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발 뗀 마이데이터…"카드결제後 자투리 돈으로 소액 투자"
박일경
ek.park@kpinews.kr | 2021-01-29 17:21:52
여러 곳 흩어진 개인정보 '스스로 한 데 모아'
신용·자산·건강관리 상담…데이터 상세분석
"카드를 쓸 때마다 생기는 자투리 자금을 활용한 소액 투자를 추천하고 로보어드바이저 방식 자산 포트폴리오를 제공합니다. 또 백화점·마트·편의점 등에서 결제한 카드내역을 머신러닝을 통해 분석, 사용 패턴이 유사한 고객별로 맞춤형 할인쿠폰이나 포인트 적립을 제시해 구매를 유도합니다."
위 워크(We Work) 본사에 위치한 한 고객사에 경영개선(PI·Process Innovation) 자문을 나온 신건 EY한영 상무는 29일 서울 중구 서울스퀘어에서 UPI뉴스 기자를 만나 '본인신용정보관리업(마이데이터)' 본격화에 따른 멀지 않은 미래를 이같이 묘사했다. EY한영은 세계 4대 회계법인인 언스트 앤 영(Ernst & Young)과 공동으로 회계 감사와 세무, 재무 상담, 경영 컨설팅을 영위하고 있다. 신 상무는 금융-IT(정보통신) 융·복합과 핀테크 관련 연구 및 조언을 민·관에 걸쳐 오랜 기간 해온 전문가로 통한다.
마이데이터(My Data)란 개인이 자신의 정보에 대한 관리와 통제 권한을 가지고, 이를 바탕으로 개인정보 활용처·활용범위 등에 관해 능동적인 의사결정을 하는 개인정보 활용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뜻한다.
신 상무는 "금융권에서 먼저 쓰이게 된 마이데이터 개념은 정보주체가 본인 정보를 적극적으로 관리·통제하고 이를 신용관리, 자산관리, 건강관리 등 생활에 주도적으로 적용하는 일련의 과정들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예컨대 은행·통신사·병원 등 여러 분야에서 보유 중인 개인 정보를 '스스로 한 곳에 모아' 두고 신용이나 자산관리 컨설팅과 같은 상세한 데이터 분석이 필요한 서비스를 받고 싶으면 자발적으로 제공해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신 상무는 "ESG(환경·사회적 책임·지배구조) 경영과 맞물려 과거 기업경영 판도는 완전히 뒤바뀔 것"이라고 단언했다.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킨 회사를 상대로 불매 운동 차원에서 소비자들이 마이데이터 앱에서 정보 제공 동의를 전부 취소하는 사태가 벌어지면, 해당 기업 매출은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어 착한 기업이 살아남는 세상이 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ESG 경영과 맞물려…착한기업 남는 세상 올 것"
금융위원회는 지난 27일 KB국민은행·신한은행·현대카드·미래에셋대우·뱅크샐러드·네이버 등 28개 회사에 대해 마이데이터를 본허가했다. 허가 받은 마이데이터 업체 28곳은 올해 8월 4일까지 표준 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API) 구축을 완료하고, 금융소비자의 '정보 주권 수호자'로서 안전한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신 상무는 "기존 불특정 다수를 겨냥한 대대적 광고 대신에 초개인화를 통한 정밀 타깃팅이 가능해져 마케팅비를 절감한 만큼 고객에게 리워드를 확대하게 된다"면서 "개인정보를 얼마나 많이 보유하느냐와 함께 차별화된 상품·서비스를 경쟁사 보다 다양하게 출시하기 위한 제휴사 확보 경쟁까지 두 가지 요소가 마이데이터 사업자간 성패를 가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금융-비(非)금융 데이터 수집·저장 범위 차별화'가 성공 열쇠라고 강조했다. 이미 28개사에 더해 정부는 오는 3월부터 마이데이터 시장 신규 진입을 희망하는 기업들을 대상으로 예비허가 절차를 추가 진행할 계획이다.
신 상무는 "기본적으로 데이터 인프라 사업"이라면서 "비슷비슷한 비즈니스 모델을 갖춘 사업자가 난립할 경우 중복된 정보로 산만해진 소비자가 취사선택하기 혼란스러울 수 있고, 중복 투자로 인한 인프라 비용 상승은 주의해야 할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한 대형 마트는 일일 매출액이 7000억~8000억 원 수준인데 하루 고객들이 남긴 수많은 카드영수증 기록 데이터베이스(DB)화를 분기·반기·연간 단위로 모두 다 처리할 것인가라는 경영상 판단이 쉽지 않다는 부연이다.
금융-非금융 융합서비스 차별화…정보 옥석가리기 중요
때문에 금융위 역시 첫 시행을 앞둔 마이데이터 산업이 원활히 안착될 수 있도록 △정보 제공 범위 △안전한 전송 방식 △소비자 보호 방안 등을 담은 가이드라인을 다음 달 중 배포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신 상무는 "개인정보 통합 서비스가 복수로 존재하는데다 데이터 유통·보안 측면에서 위험요인이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 불확실한 상황"이라며 "처음 가보는 길이어서 선제적인 감독에는 한계가 있을 수 있지만 개인정보를 다룬다는 민감도가 대단히 높은 산업이므로 전산 장애·디도스(DDos·분산 서비스 거부) 공격과 같은 충격에 신속히 대응하는 사후 대처 매뉴얼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한국데이터산업진흥원의 '2019년 데이터 산업 현황 조사'에 따르면 데이터 산업 시장은 2019년부터 2025년까지 연(年)평균 11.3% 성장해 오는 2025년까지 32조 원대 달할 것으로 예측된다.
KPI뉴스 / 박일경 기자 ek.park@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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