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혜인, '낙태죄 존치' 비판…"정책 결정권자 인식 1900년대"
남궁소정
ngsj@kpinews.kr | 2020-10-08 12:19:56
"'조건부 허용'은 퇴행적…국민 염원과 정면 배치"
"낙태죄 온전히 전부 폐지돼야"…여야 동참 촉구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이 8일 현행 낙태죄를 유지하고 임신 14주 이내에는 조건 없이 임신중지를 허용한 정부의 형법·모자보건법 개정안 입법예고에 대해 "정책결정권자들의 인식이 1900년대 초반에 머물러있는 것은 아닌지 의구심마저 든다"라고 지적했다.
용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정책결정권자들 중 여성의 비중이 절반만 되었더라면 이렇게 쉽게 시곗바늘을 되돌리는 결정을 할 수 있었을까 하는 참담한 마음도 든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용 의원은 정부 입법예고안이 임신 전 영역에서 인공 임신중지를 보장하는 것이 아니라, 주수별로 상이한 기준을 두고 '사회적·경제적 사유' 등 '예외의 경우'를 상정한 점을 문제로 삼았다.
그는 이러한 '조건부 허용'은 "결국 인공 임신중지를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진 사람이 국민이 아닌 정부라는 것, 그리고 여전히 낙태는 '처벌받아야 할 죄'라는 것을 주장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임신, 육아, 출산은 여성 스스로가 온전히 판단하고 결정할 문제"라고 덧붙였다.
용 의원은 "출산과 낙태를 고민하고 결정하는 여성들은 동등한 시민이고, 자신의 삶과 현재의 상황에 대한 충분한 고민과 선택을 한다"라며 정책결정권자들의 인식을 두고 '여성은 미숙하기 때문에 남성과 동등하게 투표할 수 없다'는 1900년대 초반에 머물러있는 것은 아니냐고 반문했다.
용 의원은 "정부의 기습적, 퇴행적 입법예고에 여성들은 허탈해하고 있다"며 "(입법예고안은) 오랜 시간 동안 낙태죄 폐지를 외쳐왔던 국민들과 여성들의 염원과는 정면으로 배치되는 내용"이라고 강조했다.
용 의원은 의료인의 진료거부권에 대해서도 재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의료진은 전쟁시 적군이라 하더라도 다친 사람을 치료해야 한다"라고 전제한 뒤 "인공 임신중지는 도덕의 영역과 신념의 영역에 있는 예외적인 일이 아니다. 그것은 의료적 행위"라고 밝혔다.
이어 인공 임시중지에 대한 의사의 진료거부권을 인정한 이탈리아의 경우, 수술을 거부당한 여성들이 외국으로 '낙태 여행'을 떠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특히 보수적인 대한민국의 상황을 고려해볼 때, 인공 임신중지 의사 진료거부권의 부작용은 이보다 더 클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용 의원은 "정부는 입법예고한 형법 개정안과 모자보건법 개정안을 철회하시라. 낙태죄는 온전히, 전부 폐지돼야 한다"라며 "더불어민주당과 제1야당인 국민의힘도 이 외침에 동참해주시길 부탁드린다. 여성의 삶을 존중하는 법안 통과를 위해 힘써주시라"고 덧붙였다.
KPI뉴스 / 남궁소정 기자 ngsj@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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