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 동의 없이 이적 가능' K리그 계약 조항 '인권침해' 논란

김해욱

hwk1990@kpinews.kr | 2021-05-17 16:17:52

선수연맹 반발에 프로축구연맹 측 "문제 없다"
노동법 전문가 "고객에 불리 위법 소지 충분"

문화체육관광부가 한국프로축구연맹과의 논의를 거쳐 지난 4일 발표한 프로스포츠 표준계약서 개정안이 논란이 되고 있다.

국제프로축구선수연맹(FIFPro)은 독소조항이 유지된 개정안에 대해 비판 성명을 내고 FIFA 징계위원회에 제소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이에 대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문화체육관광부는 논의 중이라는 답변을 내놨다.

지난 5일(현지시간) 국제프로축구선수연맹(FIFPro)은 K리그 선수표준계약서 중 '선수 동의 없이 구단 합의만으로 가능한 이적'을 인권을 침해하는 가장 큰 문제조항이라는 입장을 냈다.

▲지난 5일 국제프로축구선수연맹이 발표한 표준계약서 개정안에 대한 입장문. [한국프로축구선수협회 보도자료 캡처]

국제프로축구선수연맹은 성명에서 다른 클럽이 제시하는 조건이 선수의 현 계약보다 유리하면 이적해야하는 조항은 FIFA의 '선수 지위 및 이적에 관한 규정'에 위배된다고 밝혔다. 또한 선수의 자유로운 직업 선택을 막아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인권을 침해하는 것이라는 입장을 냈다.

이에 대해 프로축구연맹 측은 이번 개정안에 담긴 이적 조항에 대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프로축구연맹 관계자는 "공정위에 해당 사항에 대해 의견을 제출했으나 아직 그에 대한 답변을 받지 못한 상황"이라며 "타 프로스포츠 종목과 비교했을 때 특별히 선수 권익에 문제가 되는 조항은 아니라 본다"고 말했다.

이어 "예전부터 존재하던 조항이기 때문에 문제되지 않는 것으로 본다. 또한 프로축구 선수는 일반 근로자와는 달리 개인사업자로 계약을 하기 때문에 일반 근로계약과 비교하기엔 무리가 있다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본지 취재 결과 이 계약서의 위법 소지가 충분하다는 전문가의 의견이 나왔다.

노동법 전문인 진모 변호사는 "이번 계약서 개정안 중 선수 이적 규정은 한쪽의 권리나 의무를 지나치게 제약하는 것"이라며 "이는 약관규제법 제6조 제2항 제1호, '고객에게 부당하게 불리한 조항'에 해당하여 법원으로부터 무효인 조항으로 판단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이미 프로야구에서 지난 2001년 선수이적과 관련해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일정 기간 이상 구단에 봉사한 선수들의 경우 양도에 대한 동의를 얻도록 하는 등 선수의 권익보호를 위해 구단의 무제한 적인 양도권 행사에 대한 합리적 제약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힌 적이 있다"며 "약관규제법은 근로자 계약이 아닌 개인사업자 계약을 맺은 자에게도 적용되는 조항인 만큼 연맹의 설명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문체부는 선수 인권 보호 향상을 위해 주요 프로스포츠 4대 종목 선수표준계약서 개정안을 지난해부터 추진해왔다. 하지만 한국프로선수협회 측은 새 개정안에 독소조항이라 지적했던 선수 의사에 상관없는 이적, 매해 연봉 협상, 초상권 구단 귀속 등이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고 반발해왔다.

해당 논란에 대해 문체부 관계자는 "이 개정안이 최종안은 아니며 현재 연맹, 구단, 선수 등과 수정할 부분에 대해 논의 중"이라며 "최종 개정안은 6월 초에 확정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KPI뉴스 / 김해욱 인턴기자 hwk1990@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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