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美 로봇회사 '보스턴 다이내믹스' 인수

김지원

kjw@kpinews.kr | 2020-12-11 19:34:15

소프트뱅크 보유 지분인수 80%…정의선 회장 사재 2389억 투자

현대차그룹이 미국 로봇 전문업체 보스턴 다이내믹스를 인수한다.

11일 현대차그룹은 총 11억달러 가치의 미국 로봇 전문 업체 보스턴 다이내믹스 지분을 소프트뱅크로부터 인수하기로 최종 합의했다고 밝혔다.

특히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직접 사재 2389억 원을 출연해 지분인수에 참여키로 해 주목된다. 이번 인수는 정회장의 취임 후 첫 첫 대규모 M&A다. 

▲ 현대차그룹이 미국 로봇 전문 업체 '보스턴 다이내믹스'에 대한 지배 지분을 '소프트뱅크그룹'으로부터 인수하기로 최종합의했다고 11일 밝혔다. 사진은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2족 보행 로봇 아틀라스. [현대자동차그룹 제공]

인수가 마무리되면 현대차그룹이 보스턴 다이내믹스 지분 80%, 소프트뱅크그룹이 지분 20%를 보유하게 된다.

현대차그룹의 투자 규모는 총 8억8000만 달러(약 9588억 원)다. 소프트뱅크그룹으로부터 구주(6억3000만 달러)를 인수하고,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신주(2억5000만 달러)를 인수, 전체 지분의 총 80%를 취득하는 방식이다.

이는 미국 앱티브와 자율주행 합작 법인 '모셔널'을 설립하는데 20억 달러를 투자한 이후 최대 규모다.

현대차그룹에서는 현대차, 현대모비스, 현대글로비스, 현대차그룹 정의선 회장이 공동으로 참여한다.

현대차는 10일,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는 11일 각각 이사회를 열고 보스턴 다이내믹스 지분 인수 안건을 승인했다.

최종 지분율은 △ 현대차 30% △ 현대모비스 20% △ 현대글로비스 10% △ 정의선 회장 20%로 구성될 전망이다.

정회장이 사재를 털어 M&A에 투자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이에 대해 현대차그룹은 향후 그룹이 본격화할 미래 신사업에 대한 책임경영을 강화하고, 지속적인 투자 의지를 표명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차그룹의 이번 보스턴 다이내믹스 인수 합의는 글로벌 로봇 시장의 급성장에 대한 기대에 기인한다. 아울러 신사업을 육성하고 미래 세대들의 보다 안전하고 행복한 삶에 기여하고자 하는 의지도 담겼다.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올해 444억 달러 수준의 세계 로봇 시장은 2025년까지 연평균 32%의 성장률을 기록해 1772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1992년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에서 분사해 설립된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4족 보행 로봇 '스폿', 2족 보행 로봇 '아틀라스' 등 혁신적인 로봇 개발로 주목받았다. 로봇 운영에 필수적인 자율주행(보행)·인지·제어 등에서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평가다.

현대차그룹은 우선 시장 규모가 크고 성장 가능성이 큰 물류 로봇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다. 이어 서비스형 로봇 사업에 집중할 예정이다. 건설 현장 감독이나 시설 보안 등 각종 산업에서의 안내·지원 역할을 할 수 있는 로봇이다.

보스턴 다이내믹스 인수로 그룹 차원의 제조·생산, 기술 개발, 물류 역량에서 시너지 효과가 극대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자율주행차와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목적기반모빌리티(PBV) 등 다양한 모빌리티 분야에서도 선도적인 입지를 구축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스마트 팩토리 기술과의 시너지도 예상된다. 제품을 선별·이송하는 공정에는 보스턴 다이내믹스가 개발한 '픽'과 '핸들' 같은 물류형 로봇이 도입될 수 있다.

장기적으로는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 사업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휴머노이드 로봇은 사람과 유사한 2족 보행이 가능한 다리 등을 갖고 있고 팔과 손을 사용해 사람과 같은 움직임을 구현할 수 있어 환자 간호 등에 쓰일 수 있다.

그룹사 측면에서는 모비스·글로비스 등과 연계해 로봇 시장 진입부터 스마트 물류 솔루션까지 사업 영역 확장이 가능하며, 로봇 중심의 새로운 밸류 체인을 구축할 수 있다.

정 회장은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 거듭나는 현대차그룹의 역량에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로보틱스 기술이 더해져 미래 모빌리티의 혁신을 주도할 수 있을 것"이라며 "고령화, 언택트로 대표되는 글로벌 메가 트렌드가 진행 중인 가운데 안전, 치안, 보건 등 공공영역에서도 인류를 위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은 "현대차그룹과 함께 할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미래는 매우 밝으며 소프트뱅크그룹도 이들의 성공에 지속 투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KPI뉴스 / 김지원 기자 kjw@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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