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산불피해돕기 수사…'김연경 이름으로 묘목 기부'도 불똥?
이원영
lwy@kpinews.kr | 2021-08-06 11:53:37
"언론탄압국 본질 드러내" 한국 네티즌들 성토
터키 산불 피해에 호응한 #'터키를 돕자(HelpTurkey)'는 온라인 해시태그 운동과 관련, 터키 검찰이 국가에 대한 모독이라며 수사에 나서면서 '김연경 선수 이름으로 터키에 묘목 보내기' 운동에도 불똥이 튀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터키 검찰은 5일 '#HelpTurkey' 해시태그 운동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일부 터키 SNS 사용자들은 산불과 관련해 아픔을 표현하고 터키에 대한 도움을 호소하기 위해 해시태그 운동에 동참했지만, 검찰은 이는 산불 진압이 불가하다는 의미로 이해될 수 있다며 수사 배경을 설명했다.
검찰은 "조사 결과, 관련 운동을 주도한 일부 계정이 가짜 계정으로 확인됐고, 국가와 정부를 모욕하려 한 정황이 포착됐으며 허위 정보를 퍼뜨려 혼란을 조장하려 했다"고 밝혔다.
앞서 파흐레틴 알툰 터키 대통령실 언론청장은 "이번 해시태그 운동은 국가와 국민 유대관계를 약화시킬 목적으로 해외에서 조직된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터키 정부의 이 같은 움직임에 따라 한국 여자배구 국가대표팀 에이스 김연경 팬들이 김연경 이름으로 터키에 묘목을 기부하자는 훈훈한 움직임마저 퇴색시키는 것 아니냐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이번 도쿄올림픽 8강전에서 한국이 터키에 승리해 4강에 진출하면서 트위터 등에서는 #prayforturkey(터키를 위해 기도하자)는 내용의 해시태그를 사용해 김연경 혹은 팀코리아의 이름으로 터키에 나무를 기부한 인증사진들이 올랐다.
터키 검찰이 #prayforturkey를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HelpTurkey를 수사하겠다는 이유를 짚어볼 때 김연경 이름으로 묘목 보내기 운동도 같은 선상에서 파악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주장도 나온다.
한 네티즌은 "자존감 낮고 피해의식 과잉이 보인다. 이런 나라가 무슨 형제 나라냐"고 힐난했다. 터키는 한국전쟁이 참전해 '형제의 나라'라 불린다.
특히 이번 여자배구 8강전에서 양국 주전으로 맞붙은 김연경과 터키 주장 에다 에르뎀은 과거 터키에서 한팀에서 뛰던 '절친'이기도 해 이번 묘목 보내기 운동의 의미가 더욱 부각됐다.
한 네티즌은 "온정을 보내자는 운동을 수사한다는 것도 이해 불가지만 만약 김연경 이름까지 걸고 넘어지면 가만 있지 않을 것"이라며 "언론통제의 끝판왕"이라고 터키 당국 조치에 불쾌감을 드러냈다.
터키 정부가 이번 온라인 운동에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은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67) 대통령 정부의 과도한 언론통제의 연장선이라는 비판도 제기된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3차례 총리를 지냈고 첫 대통령 직선제가 실시된 2014년 선거에서 당선된 뒤 재선 임기 중이다.
터키는 이미 다른 어떤 나라들보다 기자를 감옥에 많이 보내는 국가이며, 언론자유 역시 최하위권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18년 국경없는기자회가 공개한 세계 언론자유지수를 보면 터키는 180개국 중 157위로 최하위권이다. 3년 전 워싱턴포스트 보도에 따르면 정부 입맛에 맞지 않는 100개 이상의 매체들이 폐쇄 명령을 받았고 이후 친정부 성향을 보인 매체들만이 살아남았다.
한편 터키에서는 9일 넘게 산불이 기승을 부려 최소 8명의 사망자가 나왔고 지금도 진행 중이다.
KPI뉴스 / 이원영 기자 lwy@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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