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부실 사모펀드 판매' 기업은행 前행장에 '경징계'

장기현

jkh@kpinews.kr | 2021-02-05 20:29:50

김도진 전 은행장에 첫 제재…사전 통보보다 수위 낮춰
라임사태 연루된 다른 은행 CEO 징계 수위에도 영향

금융감독원이 라임자산운용 등 부실 펀드를 판매한 IBK기업은행의 김도진 전 은행장에게 '주의적 경고' 상당의 경징계 조치를 내렸다. 당초 사전 통보 때 내린 '문책 경고'에서 징계 수위를 한 단계 낮춘 것이다.

이달부터 라임 펀드 판매 은행사 최고경영자(CEO) 대한 금감원의 제재심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가운데 첫 제재 대상인 김 전 행장이 경징계를 받으면서, 다른 은행권 CEO의 징계수위도 완화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 서울 영등포구 금융감독원 전경. [뉴시스]

금감원은 5일 오후 2시부터 제재심의위원회(제재심)를 열고 기업은행에 이 같은 제재를 하기로 의결했다. 제재심은 금감원의 심의·자문 기구로, 윤석헌 금감원장은 조만간 제재심의 결정을 참고해 제재 수준을 확정할 예정이다.

금감원은 기업은행에 내부통제 기준 마련의무(금융회사 지배구조법) 위반 등의 책임을 물어 업무의 일부정지 1개월, 과태료 부과를 금융위원회에 건의하기로 했다. 당시 부행장에 대해서는 감봉 3개월 상당을 건의할 전망이다.

금융사 임원에 대한 제재 수위는 △ 주의 △ 주의적 경고 △ 문책 경고 △ 직무 정지 △ 해임 권고 순으로 높아진다. 문책 경고 이상부터 중징계로 분류돼 향후 3~5년간 금융사 취업이 제한된다. 김 전 행장처럼 전직자의 경우 제재수위에 '상당'이라는 말이 붙는다.

기업은행은 2017년부터 2019년까지 디스커버리US핀테크글로벌채권펀드와 디스커버리US부동산선순위채권펀드 각각 3612억 원, 3180억 원 상당을 판매했다.

미국 운용사가 펀드 자금으로 투자한 채권을 회수하지 못하면서 각 695억 원, 219억 원 등 총 914억 원의 환매가 중단됐다. 2019년 600억 원 가량 판매한 라임 펀드도 293억 원가량이 환매 중단됐다.

▲ 서울 중구 IBK기업은행 본점 전경. [IBK기업은행 제공]

앞서 금감원은 우리·신한은행에 대한 중징계를 이미 예고했다. 피해 규모만 1조 원이 넘는 라임 펀드를 집중적으로 판매한 우리·신한은행 CEO들은 중징계를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라임 사태 당시 우리은행장이었던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직무 정지'를, 진옥동 신한은행장은 '문책 경고'를 각각 사전 통보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라임 펀드 판매 증권사 대표들은 제재심에서 중징계를 처분받은 바 있다.

이날 제재심에서 김 전 행장에 대한 경징계가 결정되면서, 부실 펀드를 판매한 다른 은행권 CEO들도 제재심에서 징계 수위 변경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이들은 중징계가 확정될 경우 법적 소송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금감원은 라임 펀드 판매 은행사 6곳(우리·신한·기업·산업·부산·하나은행)에 대해 올해 상반기 안에 제재심을 모두 개최할 방침이다.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에 대한 제재심은 오는 25일 열릴 예정이다.

KPI뉴스 / 장기현 기자 jk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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