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르는 대출금리…커지는 '영끌' 부담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 2021-08-18 16:42:08
한은, 내년까지 3~4회 금리인상할 듯…이자 부담 급증 우려
최근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와 은행채 1년물 금리가 상승하면서 이를 기반으로 산출되는 은행 주택담보대출 및 신용대출 금리가 올라 대출자들의 이자부담이 커지고 있다.
특히 한국은행이 올 하반기부터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경우 대출금리가 단기간에 큰폭으로 오를 가능성까지 제기된다. '영끌(영혼까지 끌어 모아 부동산 투자)'과 '빚투(빚내서 주시 투자)'에 나선 차주들의 대출이자부담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으로 우려된다.
18일 전국은행연합회에 따르면, 7월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0.95%로 전월 대비 0.03%포인트 올랐다. 5월(0.82%) 대비로는 0.13%포인트나 뛴 수치다. 올해 1~5월 0.8%대를 유지하던 코픽스 금리는 6월에 0.1%포인트 급등하더니 그 후에도 오름세가 유지되고 있다.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변동형 주택담보대출의 기준금리로 활용되기에 코픽스 상승은 곧 대출금리 인상으로 연결된다.
이미 국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은 이날부터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연 2.48∼4.24%로 올렸다. 이는 한 달 전인 지난달 16일(연 2.34∼4.13%)보다 하단은 0.14%포인트, 상단은 0.11%포인트씩 각각 높아진 수준이다.
신용대출의 기준금리로 활용되는 은행채 1년물(AAA) 금리도 오름세다. 지난 13일 기준 1.212%로 올해 3월말의 0.886%보다 0.326%포인트나 뛰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이미 은행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 금리는 지난해 7월에 비해 1%포인트 가량 상승했다"며 "시중금리가 지속적으로 오르는 추세라 앞으로 상승세가 더 확대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더 큰 대출금리 급등 요인이 기다리고 있다는 점이다. 이르면 이번달부터 시작될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이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금리인상이 늦으면 늦을수록 더 큰 대가를 치를 것"이라며 여러 차례 연내 금리인상을 시사했다. 이미 시장에서는 기준 금리인상이 한 차례에 그치지 않고 내년까지 3~4회 올릴 거란 예상이 힘을 받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IB) JP모건은 한은이 8월 인상을 시작으로 올해 4분기, 내년 3분기에도 추가적으로 기준금리를 올릴 거라고 내다봤다.
KB증권도 내년 말의 한은 기준금리를 연 1.25%로, 세 차례 인상할 것으로 전망했다. 네 차례 인상 가능성까지도 염두에 뒀다.
최근 코로나 4차 대유행 탓에 한은이 금리인상을 늦출 수도 있다는 분석도 있지만 더 이상 미루기에는 집값 상승과 금융 불균형이 심각한 상황이다.
KB국민은행 월간 주택가격 동향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국 아파트값은 9.97% 올라 지난해 연간 상승률(9.65%)을 넘었다. 7~8월에도 집값 오름세는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한국은행은 "집값이 높은 상승세를 지속할 경우 우리 경제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금융불균형이 누적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집값을 잡기 위해서라도 금리인상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한은 기준금리 인상은 현재의 대출금리 상승세를 더 가파르게 할 것"이라며 "기준금리가 1%포인트 오를 경우 대출금리는 그 이상, 1.5%포인트 가량 뛸 수도 있다"고 관측했다.
올들어 주택 구매, 공모주 투자 등으로 가계대출이 크게 늘어난 터라 이는 더 위협적으로 다가온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1~7월 전체 금융권의 가계대출 증가액은 78조8000억 원으로 전년동기(45조9000억 원) 대비 71.6% 확대됐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등 대출규제를 강화했음에도 올해 7월 가계대출 증가액(15조2000억 원)은 6월(10조3000억 원)보다 4조9000억 원 늘었다.
최근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연 2%대 후반, 신용대출 금리는 연 3%대 중반에서 주로 형성되고 있는데, 여기서 대출금리가 1%포인트 이상 상승할 경우 '영끌 차주'들의 이자 부담은 대폭 커진다.
연 2.9% 금리로 4억 원의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차주는 연 1160만 원, 월 97만 원의 이자를 내야 한다.
만약 금리가 연 3.9%로 뛴다면, 차주가 부담하는 이자는 연 1560만 원, 월 130만 원으로 늘어난다. 연 4.5%의 경우는 이자가 연 1800만 원, 월 150만 원에 달한다.
또 연 3.5%의 금리로 1억 원의 신용대출을 받은 차주가 내는 이자는 연 350만원, 월 30만 원이다.
금리가 연 4.5%로 오른다면, 차주의 이자는 연 450만 원, 월 38만 원으로 증가한다. 연 5.0%까지 인상될 경우의 이자 부담은 연 500만 원, 월 42만 원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앞으로 이자 부담이 빠른 속도로 커질 경우 영끌이나 빚투에 나선 대출자들이 이자부담을 견디기 힘든 상황이 전개될 수 있다"고 말했다.
KPI뉴스 /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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