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이재용 시대' 본격화…사법 리스크 등 과제 산적
남경식
ngs@kpinews.kr | 2020-10-25 14:11:56
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 1심 재판도 진행 중
'삼성생명법' 보험업법 개정안, 지배구조 변수
이건희 회장, 주식 재산만 18조…상속세 약 10조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25일 별세하면서 삼성의 '이재용 시대'가 본격 개막했다. 당장은 가시밭길이다. 국정농단 및 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 재판이 진행중이고, 그룹 지배구조 개편, 상속세 마련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이재용 부회장은 2016년 11월 이후 4년 가까이 '사법 리스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검찰에 10차례 소환돼 조사를 받았고,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3번이나 받았다.
국정농단 관련 파기환송심 재판은 이번 주 재개된다. 1월 17일 이후 9개월 만이다. 재판부는 이례적으로 피고인인 이 부회장을 오는 26일 공판준비기일에 소환했다. 이 부회장의 부친인 이 회장이 25일 타계하면서 재판 일정 일부 조정이 불가피해졌다.
이 부회장은 그룹 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으로 기소돼 1심 재판도 받고 있다. 지난 22일 첫 공판준비기일이 진행됐고, 내년 1월 14일 다음 공판준비기일이 열릴 예정이다. 검찰은 삼성그룹이 이 부회장의 안정적인 경영권 승계를 위해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을 계획했다고 보고 있다.
삼성은 그룹 지배구조 재편도 불가피한 상황이다. 정부와 여당은 보험사가 보유할 수 있는 계열사 지분을 '취득원가'가 아닌 '시장가격'으로 평가토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보험업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이 법안에 적용되는 보험사는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뿐이어서 '삼성생명법'이라고 불린다.
이 법안이 통과되면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는 계열사 주식 보유분을 시가로 평가하고 총자산 3% 초과분은 법정기한 내에 처분해야 한다. 두 회사가 처분해야 하는 삼성전자 지분만 20조 원 이상이다.
현재 삼성의 경영권은 '이 부회장→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전자'로 이어지는 구조다. 이 때문에 삼성생명의 삼성전자 지분율이 하락할 경우 지배구조가 약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여기에 삼성생명 최대주주인 이 회장이 타계하면서 지배구조의 변화가 예상된다. 삼성생명 지분을 이 회장은 20.76% 갖고 있다. 이 부회장의 지분율은 0.06%다.
삼성 총수 일가의 상속세 마련 방법에도 관심이 모인다.
이 회장은 삼성전자 2억4927만3200주(지분율 4.18%), 삼성전자 우선주 61만9900주(0.08%), 삼성SDS 9701주(0.01%), 삼성물산 542만5733주(2.86%), 삼성생명 4151만9180주(20.76%) 등을 보유하고 있다. 주식 가치는 23일 종가 기준 약 18조 원이다. 상속세율 50%에 최대주주 할증까지 더하면 상속세는 약 10조 원으로 추산된다.
이 부회장 등 삼성 총수 일가가 보유한 재산 대부분은 계열사 주식이라 당장 상속세를 납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보유 주식 일부를 매각해 상속세를 마련할 경우 지배구조에 빈틈이 생길 수 있다.
이 부회장은 지난 5월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면서 자신의 자녀들에게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따라 이 회장의 보유 주식을 삼성문화재단 등 공익재단에 환원해 지배구조를 재편하는 동시에 상속세 부담을 줄일 것이라는 가능성도 거론된다.
KPI뉴스 / 남경식 기자 ngs@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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