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제 MBC 사장 "올림픽 정신 훼손…머리 숙여 사죄"

김지원

kjw@kpinews.kr | 2021-07-26 17:06:36

도쿄올림픽 중계 방송 과정의 연이은 논란에 대해

박성제 MBC 사장이 2020 도쿄올림픽 중계 과정에서 불거진 논란에 직접 대국민 사과에 나섰다.

▲ 박성제 MBC 사장이 26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2020도쿄올림픽 개회식과 남자 축구 중계 등에서 벌어진 그래픽과 자막 사고 등에 대해 대국민 사과를 하고 있다. [MBC 제공]

박 사장은 26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경영센터에서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을 열고 2020 도쿄올림픽 중계 과정에서 연이은 논란이 발생한 것에 대해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날 박 사장은 90도로 허리를 굽혀 사과한 뒤 "전 세계적인 코로나19 재난 상황에서 지구인의 우정과 연대, 화합이라는 올림픽 정신을 훼손하는 방송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주말은 MBC 사장 취임 후 가장 고통스럽고 참담한 시간이었다. 신중하지 못한 방송, 참가국에 대한 배려가 결여된 방송으로 마음에 상처를 입은 해당 국가 국민들과 실망하신 시청자들께 MBC 최고 책임자로서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고 했다. 

이어 "급하게 1차 경위를 파악해보니 특정 몇몇 제작진을 징계하는 것에서 그칠 수 없는, 기본적인 규범 인식과 콘텐츠 검수 시스템의 문제가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철저하게 원인을 파악하고, 책임도 반드시 묻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방송강령과 사규, 내부 심의규정을 한층 강화하고, 윤리위원회, 콘텐츠 적정성 심사 시스템을 만들어 사고 재발을 막기 위한 모든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MBC는 23일 도쿄올림픽 개회식을 중계하면서 각국 선수단을 소개하는 자료화면에 부적절한 사진을 사용해 논란이 일었다.

우크라이나 선수단이 입장할 때 소개 사진에 체르노빌 원전 사진을 사용하고. 아이티를 소개하면서 대통령 암살을 언급하는 등 물의를 빚었다.

또 25일 남자 축구 조별리그 B조 2차전 한국과 루마니아의 경기에서는 자책골을 기록한 루마니아 마리우스 마린 선수에 대해 "고마워요. 마린"이라는 자막을 광고시간에 노출해 상대국에 대한 존중이 결여됐다는 비난을 받았다.

이에 대해 박 사장은 "우크라이나와 루마니아 대사관 측에 이메일 등을 통해 사과문을 전달했다. 아이티 대사관은 한국에서 철수해 아직 전달하지 못했다"며 "해당 대사관과 국민들께 진심으로 사과하며, 외신에도 사과문을 공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박성제 MBC 사장 사과문 전문

저희 MBC는 전세계적인 코로나 재난 상황에서 지구인의 우정과 연대, 화합이라는 올림픽 정신을 훼손하는 방송을 했습니다.

지난 23일 밤, 올림픽 개회식 중계 도중 각국을 소개하는 과정에서 일부 국가와 관련해 대단히 부적절한 화면과 자막이 방송됐습니다.

또, 25일에는 축구 중계를 하면서 상대국 선수를 존중하지 않은 경솔한 자막이 전파를 탔습니다.

신중하지 못한 방송, 참가국에 대한 배려가 결여된 방송에 대해 마음에 상처를 입은 해당 국가 국민들과 실망하신 시청자 여러분께MBC 콘텐츠의 최고 책임자로서 머리 숙여 사죄드립니다.

지난 주말은, 제가 MBC 사장에 취임한 이후 가장 고통스럽고 참담한 시간이었습니다.

급하게 1차 경위를 파악해보니 특정 몇몇 제작진을 징계하는 것에서 그칠 수 없는, 기본적인 규범 인식과 콘텐츠 검수 시스템의 문제가 있는 것으로 판단됩니다.

철저하게 원인을 파악하고, 책임도 반드시 묻겠습니다.

대대적인 쇄신 작업에도 나서겠습니다.
방송강령과 사규, 내부 심의규정을 한층 강화하고, 윤리위원회, 콘텐츠 적정성 심사 시스템을 만들어 사고 재발을 막기 위한 모든 노력을 기울이겠습니다.

특히, 스포츠뿐 아니라 모든 콘텐츠를 제작할 때 인류 보편적 가치와 문화적 다양성을 존중하고, 인권과 성평등 인식을 중요시하는 제작 규범이 체화될 수 있도록 전사적인 의식 개선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그동안 저희는 콘텐츠 경쟁력 강화, 적자 해소를 위해 애써왔지만, 국민의 신뢰를 잃으면 모든 것이 물거품이라는 걸 잘 알고 있습니다.

뼈를 깎는 노력으로 공영방송의 공적 책무를 다하고, 시청자들의 신뢰를 반드시 회복하겠습니다.

다시 한번 머리 숙여 사과드립니다.

KPI뉴스 / 김지원 기자 kjw@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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