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주택자 양도세 완화 논란…"매물 증가" vs "효과 없다"

김이현

kyh@kpinews.kr | 2021-01-11 10:24:22

공식 검토 아니라 선 긋지만 당정 내부서 '양도세 완화론' 솔솔
"세금보다 집값이 더 오르면 매물 안 내놓고 버티기 돌입할 것"
"단기 공급책은 양도세 완화가 유일…매물 쌓이면서 집값 하락"

여당과 정부가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를 한시적으로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다주택자들이 집을 팔도록 해 '매물 잠김'을 해소하고 집값을 안정시키겠다는 의도다. 시장에서는 매물이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감과 '오락가락' 정책에 대한 우려가 함께 나온다. 

담당 부처는 공식 검토단계가 아니라고 선을 그었지만, 오는 4월 재·보궐 선거를 앞두고 부동산 정책 기조가 변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정병혁 기자]

11일 더불어민주당과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오는 6월부터 적용되는 조정대상지역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 정책을 완화하는 방안이 당정 내부에서 조심스럽게 검토되고 있다. 현행은 다주택자가 집을 팔 때 최고 62%, 6월 이후 72%의 양도세율을 적용한다. 지방소득세를 포함하면 최고 82.5%다.

이 같은 양도세 중과가 '매물 잠김' 현상을 부추기면서 집값 상승으로 이어지는 만큼 세금을 한시적으로 30~40% 깎아주거나 면제해주자는 것이다. 정부 기조인 보유세 강화는 밀고 가되, 양도세 부담을 대폭 줄이면 다주택자들의 퇴로가 열릴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0일 KBS 일요진단에 출연해 "새로운 주택을 신규로 공급하는 것과 다주택자가 기존 주택을 내놓을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 모두 공급 대책으로 강구할 수 있다"며 "(집을) 3~4채 갖고 계신 분들이 매물을 내놓게 하는 것도 중요한 공급정책"이라고 말했다.

다만 기재부는 설명자료를 통해 "양도세 중과 완화 방안에 대해 검토된 바 없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양도세율이 높아 다주택자들이 집을 못 판다는 지적이 있으니 일부에서 완화 목소리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반대 의견도 있기 때문에 아직 공식적인 입장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업계에선 실효성을 놓고 반응이 엇갈렸다. 현격한 수준으로 완화된다면 유의미한 결과를 이끌어낼 수 있다고 보면서도 불로소득을 용인하지 않겠다는 정부의 기존 방침을 뒤집기란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다. 양도세를 완화하더라도 오히려 '버티기'에 들어가거나 증여로 돌아서면서 실제 나올 매물은 많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특히 집값 상승 기대감이 클 경우 양도세를 한시적으로 깎아주더라도 다주택자들이 집을 판 돈으로 다시 집을 살 수 도 있어 집부자들의 퇴로만 열어주고 집값 안정 실효성이 없을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전세시장 불안이 계속되고 있고 똘똘한 한 채에 대한 기대감도 여전해 다주택자들이 매물을 내놓기 쉽지 않은 환경"이라면서 "세금보다 집값이 더 오른다는 판단이 서면 다주택자들이 매물을 내놓기보다 버틸 가능성이 크다. 올봄 이사 철 성수기에 일부 다주택자 매물이 나올 수도 있겠지만 시장의 추세를 바꿀 정도는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양도세 감면폭이 적다면 매도 물량이 크게 증가하기 어렵고, 반대로 양도세 감면폭이 유의미하게 크다면 정부가 지목했던 투기 세력의 차익실현을 인정해주는 결과가 된다"며 "설령 매물이 쏟아지더라도, 부동산 가격의 상승으로 편향된 현재의 군중심리가 매도 물량을 소화할 가능성이 높다. 가격 조정은 일시적인 보합효과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황수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현재 정부의 기조로선 어려워 보이지만, 양도세가 완화될 경우 시장에 물건이 어느 정도 쌓일 수도 있다"며 "전격적으로 시행한다면 집값이 약간 조정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양지영 양지영R&C연구소장은 "오래 걸리는 신축공급 말고, 단기적 대책으로 쓸 수 있는 공급대책은 재고물량이 시장에 나오게 할 수 있는 양도세 완화가 유일하다"면서 "세부담이 완화되면 그동안 시장에 나오지 못했던 매물들이 충분히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KPI뉴스 / 김이현 기자 ky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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