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연초 신용대출 급증에 대출한도 앞다퉈 축소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 2021-02-02 10:40:32
신한·우리 신용대출 한도 5000만원으로 축소
시중은행들이 일반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의 한도를 기존 1억원 수준에서 5000만원으로 축소하는 등 신용대출 조이기에 나서고 있다. 5대 시중은행의 신용대출이 1월 한달동안 1조6000억원 늘어나는 등 연초부터 급증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올해 1월말 기준 개인신용대출 잔액은 총 135조2400억원으로 전년말 대비 1조5918억원(1.19%) 늘었다.
지난해 12월 443억원 줄어 11개월만의 감소세를 기록했던 신용대출이 한 달만에 재차 빠른 증가세를 나타낸 것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지난해말 신용대출 판매가 중단되면서 누적된 수요가 한꺼번에 몰린 듯 하다"고 진단했다.
1월 주택담보대출은 2조5830억원 불어났지만, 증가율(0.55%)은 신용대출에 미치지 못했다. 신용대출과 주택담보대출 등을 포함한 전체 가계대출은 같은 기간 670조1539억원에서 674조3738억원으로 4조2199억원(0.63%) 증가했다.
이처럼 연초부터 신용대출이 가파르게 늘어나면서 은행권은 앞다퉈 신용대출 조이기에 나섰다.
신한은행은 오는 3일부터 '쏠(SOL)편한' 직장인 신용대출과 공무원 신용대출 상품의 마이너스통장 한도를 5000만원으로 낮추기로 했다. 기존 1억원의 절반 수준으로 깎이는 것이다.
신한은행은 신용대출에 대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심사 기준도 강화하기로 했다. 3일부터는 본부 심사를 거쳐야 하는 DSR 기준이 50% 초과에서 40% 초과로 강화된다.
앞서 지난달 29일 우리은행도 마이너스통장 대출 상품의 한도를 기존 8000만∼1억원에서 5000만원으로 줄였다.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는 같은달 22일 개인신용대출 한도를 1억5000만원으로 1억원으로 축소했다. SH수협은행은 아예 직장인 대상 'Sh더드림신용대출' 상품 중 마이너스통장 신규 대출을 중단했다.
이는 금융당국의 강한 압박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난해 가계대출이 9.73%나 확대됐는데, 금융당국이 올해는 증가율을 5% 내외로 관리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탓에 자금 수요가 늘어나고 전셋값은 치솟는 상황에서 가계대출 증가율을 5% 수준으로 맞추는 것은 쉽지 않다"며 "미리미리 신용대출부터 조여 두는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고소득·전문직 신용대출만이 아니라 모든 신용대출의 한도를 축소하는 것에 대해 가계의 자금난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와 관련, 금융당국 관계자는 "5000만원이 넘는 신용대출은 생활자금이라기보다 주식, 부동산 등 투자 목적일 가능성이 높다"며 규제의 타당성을 내세웠다.
KPI뉴스 /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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