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신규-갱신 전셋값' 차이 2배까지 벌어졌다
김이현
kyh@kpinews.kr | 2020-11-10 12:00:58
계약갱신청구권은 5% 인상…집값은 2년 전보다 2배 올라
"매물 없으니 치솟는 건 당연…4년 뒤에도 똑같이 오른다"
서울 내 같은 아파트 단지라도 기존 전세 계약을 갱신하는 경우와 새로 계약서를 쓰는 경우 전셋값 차이가 2배까지 벌어지고 있다. 전셋값 상승세가 꾸준한 상황에서 임대차 3법 이후 매물까지 사라지자 이른바 '이중가격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10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초구 반포동 반포자이(전용 59.98㎡)는 이달 3일 11억3000만 원에 전세 계약됐다. 지난달 같은 평형 기준으로, 11억5000만 원(5일)에 거래된 1건을 제외하면 나머지 12건 모두 5억5860만 원에 전세거래됐다. 층수를 감안하더라도 2배가량 차이가 나는 셈이다.
12건의 전세계약은 계약갱신청구권을 사용해 기존 전세금의 5%만 인상한 채 신고를 한 것으로 관측된다. 5억3200만 원에서 정확히 5%(2660만 원)를 더하면 5억5860만 원이다. 이와 달리 지난달 5일 11억5000만 원, 이달 3일 11억3000만 원 거래건은 신규계약일 가능성이 높다.
반포동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올해 초반까지만 해도 59㎡의 전셋값은 10억 원 초반대였는데, 지금 11억 원대면 저렴하게 계약됐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전세 매물이 씨가 말랐기 때문에 갱신권으로 묶이지 않고 새로 나오는 건 12억 원~13억 원까지도 올라간다"고 설명했다.
다른 지역의 상황도 비슷하다. 강남구 역삼동 역삼자이(전용 60㎡)는 이달 1일 보증금 10억 원(29층)에 전세 거래가 성사됐다. 지난달 3건의 같은 평형 거래 가격이 5억5300만 원인 것과 비교하면 역시 보증금 차이가 2배에 가깝다. 계약갱신청구권 사용 여부에 따른 '이중가격'이다.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전용 76.79㎡)는 지난달 31일 보증금 8억3000만 원(9층)에 전세 거래가 이뤄지면서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다. 이달 거래된 3건의 전세보증금은 각각 4억9350만 원, 4억5150만 원, 5억1400만 원이었다. 대치동 한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매물이 없으니 가격이 뛴 건 당연하고, 2년 전 가격에 비해서 2배까지 올라간 것도 맞다"고 말했다.
인근 중저가 아파트 전세 거래에서도 이중가격 현상이 나타났다. 송파구 씨티극동1차(전용 59.95㎡)은 이달 5일 2억9400만 원(4층)에 계약갱신이 이뤄졌다. 이는 2억8000만 원에서 5% 올린 금액으로 추정된다. 같은 평형도 지난달 20일 4억5000만 원(10층)에 전세 계약되면서, 보름 사이 두 계약의 보증금 차이는 1억7000만 원에 달했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장(경인여대 교수)는 "기존 계약 갱신을 한 세대는 전세 걱정을 좀 덜겠지만, 2년 후에는 세입자를 당연히 바꾸게 되고 가격 상승으로 이어진다"며 "공급 자체가 안 되면서 결국 4년이 지나도 가격이 오르는 건 똑같다"고 말했다.
KPI뉴스 / 김이현 기자 ky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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