보다 많은 것이다.

또한 전체 7400자 중에서 1600자 정도를 시 주석이 지난 9년간 이룬 치적을 장황하게 설명하는 데 할애해 이 같은 관측을 뒷받침했다.

내용을 보더라도 4개 의식(정치의식, 대국의식, 핵심의식, 일치의식)과 4개 자신(경로자신, 이론자신, 제도자신, 문화자신) 등 시진핑의 주창 내용이 폭넓게 언급되었다.

그 지향점은 역시 시 주석이 내세운 '사회주의현대화강국 건설'로 모아졌다.

또한 공보에서는 마오쩌둥을 주요 대표자로 하는 당중앙, 덩샤오핑을 주요 대표자로 하는 당중앙의 표현과 달리 '시진핑을 핵심으로 하는 당중앙'이라는 표현이 자주 등장하는 바, 이는 시진핑의 핵심 지위를 더욱 강하게 추진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특히 시진핑 동지는 중대한 시대적 과제와 관련하여 일련의 독창적이고 새로운 국정운영이념과 사상, 전략을 내놓은 '시진핑신시대 중국특색 사회주의사상의 창시자'라고 극찬해 지도사상의 반열에 올린 것을 알 수 있고, 이를 향후 공고히 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 중국 공산당 제18기 중앙위원회 6차 전체회의(6중전회)가 2016년 10월 27일 나흘간의 일정을 마치고 폐막하는 가운데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겸 총서기를 포함한 상무위원 7인이 관련 결정에 대해 거수투표를 하고 있다. 중국 공산당은 시 총서기에게 '핵심'이란 칭호를 처음으로 부여했다. [신화 뉴시스]

"시진핑 동지를 핵심으로 하는 당중앙(以習近平同志爲核心的党中央)" 칭호는 지난 2016년 10월 6중전회에서 처음 정식으로 부여된 것이다.

'핵심(核心)'이라는 칭호의 역사적 배경은 덩샤오핑으로부터 출발했다. 덩은 1989년 6월 천안문 사태 이후 당내 권력기반과 군의 지지 기반이 약한 장쩌민(江澤民)을 자신의 후계자로 내세우면서 그의 약한 권력기반을 보완하기 위해 장을 3세대 지도집단의 '핵심'이라 칭했다.

덩은 당시 당 중앙위원회 책임자들과의 담화에서 마오를 1세대 지도집단의 핵심이라 칭하고, 2세대 지도집단의 핵심은 실상 덩 자신이었으며, 3세대 지도집단도 반드시 핵심이 있어야 한다며 장쩌민을 '핵심'으로 칭했다.

마오는 덩을 능가하는 권력을 가졌으나 자신을 '핵심'이라 칭하지 않았다. 또한, 마오의 카리스마적인 1인 지배체제는 따로 자신의 권력과 위상을 강화하기 위해 '핵심' 또는 다른 칭호를 내세울 필요도 없었다.

하지만 시 주석의 '핵심' 칭호는 덩에 의해 부여받은 장쩌민의 경우와는 다르게 스스로 쟁취했다는 점에 정치적 함의가 있다. 6중전회를 전후로 집단제도체제 폐기 및 1인지배체제 강화와 장기집권의 길을 열었다는 평가가 나오는 배경이다.

실제로 5년 전의 18기 6중전회 공보에서는 시 주석에게 '핵심'의 칭호를 부여하면서도 집단지도체제는 민주집중제의 중요한 구성요소임을 명시하고 향후에도 견지해 나갈 것임을 밝혔다.

하지만 이번 19기 6중전회 공보에서는 덩 이후 관행으로 자리잡은 '집단지도체제'에 대한 언급이 사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최고지도부 구성원들의 집단지도체제가 형해화하고, 시진핑 1인 리더십이 강화될 것이라는 예상을 뒷받침하는 대목이다.

물론 중국공산당 100년사에서 지도사상 확립이 집권 연장으로 이어진 사례는 아직 없기에 이를 시 주석의 3연임과 장기집권으로 단정할 수는 없다. 예전의 지도사상은 모두 사후적 평가의 차원에서 진행된 측면이 강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년 뒤로 예정된 20차 당대회에서 시진핑 집권 연장이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을 뒷받침하는 표현은 공보에 차고 넘친다. 특히 다음과 같은 대목은 시 주석이 중국의 두번째 100년 분투의 첫발을 떼려는 '집권몽'을 품고 있음을 강력히 시사한다.

"당중앙은 다음과 같이 호소한다. 전당과 전군과 전국 여러 민족 인민은 시진핑 동지를 핵심으로 하는 당중앙의 주위로 더욱 굳게 뭉쳐 '시진핑신시대 중국특색 사회주의사상'을 전면적으로 관철하고, 위대한 창당 정신을 크게 고양하며, 지난날의 고난과 찬란한 업적을 잊지 않고, 오늘날의 사명과 책임을 다하여 미래의 위대한 꿈을 이루겠다는 각오로 역사를 거울로 삼고 미래를 개척하며, 업무에 정진하고 굳센 의지로 전진함으로써 두번째 100년의 분투 목표를 실현하고,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이라는 '중국몽'을 실현하기 위하여 꾸준히 분투해야 한다."

시 주석은 2018년 중국 입법 기구인 전국인민대표대회가 헌법에서 '국가주석직 3연임 제한' 조항을 삭제하면서 장기 집권의 길을 열어 놓았다.

KPI뉴스 / 김당 대기자 dangk@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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