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끌 2030' 불안케 하는 공매도 공포, 사실인가 과장인가

이준엽

joony@kpinews.kr | 2021-05-06 14:28:49

2030대가 많이 보는 유튜브 영상 댓글 분석

공매도가 재개된 지난 3일 증시는 급락했다. 공매도 공포가 시장을 흔든 것이다. 그러나 오래가지 않았다. 이튿날 증시는 바로 안정을 되찾았다.

단기충격에 그친 점만 봐도 공매도 공포는 과장일 수 있다. 그럼에도 '개미'(개인투자자)들의 불안감, 거부감은 여전하다. 기관투자자들이 공매도 공세로 주가를 끌어내려도 속수무책 당할 수밖에 없다는 피해의식이 깊은 탓이다.

개미들의 불안감엔 근거가 있다. 개미들의 공매도 기회가 확대됐다고 해도 '기울어진 운동장'이 평평해진 건 아니다. 공매도에서도 개미들은 기관의 상대가 되지 못한다.

공매도에 대한 개미들의 공포는 어디까지 사실이고, 어디부터 과장인가. 상당수 증시 전문가들은 개미들이 걱정하는 부작용 대부분이 실제와 다르다고 말한다.

▲ '공매도' 키워드로 검색한 유튜브 검색화면 (2021.05.05, 누적조회수 기준)

최근 대출까지 끌어 모아 주식에 투자한다는 2030세대도 공매도 공포는 예외가 아니었다. 2030들이 주 시청자인 유튜브에서 키워드 '공매도'로 검색해 최근 일주일 간 업로드 된 영상 중 조회수 상위 10개 영상들의 댓글을 웹크롤링으로 취합해 분석해봤다. (댓글이 달리지 않는 영상은 제외한 상위 10개 영상)

댓글은 총 2628개 수집됐는데, 공매도에 대한 불신과 불만, "공매도로 '동학개미'들 다 죽는다"는 내용이 가장 많았다.

▲ 유튜브 댓글을 웹 크롤링해 생성한 워드클라우드.

주식투자자 A 씨는 "외국인, 기관들과 개인공매도의 상환기간이 달라 개미들 돈을 외국인, 기관이 다 빨아먹는 구조!"라며 "공매도가 재개되고 난 뒤 개미들의 투자액을 기관과 외국인들이 모두 가져간다"고 비판했다.

B 씨는 "지금 급락장의 원인은 공매도 밖에 없다. 너무 심한 급락장이다. 환율도 좋고 세계시장도 오름세인데 공매도 때문에 한국만 급락"이라며 주가 하락 원인으로 공매도를 지목했다.

C 씨는 "상승장에 뛰어든 개미들은 이번에 무조건 큰 손해 볼 것이다. 빚내서 투자한 사람들은 절망적일 듯"이라며 공매도재개 후 주식들이 크게 하락할 것으로 봤다.

이들의 걱정은 어디까지가 진짜일까? 이경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대부분 실제와 다르다고 했다. 

이 연구원은 "외인들이 주식을 빌리는데 용이하고 상환기간이 길기는 하다. 그러나 이들도 종목군에 따라 손실이 나거나 이익이 나는 부분은 같다. 때문에 상환기간이 길다고 해서 공매도에 유리하지는 않다"고 했다.

공매도로 '동학개미'들이 손해를 본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아니다. 공매도에 대한 오해다. 공매도의 거래비중이 10%를 찍고 나면 주가에 대한 영향력이 없다고 해도 무방하다"고 했다. "공매도는 매수와 매도를 한 페어로 잡는다. 지수가 좋아지는 종목을 매수하고 나빠지는 종목을 매도하는 식이다. 때문에 어떤 종목에 투자하는 것이 중요하지 공매도로 특정 종목의 주가가 떨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개미들의 걱정이 터무니없는 건 아니다. 이 연구원도 "주식장이 급락하는 데 공매도가 영향을 끼친다는 의견은 어느 정도 일리가 있다"고 했다. "공매도를 금지했다가 재개하는 상황에서 공매도의 거래비중이 10%까지 올라갈 때까지는 영향을 줄 수 있다. 이 부분도 코스피는 큰 영향이 없지만 코스닥은 선물, 현물 가격변동이 크기 때문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공매도 제도를 보완해야할 점에 대해서 이 연구원은 "현재도 공매도 충격완화조치들로, 업틱룰, 공매도 과열금지 제도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공매도가 코스피 200, 코스닥 150 종목으로 제한돼있지만 전면적으로 공매도가 허용된다면 해당 종목에 고유한 유동시총, 전체시총, 거래대금에 맞게 공매도 허용범위를 지정하는 제도도 필요하다고 본다"고 했다. 업틱룰(Uptick rule)이란 공매도시 매도호가를 직전 체결가 이상으로 하도록 제한한 규정이다. 

공매도는 주가 하락이 예상될 때 주식을 일단 빌려서 판 뒤 주가가 내려가면 주식을 사서 갚는 방식으로 차익을 실현하는 투자기법이다. 개미들도 참여할 수 있고 지난3일 14개월 만에 재개되면서 개미들의 공매도 기회는 좀 더 확대됐다. 그러나 여전히 '기울어진 운동장'이다. 기회, 물량 면에서 개미들은 기관들의 상대가 되지 않는다.

게다가 기관들은 순서를 바꿔 주식을 빌리기 전에 '공매도부터 치는' 불법 공매도 가능성도 여전하다. 공매도에 대한 개미들의 불안감, 거부감이 사라질 수 없는 이유다. 

KPI뉴스 / 이준엽 인턴기자 joony@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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