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총선, '중도좌파' 사민당 승리…16년만에 정권교체?

김당

dangk@kpinews.kr | 2021-09-27 16:14:26

사민당 25.9% vs '메르켈' 기민련 24.1%…1.8%p 박빙 승리
'석패' 기민·기사당 연합도 "연립정부 구성 주도" 선언
연정 구성 시나리오 5가지…녹색당·자민당에 구애 전망

"독일 총선: 중도좌파가 메르켈당을 상대로 초박빙 승리(German elections: Centre-left narrowly wins against Merkel's party)"

 

▲ 독일 차기 총리로 유력한 올라프 숄츠 사민당 대표. [AP 뉴시스] 


영국 BBC 방송이 독일 총선 결과를 전한 기사의 제목이다. 승자의 당을 부각시키지 않고 패자진영을 부각시킨 것이 눈에 띈다.

 

26일(이하 현지시간) 실시된 독일 분데스타크(Bundestag, 연방의회) 총선 결과, 중도좌파 사회민주당(SPD)이 초접전 끝에 정권 탈환에 성공했다. 하지만 16년이나 집권한 메르켈의 뒤를 잇는 차기 총리는 크리스마스 무렵에나 볼 수 있을 것 같다.

 

27일 AP와 BBC 등 외신에 따르면 독일 선거관리위원회는 299개 선거구 개표 결과 사민당이 25.9%를 득표했다고 발표했다. 앙겔라 메르켈 총리의 기독민주(CDU)·기독사회(CSU)당 연합은 24.1% 득표에 그쳐, 16년 만에 정권을 넘겨주게 됐다.

 

부총리 겸 재무장관인 올라프 숄츠 사민당 대표(총리후보)는 "유권자들로부터 연립정부 구성을 위임받았다"며 "독일을 위해 훌륭하고 실용적인 정부를 구성할 수 있는 분명한 권한을 얻었다"고 자축했다.

 

하지만, 간발의 차이로 패배한 기민·기사당 연합도 연정 구성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메르켈 총리는 차기 총리가 정해질 때까지 총리직을 유지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향후 연립정부 구성 과정 등을 거치며 상당 기간 권력 공백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BBC는 총선 결과로 가능한 연정 조합의 경우의 수를 다섯 가지로 짚었다.

 

집계 결과를 보면, 사민당의 득표율은 25.9%로 기민·기사당 연합의 24.1%보다 불과 1.8%포인트 앞섰다. 초박빙 접전을 펼친 두 정당은 각자 연립정부 구성을 위한 협상을 주도하겠다고 선언했다.

 

녹색당은 14.8%의 득표율로 당 역사상 최고의 결과를 얻으며 제3당으로 올라섰다. 친기업 성향의 자유민주당(FDP)도 11.5%로 4년전(10.7%)보다 선방했다.

 

극우 성향의 '독일을 위한 대안'(AfD)은 10.3%를 득표해 4년 전(12.6%)보다 지지율이 떨어졌다. 득표율 4.9%에 그친 좌파당(Die Linke)은 4년 전(9.2%)이 비해 반 토막이 났지만 지역구 의석 덕분에 원외정당은 모면할 전망이다.

 

권역별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택하고 있는 독일은 총선에서 5% 이상 득표하거나 지역구 3석 이상을 확보해야 원내에 진입할 수 있는 봉쇄조항을 두고 있다.

 

숄츠 사민당 총리후보는 "사민당은 이번 선거에서 승리했다"면서 "유권자들은 내가 연립정부를 구성하기를 원한다"라고 밝혔다. 사민당이 연정 구성에 성공하면 16년 만에 정권교체를 이루게 된다.

 

반면, 아르민 라셰트 기민·기사당 연합 총리후보는 "항상 가장 득표율이 높은 정당이 총리를 배출한 것은 아니다"며 "기민·기사당 연합 주도로 연정을 구성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녹색당·자민당은 사민당과 기민련 모두와 협상을 벌이겠다는 입장이다. 전통적으로 녹색당은 사민당과, 자민당은 기민련과 협력했지만 이번 선거에선 모든 정당에 협상을 열어둘 것을 암시했다.

 

▲ 독일 총선 결과로 가능한 연정 조합의 다섯 가지 경우의 수 [BBC 홈페이지 캡처]


현재 의석수 환산 결과를 바탕으로 보면, 정당 상징색에 따라 대연정(사민당-빨강·기민당-검정), 신호등(사민당-빨강·자민당-노랑·녹색당-초록) 연정, 자메이카(기민당-검정·자민당-노랑·녹색당-초록) 연정 등의 집권 시나리오가 가능하다.

 

사민당과 기민당 모두 연정 구성을 주도하겠다고 나선 만큼, 두 정당은 각각 녹색당과 자민당과의 연정을 시도할 전망이다. 두 정당의 총리 후보는 모두 크리스마스 전까지 연정 협상을 끝내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의원들을 선출하는 연방하원은 내달 26일 출범 뒤 연정 협상을 계속할 가능성이 크다. 1953년 이후 처음으로 세 개 정당이 연립정부를 꾸려야 해 난항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BBC는 "독일이 3자 연합에 직면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지만, 새로운 정치 시대로 접어들었고 아직 정부 구성을 위한 회담은 시작되지 않았다"면서 "퇴임하는 총리는 연정이 구성될 때까지 아무 데도 가지 않을 것이고, 크리스마스까지 기다려야 할지도 모른다"고 보도했다.

 

이어 메르켈 후계자의 과제는 기후 변화를 유권자들의 최우선 과제로 삼고 향후 4년 동안 유럽의 주요 경제를 이끄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KPI뉴스 / 김당 대기자 dangk@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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