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비싼 1층, 가장 싼 지하상가 세금 같은 '엉터리 조세행정'

안경환

jing@kpinews.kr | 2021-01-18 08:09:06

건물 26채 소유 임대업자의 종부세 '0'원과 비슷한 상황
경기도, '비주거용 가격공시제도' 조속한 시행 요구

A시의 지하 3층 지상 21층 규모 복합상가의 가장 비싼 1층 상가(15억원)와 가장 싼 지하 상가(2억6000만원)의 세금은 별반 차이가 나지 않았다. 두 상가의 시가표준액이 각각 2억1000만원과 1억9000만원이어서 빚어진 '엉터리 조세행정'의 현주소다.

 
이 처럼 한 건물내 6배 정도 시세 차이가 나는데도 부과되는 세금은 비슷하거나, 대도시에 위치한 고가이면서 신축 건물일수록 상대적으로 세금을 적게 내는 불합리한 조세행정이 잇따라 드러났다.


이는 상가나 공장 등 비주거용 부동산의 경우 시가표준액을 산정하는 공시가격이 없어 빚어지는 사례로, 시가 148억원에 26채 의 건물을 가지고 있는 임대사업자가 '종부세'는 1원도 물지 않는 어처구니없는 조세행정의 또다른 현 주소다.

 

▲경기도청 전경[경기도 제공]

 

경기도는 18일  '비주거용 부동산의 시세반영률 실태 조사․분석' 연구용역 결과를 발표했다.시세반영률은 현재 보유하고 있는 부동산의 공시가격 또는 시가표준액이 시세와 비교했을 때 어느 수준인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용역 결과 집합 비주거용 부동산의 층간 시세반영률의 편차가 비합리적으로 큰 것으로 나왔다. 


집합 비주거용 부동산의 경우 1층과 지하층은 효용비가 다르지만 이를 반영하지 못해 1층의 시세반영률은 23.9%에 불과하고 지하층은 130.7%로 시가를 초과했다.  한 건물내 15억 짜리 상가와 2억6000만원 짜리 상가의 세금이 비슷하게 나오는 이유다.

또  대도시나 고가, 신축 건물일수록 세금이 낮고 농촌이나 저가, 오래된 건축물일수록 세금이 높았다.

지난해 전국 평균 시세반영률은 토지 65.5%, 단독주택 53.6%, 공동주택 69.0%이었다. 

하지만 500억 원을 초과하는 일반 부동산의 시세반영률은 55.5%, 50억 원을 초과하는 집합 부동산의 시세반영률도 53.5%에 불과했다.


실제 2018년 신축된 성남 분당구 지상 15층, 지하 7층 업무용 빌딩은 매매가가 3660억9000만 원이지만 과세표준은 1835억6000만 원으로 시세반영률이 50.1%였다.
 

지역별로는 8개 지역 표본조사 결과 일반과 집합 비주거용 부동산 모두에서 대도시인 성남분당(일반 61.5%, 집합 51.2%), 안양동안(일반 60.6%, 집합 50.8%)의 시세반영률이 전체 평균(일반 66.0%, 집합 58.3%)보다 낮았다.


도는 이같은 용역결과를 토대로 국토교통부에 '부동산 가격공시에 관한 법률'에 따른 비주거용 부동산 가격공시제도의 조속한 시행을 요청하고, 지방정부와 협력해 비주거용 부동산 부속토지에 대한 현실화 정책을 적극 추진할 수 있도록 건의할 예정이다.

행정안전부에는 현행 비주거용 부동산 건물과표의 불균형 개선을 위해 시가표준액 산정기준 개선을 요청하고, 도 자체적으로도 건축물 시가표준액 수시조정을 통해 형평성을 제고할 계획이다.


이는 지난 6일 시가 148억원에 해당하는 26채의 건물을 가지고 있는 임대사업자에게 '종부세'가 1원도 부과되지 않는 불합리한 조세정책 개선을 위해 '주택임대사업자 종부세 합산배제 개선'을 정부에 건의 한 데 이은, 공정 조세행정 실현을 위한 2번째 건의다. 

이와 관련, 이재명 경기지사는 2019년 한 인터뷰를 통해 "비싼 땅, 비싼 집에 살수록 세금을 적게 내고 있는 셈"이라며 "빈익빈·부익부 현상을 심화하고, 불로소득을 조장하는데다 공정성에 문제가 있어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번 연구용역은 지난해 4~12월 한국부동산연구원에 의뢰, 도내 비주거용 부동산의 재산세 과표(토지의 공시지가와 건축물 시가표준액)와 실거래가격, 감정평가액을 비교해 시세반영률을 분석했다.

 

조사는 아파트처럼 토지와 건물이 일체로 거래되는 상가, 오피스텔 등의 '집합 부동산'과 단독주택처럼 토지와 건물이 분리돼 거래되는 공장, 백화점 등 '일반 부동산'으로 구분해 진행했다.

KPI뉴스 / 안경환 기자 jing@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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