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조직 첫 분사 한화생명…생보업계 확산하나
박일경
ek.park@kpinews.kr | 2021-02-02 17:16:48
사측, 노조 제안 '고용보장협약' 수용
신설법인 3년+추가 2년…롤백제 도입
한화생명이 생명보험업계 처음으로 판매조직 분사를 결정함에 따라 '제판 분리(제조·판매 분리)'라는 판매채널 혁신 움직임이 생보업계 전체로 확산할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2일 한화생명에 따르면 노사 간 합의로 오는 4월 1일 한화생명 금융서비스(가칭)가 출범할 예정이다.
전날 한화생명 경영진은 판매조직 분사를 앞두고 노동조합이 요구한 '모(母)회사와 자(子)회사의 고용을 보장하는 고용안전 협약 체결'을 수용했다. 올해 4월 1일자를 기준으로 제조 및 판매회사 분리 방침에 따라 물적 분할로 신설하는 법인인 한화생명 금융서비스에서의 3년과 추가 2년 고용을 보장하기로 했다.
총 5년 고용 보장과 별개로 '롤백 제도'를 도입해 파산·양도 시 재취업까지 보장한다. 단체협약 역시 전부 승계한다.
'직원 동의 없는 자회사 이직 금지' 조건 또한 받아들여 전속채널 직원 중 개인영업본부 임직원 1400명만 자회사로 이동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일부 직원은 다른 부서로 이동하거나 본사에 잔류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2위 분사 결정에 삼성·교보 등 생보업계 주목
하지만 2만여 명에 달하는 전속 설계사들은 새로 설립하는 자회사로 편입된다. 사측은 이달 26일 자회사 직원을 확정할 계획이다. 사측이 노조가 제시한 요구 사항을 대부분 받아들이기로 함에 따라 지난달 29일부터 무기한 파업에 나섰던 노조도 이틀 만에 쟁의행위를 철회했다.
업계 관계자는 "생보업계 2위 한화생명의 판매조직 분사가 결정되면서 1위 삼성생명과 3위 교보생명 등이 향후 상황을 예의주시할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제판 분리라는 판매채널 혁신 작업이 업계 전반으로 번질 수 있다"고 말했다.
기존 대규모 전속 설계사를 앞세운 전통적인 영업방식은 2000년대 이후 판매채널이 독립보험대리점(GA), 방카슈랑스, 홈쇼핑, 온라인, 텔레마케팅(TM) 등으로 다변화하기 시작하자 도전을 받고 있다.
AI-설계사 통합·운영 '하이브리드 채널' 도입될까
한화생명은 지난해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이 2427억 원으로 전년 대비 313.7%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3784억 원으로 666.1% 급증하면서 1년 사이에 7배가 넘는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매출액은 전년보다 4.98% 늘어난 26조2230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2019년 당기순이익 586억 원으로 전년도(3593억 원)와 비교할 때 84%나 급감한 일과 견주면 괄목할 성장세다. 한화생명은 실적 호조세를 이어가기 위해 앞으로 본사는 설계사 관리에서 손을 떼고 상품 개발, 자산 운용, 신사업 발굴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놀라운 속도로 발전하고 있는 인공지능(AI)을 활용한 판매채널이 등장하고 있는데다 온라인 보험 산업 규모가 커지고 있는 만큼 생명보험사들이 설계사와 통합·운영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 채널 모형을 도입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KPI뉴스 / 박일경 기자 ek.park@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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