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경제 3법' 국회통과 영향?…삼성물산·생명 소폭 하락세

박일경

ek.park@kpinews.kr | 2020-12-10 11:29:08

'상장 자회사 지분 30% 확보' 규정 신설
물산 지주 전환 불가능…경영승계 장기화
보험업법 개정 등 삼성생명 호재 희석돼

정부와 여당이 추진한 '공정경제 3법'이 국회를 통과한 첫날인 10일 오전 11시 현재 삼성물산은 전 거래일 대비 1000원(-0.80%) 하락한 12만3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삼성생명 역시 전날 보다 400원(-0.55%) 떨어진 7만2200원에 주가를 형성하고 있다.

▲ 박병석 국회의장이 지난 9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삼성물산 주가가 하락하는 데는 앞으로 삼성물산이 '그룹 지주회사 기능'을 수행하도록 지배구조가 개편되지는 않을 것이란 시각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삼성그룹의 지배구조는 크게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 삼성물산 → 삼성생명 → 삼성전자 등'으로 연결고리가 형성돼 있다.

공정경제 3법 중 제정 이후 40년 만의 공정거래법 전부 개정안에 따르면 신규 지주회사를 대상으로 자·손자회사의 지분율 요건을 상장사는 20%→30%, 비상장사는 40%→50%로 각각 10%포인트 높였다.

'상장 자회사 지분 30% 확보' 규정 신설로 인해 삼성물산의 지주사 전환 작업은 수면 아래로 내려갈 것이란 전망이다. 재무적 관점에서 삼성물산의 삼성전자 지분 30% 확보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이유에서다.

이날 유가증권(코스피) 시장 시가총액 1위 삼성전자 시총은 438조7790억 원으로 30%를 사들이기 위해선 약 132조 원이 필요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삼성물산의 역할은 다소 축소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 서울 서초구 삼성 서초사옥에 걸린 깃발이 나부끼고 있다. [뉴시스]

공정경제 3법 가운데 처음 제정된 금융복합기업집단의 감독에 관한 법률(금융그룹 감독법)은 금융사를 2개 이상 운영하면서 자산 규모 5조 원 이상인 비(非)지주 금융그룹이 대상이다. 현재 삼성·현대차·한화·미래에셋·교보·DB 등 6곳이 제정안 적용을 받는다. 삼성생명, 현대캐피탈, 한화생명, 미래에셋대우, 교보생명, DB손해보험이 대표 금융회사다.

재계는 사실상 삼성을 겨냥한 제도로 보고 있다. 삼성생명은 삼성전자 지분 8.8%를 보유하고 있다. 전체 39조 원 규모로 평가받는데 정부와 여당이 추진하는 보험업법 개정안, 이른바 삼성생명법으로 삼성생명이 소유한 삼성전자 지분 약 5.8%를 처분하게 될 수 있다. 보험업법 개정안을 보면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는 삼성전자 주식 보유분을 시가로 평가하고 총자산 3% 초과분은 법정기한 내 매각해야 한다.

시장에서는 공정경제 3법 후속 대책으로 보험업법 개정안도 통과될 것으로 판단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되면 삼성생명이 소유하고 있는 삼성전자 지분 8.8%에 대해 상당부분을 팔아야 한다.

막대한 매각 차익을 통해 대규모 현금이 유입될 것이란 기대감과 전날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실손 의료보험 상품구조 개편에 따른 과당 청구 감소라는 호재가 있음에도 반영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재계 관계자는 "이미 금융업권별 규제에 더해 '옥상옥' 규제가 추가됨으로써 장기 지속가능한 성장성에 오히려 발목을 잡힐 것이란 걱정이 더 크다"고 말했다.

KPI뉴스 / 박일경 기자 ek.park@kpinews.kr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WEEKLY HO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