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송희일, 김정화 남편 유은성 비판 "내조 못할 망정 초 쳐"

김지원

kjw@kpinews.kr | 2021-05-27 16:41:32

"다른 삶 연기하는 게 배우…직업에 대한 이해·존경 없어"
"호모포비아 사과 없이 드라마에 민폐 끼쳤다는 내용 뿐"

영화감독 이송희일이 드라마 '마인' 의 동성애 차별 발언으로 논란을 빚은 CCM 가수 겸 작곡가 유은성을 비판했다.

▲ 이송희일 감독 [엣나인필름 제공]

26일 이송희일 감독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그 남편이라는 사람의 사과문에는 호모포비아(동성애 혐오)에 대한 사과가 없다. 드라마 '마인'에 민폐를 끼쳤다는 내용 외에는 텅 비어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유은성은 아내인 배우 김정화가 tvN '마인'에서 정서현(김서형 분)의 옛 연인으로 등장한 것에 대해 종교적 비난여론이 일자 이에 답하며 "동성애를 반대한다"고 말해 논란이 됐다. 

그는 "한 사람이 그 상황에 고뇌를 겪다가 결국 정상으로 돌아가게 되는 내용이다. 동성애가 아니다"라며 "아내도 저 역할에 고민이 많았는데 관심 가져줘서 감사하다. 제작진이 동성애로 노이즈 마케팅을 하는 것 같다. 저희부부는 동성애를 반대한다"고 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유은성이 드라마 내용을 미리 공개한 것은 물론, 성소수자를 차별했다는 지적을 내놨다.

비판이 거세지자 유은성은 결국 지난 25일 "저의 경솔한 발언으로 인해 피해를 입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 작품에 대해서 제작진분들의 의도와 관계없는 개인적인 추측으로 신중하지 못한 발언과 행동을 했다. 이로 인해 많은 분들께 결례를 범한 점, 깊이 반성하고 있다"라고 사과했다.

하지만 핵심 없는 사과가 아니냐는 지적이 일었다.

이송희일 감독은 호모포비아(성적 소수자에 대한 혐오를 드러내는 것)에 대한 사과는 빠져 있음을 지적했다. 또, 배우라는 직업에 대한 이해가 없다고 꼬집었다.

이 감독은 먼저 김정화와의 인연을 언급했다. 그는 "오래전 김정화 배우는 내 첫 장편 '후회하지 않아'에 우정출연했었다"라며 "그 영화, '한국 최초로 커밍아웃한 게이 감독이 만든 퀴어영화' 뭐 이런 문장으로 수식되던 영화였다"라고 적었다.

이어 "당시 2005년쯤은 퀴어에 '퀴'자만 나와도 배우들이 모두 손사래를 치며 거절하던 때였다"라며 "선뜻 출연하기로 한 김정화 배우한테 많이 고마웠고, 여러 번 미팅을 하면서 즐겁고 맑은 기억만 남은 배우"라고 했다.

그러면서 "당시 김정화는 노개런티 출연이었다"라며 "동성애자 역할도 아니고 짧은 비중이었지만 지금껏 늘 고마운 마음을 간직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 감독은 "다니엘 데이 루이스, 케이트 블란쳇, 주디 덴치, 게리 올드만 등 내로라하는 해외 스타 배우들도 자신의 정체성과 상관없이 동성애자 역할을 했고, 재커리 퀸토 같은 커밍아웃한 배우도 그 반대로 이성애자 역할을 연기한다"라며 "한국에서도 마찬가지다, 심지어는 마음속에 불편한 감정이 있더라도 전혀 다른 이의 정체성과 삶에 접속하는 게 배우들의 운명"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남편이 내조는 못할 망정, 배우 아내의 선택과 앞길에 그렇게 초를 쳐야 하나"라며 "배우는 자신의 정체성과 소신과 상관없이 다른 정체성과 삶을 연기하는 자"라고 비판했다.

이어 "배우라는 직업에 대한 이해와 존경도 없고, 그저 그릇된 신앙심에 호모포비아를 전시하려는 얄팍한 자의식, 그게 문제다"라며 "설령 존재의 그릇이 그것밖에 되지 않더라도, 아내 앞길을 생각해 입 좀 다물고 사는 게 '정상적인' 남편의 노릇일 것이다"라고 했다.

이송희일 감독은 영화 '후회하지 않아', '백야', '남쪽으로 간다' 등을 연출했다.

KPI뉴스 / 김지원 기자 kjw@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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