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구정⋅목동 재건축 '꿈틀'…여전히 불안한 주택시장

김이현

kyh@kpinews.kr | 2021-03-19 14:56:56

압구정 1~5구역⋅목동 신시가지 1~14단지 등 재건축 속도
신고가 경신 사례 속출…"압구정은 평당 1억 원에 거래"
"규제완화 신호가 호재로 작용…신고가 사례 이어질 것"

서울 재건축 아파트단지에서 신고가 거래가 잇따르고 있다.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가 매주 둔화하고 있지만, 재건축 단지의 강세가 이어지면서 '재건축발 집값 불안'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 강남구 압구정 4구역 중 한 곳인 한양6차 아파트 [뉴시스]

19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1차(전용 196㎡·63평)가 지난 15일 63억 원에 거래됐다. 해당 주택형 이전 최고가는 지난달에 거래된 51억5000만 원이다. 한 달 만에 11억5000만 원이 껑충 뛰었고, 평(3.3㎡)당 1억 원까지 도달한 셈이다.

압구정 재건축 단지 평당 1억…"계약마다 신고가"

압구정동 한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재건축 단지들이 다 조합설립 인가를 기다리는 중이라 지금 사려면 잔금을 빨리 치르는 등 조건을 맞춰야 한다"며 "현재 물건들은 평당 1억 원에 거래되고 있다. 최근에 65평이 65억 원에 거래가 됐고, 48평이 48억 원에 계약이 됐다"고 말했다.

다른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계약되는 것마다 신고가를 경신하는 상황"이라며 "매물이 많지는 않고, 평당 1억 원에서 물건에 따라 더 올라간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현대 1·2차 아파트 10~13동은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단지 중에서도 대형 평형들로, 한강 조망권이 우수하다. 이들 단지가 포함된 압구정 3구역은 지난달 재건축 조합설립 총회를 개최했고, 강남구청에 조합설립 인가 신청을 접수했다. 압구정 4구역(현대 8차, 한양 3·4·6차)과 5구역(한양 1·2차)이 지난달 조합설립 인가를 받자 주변 단지 모두 재건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비슷한 상황인 압구정 2구역(현대 9·11·12차) 아파트값도 큰 폭 올랐다. 신현대 12차(전용 155.52㎡)는 지난달 20일 45억 원에 거래됐다. 지난해 12월 거래가(42억8000만 원)보다 2억 원가량 상승했다. 전용 182.95㎡의 경우 올초 57억5000만 원에 신고가를 경신했는데, 종전 최고가인 45억 원보다 12억5000만 원이나 훌쩍 뛰었다.

목동 신시가지아파트, 두 달 새 2억 껑충 

재건축 단지인 양천구 목동 신시가지아파트에서도 신고가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총 2만6635가구 규모의 신시가지아파트는 14개 단지 모두 재건축을 추진 중이다. 지난해 6월 6단지가 처음으로 안전진단을 최종 통과해 재건축이 확정됐고, 1차 정밀안전진단을 통과한 12개 단지도 2차 정밀안전진단에 속도를 내고 있다.

목동2단지(전용 97.92㎡)는 지난달 20일 20억4000만 원에 신고가 거래됐다. 같은 평형 종전 최고가는 지난해 12월 거래된 18억5250만 원으로, 두 달 새 2억 원 가까이 올랐다. 4단지(전용 95.27㎡)도 지난달 10일 19억5000만 원에 거래되며 지난해 7월 거래금액보다 2억 원 상승했다. 다른 대부분 단지에서도 종전 거래 가격보다 2000만 원~1억 원 정도 오른 채 거래된 경우가 많았다.

목동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5단지의 경우 27평이 17억5000만 원 안팎이고, 35평이 20억~21억 원 정도"라며 "5, 6단지가 다른 단지보다 가격이 높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신정동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투자 목적으로 작은 평형을 찾는 사람들이 많은데, 지금은 매수 우위 시장이라 유리한 조건으로 거래가 가능하다"며 "11, 12단지의 경우 27평 기준 14억 원정도에 나와있고, 매물도 꽤 있다"고 말했다.

▲ 서울 시내 한 부동산 중개업소 [정병혁 기자]

재건축 호재로 서울 아파트 매매시장은 불안한 모습을 이어가고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이번 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은 지난주와 동일한 0.12%를 기록했다. 일반아파트는 0.11% 올라 전주(0.12%)보다 상승폭이 소폭 줄었지만, 재건축은 0.17% 올라 전주(0.13%) 대비 상승폭이 더 커졌다.

"거래절벽 상황…규제완화에 재건축만 호재"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2·4 공급대책 관련 규제완화 시그널이 있었고, 이와 함께 재건축 추진 속도가 빨라지면서 민간주도로 하는 재건축이 고급주택이 될 것이란 기대심리가 있다"며 "대장격인 압구정이 치고 나가니 목동도 같이 오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대출이 안 나오는데 고점을 경신하는 건 시장에 고급 주거 수요가 여전히 살아있다는 것"이라며 "재건축은 수요층이 다르고 별도 이슈이긴 한데, 서울에선 구별로 따져도 아직 (일반아파트) 가격이 떨어진 지역은 없다"고 말했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장(경인여대 교수)은 "집값 상승이 계속되면서 소비자들이 피로감을 느껴왔고, 지금은 매도 세력과 매수 세력 간 힘겨루기 양상"이라며 "거래 절벽인 상황에서 정부가 규제완화를 논하다 보니 재건축은 호재가 되고, 투자세력이 몰려 가격이 상승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재건축의 신고가 경신 사례가 이어지면서 인근 아파트의 시세도 오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지금은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재건축·재개발 이슈가 부각되는 시점"이라며 "적어도 인근 시세 상승과 방향을 같이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KPI뉴스 / 김이현 기자 ky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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