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적폐세력에 어부지리 안돼"…보궐 무공천 입장 수정

김영석 기자

lovetupa@kpinews.kr | 2020-07-22 15:35:06

"당규 마땅히 지켜져야 하지만 필요할 땐 사과하고 현실적 선택해야"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최근 한 라디오 방송과의 인터뷰 발언으로 여권 내 서울·부산시장 무공천 논란이 일고 있는 것과 관련, "당규를 통한 대국민 약속은 지켜져야 하지만 적폐귀환 허용의 결과를 초래한다면, 현실을 선택하는 것이 더 낫다"고 입장을 재정리했다.

▲ 대법원의 원심 파기환송으로 지사직을 유지하게 된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지난 16일 오후 경기 수원시 팔달구 경기도청에서 입장을 밝히고 있다. [뉴시스]


상황에 따라서는 공천을 해야 한다고 한 발 물러선 것이다. 정청래 전 의원에 이어 이낙연 전 총리까지 이 지사의 '무공천' 입장을 비난하고 나서자 더 이상 논란을 확대시키지 않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 지사는 22일 자신의 SNS에 '서울·부산시장 공천에 대한 입장'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그는 "민주당의 공천 여부를 놓고 많은 논란과 제 입장에 대한 오보들이 있습니다"며 말문을 연 뒤 "서울시장 유고를 계기로 '중대 잘못으로 보궐선거를 치르게 된 경우 공천하지 않는다'는 민주당 당규를 이유로 국민과 언론의 관심이 컸다"고 부연했다.

이어 "주권자의 권한위임을 기초로 하는 대의민주제 민주공화국에서 권력을 위임받는 정치인의 가장 큰 덕목은 신뢰라고 생각하며, 길지 않은 정치 인생에서 언제나 신뢰를 지키려 노력했다"며 "국가행정이나 중앙정치 역시 다를 바가 없다. 국민에게 한 약속, 더구나 집권여당이 당규로 명시해 한 약속은 당연히 지켜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정치는 생물이고 현실이다. 저 역시 대의와 명분을 중시하지만 현실 속 정치인"이라며 "당규를 통한 대국민 약속은 지켜져야 하지만 약속 파기가 불가피하다면 형식적 원칙에 매달려서도 안 된다"고 밝혔다. 다만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져야 하고 석고대죄 수준의 대국민 사과와 당규개정이 선행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원칙을 지키는 것이 청산되어야 마땅한 적폐세력의 어부지리를 허용함으로써 서울시정을 후퇴시키고 적폐귀환 허용의 결과를 초래한다면, 현실을 선택하는 것이 낫다며 "다만 이 경우에 약속을 어길 수밖에 없는 사정을 국민들께 석고대죄하는 자세로 설명해 드리고 사죄하며 당원의 총의로 규정을 개정하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고 못 박았다.

또 "저는 서울·부산시장 무공천을 '주장'한 바가 없다. 어떤 현상에 대한 의견을 가지는 것과 이를 관철하기 위한 주장은 다르다"며 "국민의 한 사람이자 민주당의 책임 있는 당원 한 사람으로서 이 문제에 의견이 있지만 이를 주장하고 관철하려고 적극적 노력을 기울일 의사는 없다"고도 했다.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의혹에 대해서도 이 지사는 "서울시장의 무공천 논의는 당연히 서울시장의 '중대한 잘못'을 전제하는 것이고 잘못이 없다면 책임질 이유도 없다"며 "모든 논의는 '사실이라면'을 전제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논란의 진앙지였던 라디오 인터뷰와 관련해서는 "공인으로서 생방송에서 예정되지 않은 '내심의 의견'을 질문받았을 때 취할 태도는 답변회피, 거짓말, 사실대로 답변 이렇게 세 가지"라며 "거짓말은 할 수 없었다. 답변회피는 정치기술로 매우 중요하지만 이 역시 대국민 기망일 수 있다고 생각해 쉽지 않았다. 그래서 사실대로 답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이 지사는 지난 20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중대한 비리 혐의로 이렇게 될 경우에는 공천하지 않겠다고 (당헌)규정으로 써놨지 않느냐. 그럼 지켜야 한다"며 "정말 아프고 손실이 크더라도 기본적인 약속을 지켜 공천하지 않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KPI뉴스 / 김영석 기자 lovetupa@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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