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경제 3법' 논란에 공정위·금융위·법무부 全방위 진화나서
박일경
ek.park@kpinews.kr | 2020-12-16 11:53:09
"기업경영 투명·책임성, 우리경제 건전성 제고" 기대
지나친 경영간섭·기업부담 가중…잇단 비판에 반박
최근 국회를 통과한 '공정경제 3법'을 두고 재계를 중심으로 논란이 커지자, 공정거래위원회·금융위원회·법무부 등 관계 부처가 합동으로 정책 역풍을 막기 위한 전(全) 방위 진화에 나섰다.
정부는 16일 오전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 도규상 금융위 부위원장, 이용구 법무부 차관, 신봉삼 공정위 사무처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온라인으로 합동 브리핑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조 위원장은 "이번 정기 국회에서 '공정경제 3법'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기업 경영의 투명성·책임성과 우리 경제의 건전성이 제고될 것"이라며 "특히 3법 동시 통과로 인한 유기적 연계와 상호 보완을 통해 법 시행의 효과는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앞서 정부와 여당은 대주주의 전횡을 방지하고 소수 주주의 권익을 보호하는 등 기업의 불투명한 의사결정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상법을 개정했다. 또한 대기업집단 경제력남용 근절, 법 집행체계 합리화, 혁신성장 지원 등 공정경쟁 질서에 대한 시대적 요구를 반영하는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이하 공정거래법)' 전면 개정까지 마쳤다.
아울러 규제 사각지대에 놓여있던 비(非)지주 금융복합기업집단에 대해 감독체계를 구축하는 '금융복합기업집단의 감독에 관한 법률(금융복합기업집단감독법)'을 최우선 과제로 추진했다.
공정거래법상 사익편취 규율대상 확대…'다중대표소송' 상법 도입
정부는 사익 편취 규율 대상을 상장·비상장에 관계없이 총수 일가가 20% 이상 지분을 보유한 계열사 및 이들 회사가 50%를 초과해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자회사로 확대했다. 올해 5월 기준 종전 210개에서 598개로 대상회사가 388곳 증가했으며, 10대 그룹의 경우 29개에서 104개로 대폭 늘어났다.
사익 편취 규율의 사각지대를 해소하겠다는 게 정책 목표다. 공정한 경쟁기반을 훼손하고 부당하게 총수 일가에 부(富)를 귀속시키는 행위를 실효성 있게 감시하겠다는 취지다.
이에 대해서는 개정 법률에 대응하고자 지분 매각이 이어지는 경우 기업 경쟁력 및 경영권 유지에 부정적인 영향이 미친다는 비판적 목소리가 높은 상황이다. 조 위원장은 이와 관련 "사익 편취 규제는 부당 내부거래를 규율하는 것으로 정상적인 내부거래는 금지하지 않으며, 총수일가가 지분을 매각해야 하는 것도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특히 정부는 자회사를 통한 일감 몰아주기 등 부당 내부거래에 대해 행정제재와 더불어 모회사의 주주들에 의한 사후 감시도 가능해짐에 따라, 대기업집단의 부당한 경제력 남용이 실효성 있게 억제될 것으로 내다봤다.
기업의 편법적 지배력 팽창 억제…지배주주 전횡 방지
공정거래법의 공익법인·금융보험사 의결권 제한 제도와 기업경영의 투명성을 제고하는 상법의 감사위원 분리선출제 도입에 대해서도 이 차관은 "기업의 편법적 지배력 팽창을 억제하고 지배주주의 전횡을 방지해가면서, 소수 주주의 권익이 보다 효과적으로 보호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와 함께 법 위반 억지력을 제고하고 불공정행위 피해자들에 대한 신속하고 실효적인 피해구제를 위한 △다중대표소송제 △사인의 금지청구제 △분쟁조정 확대 △법원의 자료제출명령제 등 제도들 역시 입법화됐다.
가장 눈에 띠는 제도가 다중대표소송제 도입이다. 자회사의 이사가 임무해태 등으로 자회사에 손해를 발생시킨 경우 일정 수 이상의 모회사 주주도 자회사 이사를 상대로 대표소송을 제기할 수 있도록 했다.
여기에 감사위원 분리 선출을 명시해 주주총회에서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이사를(1인 이상) 다른 이사들과 분리 선임하도록 했다.
상장회사의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 및 해임 시 적용되던 3% 의결권 제한 규정을 정비했다. 사외이사가 아닌 감사위원의 경우 최대주주는 특수관계인 등 합산 3%, 일반주주는 3%를 초과하는 주식에 관해 사외이사인 감사위원의 경우 모든 주주는 3%를 초과하는 주식에 있어 의결권이 제한되도록 법을 고쳤다.
신규 지주사 자·손자회사 의무 지분율 상향…상장·비상장 10%p씩↑
지주회사의 자·손자회사에 대한 의무 지분율 요건을 상향(상장 20%→30%, 비상장 40%→50%)하되, 신규 설립·전환된 지주회사(종전 지주회사가 신규 편입하는 자·손자회사 포함)에 대해서만 적용한다.
지주회사가 적은 자본으로 과도하게 지배력을 확대하는 수단으로 이용되는 것을 방지하고, 지주회사 체제 내에서 자회사 및 손자회사 지배에 대한 책임성을 높이겠다는 의도다.
이에 대해서도 '추가 지분매입 비용이 지주회사들에게 과도한 부담이 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잇따라 제기됐다. 조 위원장은 "기업집단의 형태는 자율적으로 결정할 사항이며, 이번 지분율 상향은 개정법 시행 이후 설립·전환이 이뤄진 신규 지주회사에 대해 적용되는 것이므로 종전 지주회사의 경우는 추가 지분매입 부담이 없다"고 강조했다.
금융복합기업집단감독법 "'옥상옥' 규제" vs "아니다"
앞으로 △소속 금융회사들이 둘 이상의 금융업을 영위하고 △소속 금융회사의 자산총액이 5조 원 이상으로 대통령령으로 정한 요건에 해당하는 집단은 금융복합기업집단으로 지정된다. 현재 기준으로 삼성, 한화, 미래에셋, 교보, 현대차, DB 등 6개 집단이 해당된다. 금융복합기업집단은 동일 집단을 대표하는 금융사를 대표 금융회사로 자율적으로 선정하게 된다.
금융복합기업집단감독법에 대해서는 '업권별 규제에 더한 중복규제가 아니냐'는 의견이 많다. 도 부위원장은 "기존의 개별 업권법과 금융복합기업집단감독법이 규제·감독하는 위험이 서로 상이하므로, 이중규제라고 보기 어렵다"라고 해명했다.
업권별 금융감독은 개별 금융회사의 건전성과 자본적정성을 관리하는 반면, 이번 법률은 △개별 금융업권법으로 규율하기 어려운 계열 금융사간의 상호출자나 순환출자로 인한 중복자본에 따른 그룹 전체로서의 적정자본 문제나 △특정 계열사의 위험이 전파되는 위험전이나 금융복합기업집단 전체의 위험집중 문제 등 그룹위험을 평가·감독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도 부위원장은 '금융 부문 이외에 비금융 회사도 규제 대상이 되는지'를 묻는 질문에 대해 "전혀 그렇지 않다"고 일축했다. 그는 "이번 법률에는 비금융 계열사에 의무를 부과하거나 금융당국이 비금융 계열사를 감독하는 조항은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이날 정부는 관계부처 합동 브리핑을 통해 "국회 입법 과정에서 정부안이 일부 수정됐다"고 아쉬움을 드러내면서도 "3법 통과로 '공정하고 혁신적인 시장경제 시스템'을 구현하기 위한 제도적 기반이 마련돼 기업에 대한 신뢰와 시장의 활력을 제고해 공정경제와 혁신성장을 뒷받침함으로써 궁극적으로 우리 경제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KPI뉴스 / 박일경 기자 ek.park@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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