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도 경찰도 "아니다"…박원순 피소 '귀신'이 알려줬나

박지은

pje@kpinews.kr | 2020-07-13 19:00:55

청와대 "'9일 새벽 청와대 통보' 보도 사실무근"
경찰 "청와대엔 보고…박 시장에 전달 경위는 몰라"

청와대는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이 9일 새벽 청와대 통보로 피소 사실을 알게됐다'는 언론 보도는 사실무근"이라고 13일 밝혔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대언론 메시지에서 "청와대는 관련 내용을 통보한 사실이 전혀 없다"며 이렇게 밝혔다.

해당 언론 보도는 지난 10일 오후 6시24분 인터넷에 배포된 UPI뉴스 단독기사를 말한다. 이 기사는 서울시 고위관계자의 발언을 근거로 작성됐다. 이 관계자는 박 시장의 측근 인사이기도 하다.

▲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 [뉴시스]


UPI뉴스와의 통화에서 이 관계자는 "BH(청와대)에서 9일 새벽에 고소장 연락을 받고 모든 일정을 취소한 것"이라고 말했다. 통화 첫머리에 "상심이 크겠다"고 운을 떼자 정무라인의 무사안일을 탓하며 묻지도 않았는데 실토한 얘기였다. 그는 "경찰 업무 매뉴얼에 서울시장이 형사 입건되면 BH에도 보고하게 돼 있는 모양"이라고 했다.

그의 얘기는 대체로 사실로 확인됐다. 경찰청 관계자는 이날 "행정부 각 부처는 중요한 사안을 대통령 비서실에 보고해야 한다. 이달 8일 박 시장에 대한 고소를 접수한 뒤 청와대에 이 사실을 알렸다"고 밝혔다. 고소인은 지난 8일 오후 4시30분께 서울지방경찰청에 고소장을 제출했고, 9일 오전 2시 30분까지 조사받았다. 경찰에 따르면 서울청은 고소장을 접수한 지 얼마 안 돼 경찰청에 이 사실을 보고했고, 경찰청은 8일 저녁 박 시장 피소 사실을 청와대에 보고했다.

그러나 경찰도 박 시장에게 피소 사실은 알리지 않았다고 밝혔다. 경찰청 관계자는 "피소 사실이 박 시장한테 전달된 경위는 알지 못한다. 거물급 피의자의 경우 수사가 어느 정도 이뤄진 뒤 소환해야 할 때 당사자에게 피소 사실을 알린다"고 말했다.

경찰도, 청와대도 알리지 않았다면 박 시장에게 누가 피소사실을 알려줬다는 것인가. 남은 건 고소인인데, 고소인 측에서 이를 알렸을리 만무하다.

이날 피해자 법률대리인인 김재련 변호사는 기자회견에서 "증거인멸 등이 우려돼 경찰에 각별한 보안을 요청했었다"고 밝혔다. "담당 수사팀에 절대 보안 유지를 요청했고 그런 이유로 고소장을 제출하고 정보가 나가지 않도록 바로 조사를 시작해 새벽까지 조사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미경 한국성폭력상담소장도 기자회견에서 "고소와 동시에 피고소인에게 수사 상황이 전달됐다. 서울시장 지위에 있는 사람에겐 본격 수사 전에 증거인멸 기회가 주어진다는 것을 목도했다"며 "이런 상황에서 누가 국가시스템을 믿고 위력 성폭력을 고소하겠나"라고 개탄하기까지 했다.

고소인, 경찰, 청와대. 박 시장 피소 사실을 알고 있는 3자 중 피소 사실을 알려준 이가 아무도 없다면 박 시장은 대체 이를 어떻게 알았다는 것인가. 3자 중 누군가는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얘기다.

분명한 건 경찰이 당일 청와대에 보고했다는 것, 그리고 박 시장 측근 인사는 "어떻게 알게 됐냐"고 묻지도 않았는데 "청와대 연락으로 알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는 사실이다.

KPI뉴스 / 박지은 기자 pje@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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