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집값 상승세 과도…금융불균형 우려"
강혜영
khy@kpinews.kr | 2020-12-17 16:32:31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최근 주택가격 상승 속도가 소득 증가율이나 실물경제 상황과 비교해 과도하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17일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기자 간담회에서 "중앙은행들이 정책금리를 장기간 낮게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실물경기와 자산 가격 간 괴리가 확대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특히 코로나19 확산 이후에는 저금리 지속에 대한 기대가 높은 가운데 자산 가격이 급등하고 있으나 과거와 같이 '부의 효과(자산 증가에 따른 소비 확대)'를 통해 성장을 촉진하는 선순환 효과는 제한적인 상황"이라며 "반면 자산 가격 상승이 자산 불평등 확대와 금융 불균형 누증과 같은 부작용을 초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최근 주택가격 상승 속도가 소득 증가율이나 실물경제 상황 등과 비교해 과도해 금융불균형에 유의하면서 우려의 시선으로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전셋값 상승이 저금리 탓이라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서는 "전세가격은 최근 들어, 특히 6월 이후부터 상승 폭이 확대됐는데 저금리 기조는 그 이전부터 상당 기간 유지돼 왔다"면서 "그것을 감안하면 저금리가 전세가격에 영향을 주기는 하지만 그게 주요인이라고 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의 전세가격 상승은 전세시장 수급불균형에 대한 우려가 확산된 데에 더 크게 기인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은은 이날 발표한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보고서'에서 내년과 2022년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각각 1%, 1.5%로 제시했다. 근원물가(식료품·에너지 제외) 상승률도 각각 1%, 1.3%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한은은 향후 소비자물가 상승 폭이 국내 경기 개선과 국제 유가 상승과 더불어 점차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경기 개선, 유가 등 국제 원자재가격 오름세, 정부 정책 측면의 물가 하방압력 축소, 최근의 전·월세 상승세 등이 물가상승률을 높이는 요인으로 제시됐다.
한은은 보다 긴 시계에서 보면 코로나19 이후 디지털경제 가속화 등 경제구조 변화가 물가의 추세적 흐름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한은은 "우리나라의 디지털화 정도는 주요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이른 시점부터 높은 수준으로 진전돼 왔으며 이는 직·간접 파급경로를 통해 추세 인플레이션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한다"면서 "코로나19 확산으로 디지털 경제로의 전환이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물가에 미치는 하방압력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KPI뉴스 / 강혜영 기자 khy@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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