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은행 배당축소 권고…시늉내기 그칠 듯
박일경
ek.park@kpinews.kr | 2020-12-23 16:56:31
예년보다 배당금액 10% 안팎 소폭 줄일 듯
대형은행 DPS 2000원대 감안…200원 수준
금융당국이 은행권과 결산배당 축소 방안에 관한 협의에 나선 가운데 은행 배당 축소 폭이 예상보다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금융감독원의 결산배당 축소 권고에도 국내 은행 배당성향이 20% 이상은 지켜질 것이란 관측이 적지 않다. 특히 개별 은행의 자본적정성 수준이 상이한데 일괄적으로 동일한 배당성향을 적용하는 것은 자본여력을 유지한다는 정책 목표를 달성하는 데 다소 효율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병건 DB금융투자 연구원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보수적 경기침체 시나리오를 가정한 스트레스테스트 결과에서도 주주환원 완화를 언급한 상황에서 국내 은행의 배당 감소폭이 시장 예상보다 클 경우 한국의 은행들을 바라보는 대외 시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일률적 배당성향' 조정 문제 있어…대외 시각도 고려해야
FRB는 최근 은행들에 대한 제2차 스트레스테스트 결과를 발표했다. 두 가지로 준비한 경기침체 시나리오 하에서 대형 은행들이 강한 자본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는 결과다. 이에 연준은 지난 18일 미국 은행들에 대한 주주환원 정책을 전면적으로 완화했다. 직전 4개 분기 순이익의 평균만큼 분기 배당 또는 자사주 매입을 할 수 있게 됐다.
배당과 자사주 매입을 합쳐 직전 4개 분기 평균 순이익의 100%만큼 주주 환원할 수 있게 됐고, 올해 하반기 대비 최대 2배까지 주주 환원액을 늘릴 수 있게 됐다. JP모건 등 당장 내년 1분기부터 자사주 매입을 한다고 발표하는 은행도 생겼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올해 3월 27일 이후 내년 1월 1일까지 유럽 은행들의 배당과 자사주 매입을 전면 금지했다. 그러다 이달 10일 ECB 수정 경제전망이 발표됐고, 이를 고려해 15일 유럽 은행들에 대한 주주환원 정책을 완화하겠다고 밝혔다.
美·유럽 벤치마킹한 제도개선…'뒷북'조치 지적도
현재 우리나라는 각 금융사와 금감원이 스트레스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이미 두 차례 스트레스테스트를 끝낸 미국이나 한시 규제를 풀어주기로 결론을 낸 유럽 등 주요 선진국과 비교하면 해외 사례를 벤치마킹한 제도 개선 움직임치곤 뒷북이란 비판이다.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대형은행 기준 25% 내외였던 배당성향은 최근 금융감독 동향 상 20~22%로 일시적으로 내려갈 가능성이 높아졌다"면서 "올해 배당성향이 시장 우려보다는 소폭 하향 조정에 그치고, 내년 배당성향이 평년 수준으로 회복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주당배당금(DPS)이 가장 큰 신한·KB·하나금융지주 등 3대 은행지주가 2000원 안팎인 점을 감안하면, 약 100~200원 감소할 것이란 분석이다. 금감원은 내년 3월 배당 시즌 이전 시장의 불확실성을 해소하기 위해 내년 초께 합의안을 도출한다는 방침이다.
KPI뉴스 / 박일경 기자 ek.park@kpinews.kr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