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무 7조 상소문' 쓴 조은산은 평범한 30대 가장
김이현
kyh@kpinews.kr | 2020-08-27 22:23:53
"작가 아닌 직장인…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 응원"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多(다)치킨자 규제론'과 '시무 7조' 등을 올려 화제가 된 '진인 조은산'의 정체는 평범한 30대 가장으로 밝혀졌다.
한국일보는 27일 조은산은 인천에서 어린 두 자녀를 키우는 30대 가장이라고 소개하며 그와의 이메일 인터뷰 내용을 공개했다. 실제 이름, 직업 등은 언급하지 않았다.
그는 임금에게 올리는 상소문 형식으로 정부의 부동산 정책 풍자하며 관심을 받았다. 지난달 15일 '다치킨자 규제론을 펼친 청원인이 삼가 올리는 상소문'에 이어 이달 12일과 24일에도 상소문을 재차 올렸다.
해당 글에는 다주택자에 대한 정부의 고강도 부동산 규제 정책을 우회적으로 비판하거나, 김현미 국토부장관, 추미애 법무부 장관, 노영민 청와대 비서실장 등의 파직을 주장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네티즌은 그의 재치있는 필력으로 보아 작가일 것이라고 추정했다. 하지만 그는 "인천에서 펜션을 운영하는 동명이인의 시인이 자신의 글 때문에 곤란해졌다는 얘기를 듣고 더 이상의 피해가 없었으면 하는 마음에 용기를 내 인터뷰에 응하게 됐다"며 "글과 관련된 일은 하지 않는 박봉의 월급쟁이"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스스로를 왜 '먼지같은 사람(진인)'이라고 하는가라는 질문에는 "일용직 공사장을 전전했던 총각 시절, 현장에 가득한 먼지와 매연이 제 처지와 닮았다는 걸 느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그는 현 정부를 향해 쓴소리를 하고 있지만, 과거엔 노무현 전 대통령을 응원했다고 밝혔다. 현재는 진보도 보수도 아니라고 했다.
또 "제가 가진 얕은 지식으로 현 시대를 보고 문제점을 느꼈고 그 부분을 얘기했을 뿐"이라며 "제가 지지하지 않는 정권을 향한 비판에 그치는 것이 아닌 제가 지지하는 정권의 옳고 그름을 따지며 쓴소리를 퍼부어 잘되길 바라는 게 제 꿈"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묻힌 청원이 온전히 공개돼 국민들로부터 동의 받을 수 있게 돼 기쁘지만, 한편으로는 알려지는 게 두렵다"며 "소신을 갖고 글을 쓰기 위해 평범한 소시민의 자리를 계속 지키고 싶다"고 전했다.
KPI뉴스 / 김이현 기자 ky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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