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신장 위구르는 거대한 감옥…초법적 체포·구금 잇달아
이원영
lwy@kpinews.kr | 2021-06-28 10:59:06
모호한 혐의 덧씌워 국민 1%를 감옥에
정치적 재판으로 무죄율 1%도 못미쳐
중국 신장 위구르에서 만난 신혼부부는 신부의 친정이 있는 호주로 떠나 새로운 보금자리를 마련할 꿈에 부풀어 있었다. 호주로 떠나기 이틀 전, 그들의 집으로 들이닥친 경찰은 아무 이유도 없이 신랑을 연행했다. 여권은 빼앗겼고, 구치소에 수감됐다. 신혼의 단꿈이 풍비박산 났고, 신부는 호주 친정으로 돌아가 남편의 석방을 기다렸다.
그러길 4년. 올해 4월 신부는 한 통의 전화를 받는다. 남편이 분리독립운동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25년 형을 받았다는 청천벽력 같은 내용이었다.
CNN이 지난 24일 중국 신장 위구르 자치구에서 벌어지고 있는 광범위한 인권탄압과 불법 구금 실태를 보도하면서 전한 신부 메레이 메젠소프와 신랑 미르자트 타허의 사연이다.
"어떻게 그렇게 잔인할 수가 있습니까. 어떻게 그렇게 비정할 수 있습니까. 내 남편은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데 벌써 4년이나 구금하고도 25년 징역형이라니요…" 신부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울음을 그치지 못했다.
CNN은 장문의 기사를 통해 신장 위구르 지역에서 벌어지고 있는 중국 당국의 초법적인 인신 구속과 장기 복역 실태를 낱낱이 고발했다.
신장 위구르 자치구는 위구르족을 비롯한 10여 개 소수 민족들이 살고 있는데 주력 종교는 무슬림이며, 중국과의 민족적·정서적 이질성이 커 분리독립 움직임이 꾸준하게 벌어져 중국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곳이다.
인권단체와 유엔 전문가들은 중국 당국이 신장의 위구르인과 무슬림들 100만여 명을 초법적인 구금 시설에 억류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중국 당국은 분리운동과 극단적인 종교운동을 예방하기 위한 직업훈련센터라고 강변한다.
수용된 대다수에게 테러, 분리운동, 인종 증오 유발 등의 혐의가 씌워져 있는데 중국 당국이 분리운동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수많은 억울한 사람들을 체포, 구금하고 있다는 것이 인권단체의 주장이다.
호주전략정책연구소(ASPI)의 네이선 러셔 연구원은 신장 지역의 위성사진을 분석해 최근 보고서를 냈다. 이에 따르면 감옥 시설이 늘어난 증거들이 확실하게 포착됐으며 위구르 출신들의 증언을 종합하면 체포와 재판을 통해 조직적인 인신 박해가 만연하고 있다는 것이다.
위성사진 분석에 따르면 중국 당국은 기존 구금시설을 헐고 고강도 보안시설을 갖춘 감옥을 계속 늘리고 있다. 새로운 감옥들은 담장이 높아지고 경비 시설이 강화됐으며 출입을 엄격하게 제한하고 있다.
체포, 구금은 신장 위구르 시위 유혈 탄압 사건이 있었던 2014년 이후 급증했다. 2014년 2만1000명이었던 기결수가 4년 만에 6배 이상 늘어난 13만3200명이 됐다. 2016~2018년 감옥에 있는 인구는 25만여 명에 달한다. 이는 전체 인구의 1%다.
신장통계연보에 따르면 법원이 내리는 형량도 대폭 길어져 2016년 전체의 27%가 5년형 이상이었지만 2017년엔 87%로 늘었다.
지난 2월 인권워치가 발간한 보고서는 2016~2018년에 발생한 60건의 기소 케이스를 분석했다. 기소 케이스의 상당수는 실제 범법 혐의가 없는 것이었다. 이들은 '인종혐오를 부추겼다' '싸움을 걸어 문제를 야기했다' 등 모호한 혐의로 기소됐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4년 전 터키로 유학을 떠난 위구르인 딜사르 아블리밋(21)도 아버지의 억울한 구금을 호소하고 있다. 그녀가 터키로 떠나자마자 아버지의 3형제들이 체포됐고 이어 아버지까지 구속됐다고 한다.
아블리밋은 "기소장에 보면 아버지는 테러 모의 혐의로 수감됐다고 하는데 완전 조작이다. 아버지와 삼촌들은 전혀 정치적인 활동을 하는 사람들이 아니다"고 울먹였다.
재판도 변호인의 조력 없이 신속한 정치적 재판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인권단체들은 고발하고 있다. 이들에 따르면 유죄판결 비율이 99%에 달하고 있다. 심문 과정에서는 고문과 허위자백도 만연하고 있다는 것이 인권단체들의 주장이다. 2020년의 경우 중국에서 발생한 150만 건의 재판 중 무죄는 656건(0.44%)에 불과하다. 이 수치는 인신 구속을 위한 재판이 얼마나 만연되어 있는지 보여준다.
이처럼 중국의 초법적 인권 탄압이 자행되고 있는 것과 관련해 국제사회의 비난이 거세지고 있지만 중국이 태도를 바꿀 기미는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
KPI뉴스 / 이원영 기자 lwy@kpinews.kr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