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청정국' 베트남·태국, 확진·사망 급증하며 아수라장

이원영

lwy@kpinews.kr | 2021-08-23 11:28:13

안전 과신에 전파력 높은 델타 변이 결정타
외출금지령 등 도시 봉쇄 이어지며 고통 가중

미국, 영국 등 주요국들이 코로나19 확진자와 사망자 급증으로 몸살을 앓았던 지난해와 올해 초까지 세계의 부러움을 샀던 두 나라가 베트남과 태국이었다.

느슨한 방역조치에도 불구하고 확진자와 사망자가 거의 발생하지 않거나 한자릿수를 기록했다. 세계의 언론들도 '매우 이례적'인 케이스로 두 나라의 '성공적인' 방역을 보도했었다.

그러나 '코로나 청정국'이란 칭송을 받던 두 나라가 지금은 확진·사망자 급증세로 지옥으로 변하고 있다.

베트남의 지난 주말 코로나19 관련 일일 사망자가 737명에 달하면서 놀란 당국은 최대 도시 호치민에 23일부터 외출금지령을 발동했다. 수도 하노이도 다음달 6일까지 봉쇄 조치를 연장했다.

▲ 베트남에서 거의 발생하지 않았던 코로나19 관련 사망자가 최근 급증한 모습을 보여주는 그래프. [존스홉킨스대학]

생필품을 사기 위한 마켓 방문도 금지됐다. 이 때문에 지난 주말 생필품을 미리 사두기 위해 사람들이 몰려들어 아수라장을 연출했다.

베트남의 최근 7일간 평균 일일 확진자는 1만 명을 넘고 있고 사망자도 300명을 웃돈다. 이같은 수치는 지난 4월까지 확진자와 사망자 숫자가 한자릿수를 기록한 것과는 엄청난 차이다. 베트남의 코로나 백신 완전접종률도 1.8% 수준에 그치고 있다.

▲지난 19일 베트남 붕따우에서 한 여성이 코로나19 봉쇄로 영업을 하지 않는 상점 안에 앉아 있다. 4000만 명에 가까운 인구를 가진 남부 베트남은 코로나19의 기록적인 증가로 2주간 봉쇄에 들어갔다. [AP 뉴시스]

코로나 청정국에서 급속하게 방역이 무너진 것은 태국도 비슷하다. 지난달부터 야간 통행금지나 지역 간 이동 금지 등 강력한 봉쇄조치가 시행됐지만, 확진자 수는 떨어지지 않고 있다.

확진·사망자가 급증하고 통제가 안 되자 수도 방콕에서는 정부의 코로나19 대응을 비판하는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이들은 값은 비싸고 효과가 없는 중국산 백신을 가장 많이 사용했다며 정부의 백신 정책에 항의하고 있다.

▲ 태국에서 올해 3월을 기점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세를 나타내고 있는 모습을 보여준다. [존스홉킨스대학]

태국도 지난해에는 확진자가 한자릿수를 유지했고, 올해 3월까지도 일일 확진자가 100명 미만이었으나 지금은 2만 명대로 치솟았다. 사망자도 지난 3월까지는 거의 발생하지 않던 것이 지금은 하루 250명 안팎으로 급증했다. 태국의 백신 완전 접종률도 8% 수준으로 저조한 상태다.

베트남 호치민에서 사업을 하고 있는 유영국 씨는 22일 페이스북에 '11년차 베트남 교민이 전합니다'란 제목의 글을 통해 "인근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에서 일일 확진자가 수 만 명일 때에도 베트남, 태국에서는 평상시와 다를 바 없는 평안한 삶을 누릴 수 있었다"고 올해 초까지의 분위기를 전했다.

이어 "방역이 뚫리면 걷잡을 수 없음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대한민국의 수많은 사람들이 불편하더라도 참고 손해보면서 이룩해 놓은 방역 진지를 무너뜨리지 마시길…"이라고 방역의 중요성을 호소했다.

이처럼 베트남과 태국의 코로나 상황이 급속도로 악화된 것에 대해 방역 전문가들은 확진·사망자가 거의 발생하지 않았던 올해 초까지의 시간을 보내면서 방역 심리가 이완된 데다 전파력이 강한 델타 변이의 출현이 맞물린 결과라고 분석하고 있다.

KPI뉴스 / 이원영 기자 lwy@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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