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장단이 뭐길래'... 여의도를 흉내내는 지방의회
김잠출
kjc@kpinews.kr | 2020-06-22 11:18:04
울산의 지방의회 곳곳에서 후반기 의장단 선출을 놓고 여야 간 충돌이 격해지면서 시민들의 시선이 곱지 않다. 의원들 자리다툼이 길어지면서 후반기 의사일정도 파행을 겪고 있다.
울산시의회, 의장단 구성 놓고 극한 대립 중
울산시의회는 후반기 원 구성을 놓고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이 연일 극한 대립을 벌이고 있다.
지난 2018년 지방선거에서 울산시의회 22석 중 17석을 차지한 더불어민주당이 전반기 제2 부의장과 상임위원장(교육위원장) 1석(제2 부위원장)을 배분했던 것과 달리, 후반기에는 상임위원장 5석 전원을 민주당 의원으로만 배정하자 통합당이 반발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민주당 시의원들은 "전반기에는 통합당을 배려했지만 그 결과 외부세력을 끌어들여 민주 조례안을 파행토록 하는 등 시민의 기대와 희망을 저버렸기 때문"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통합당 울산시의원들은 "협치를 포기하고 민주당 독단으로 시의회를 운영하겠다는 선전포고"라면서 "국회에서도 민주적 정치와 거리가 멀게 상임위 배분을 했는데, 시의회도 국회의 잘못된 행태를 답습하고 있다"며 의사일정 보이콧을 예고하기도 했다. 또 통합당은 부의장도 거절하겠다면 "다 가져가고 모든 책임을 져라"며 민주당을 압박했다.
남구의회와 울주군의회도 민주당 독식에 통합당 저항
울산 남구의회와 울주군의회도 갈등의 골이 점점 깊어지고 있다.
울주군의회는 더불어민주당 7석, 미래통합당 3석으로 구성돼 있는데 전반기에는 민주당 간정태 의원이 의장을 맡았고, 의장단 5자리 중 2자리가 미래통합당에 배분됐다.
그런데 후반기 원 구성을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은 간 의원을 다시 의장 후보로 추대했고, 의장단 5명을 모두 민주당이 맡기로 했다.
미래통합당은 "후반기 의장단 및 상임위 원 구성에 대해 우리와 단 한 번의 논의도 거치지 않고 결정했다"며 상임위원장 한 자리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의장 불신임안을 발의하겠다고 예고했다. 민주당 소속 일부 의원들도 불만을 표하는 등 울주군의회의 불협화음이 이어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 의석수가 똑같은 울산 남구의회는 후반기 의장 선출 방식을 놓고 충돌하느라 의사 일정도 제대로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전반기와 후반기 의장을 여야가 차례로 나눠 맡기로 한 약속을 파기하려 하자, 미래통합당이 정례회 불참으로 응수했다.
지역에서는 이러한 갈등과 대립이 결국 지방의회 의장단의 막강한 권한과 정치적 기회로 삼으려는 그들의 욕심 때문이라는 비난이 많다.
지방의회 의장은 지자체 정책과 예산 심사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권한과 지자체장 수준의 예우를 받으며 주민들에게 자신을 홍보할 기회가 많고, 단체장과 국회의원 등으로 체급을 올릴 발판이 되기도 한다는 것이다.
강모 전 시의원은 "특히 후반기 의정활동은 차기 선거와 맞닿아 있기 때문에, 이 기간 의장이나 상임위원장을 맡으면 자신의 정치적 입지 확대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면서 "여야 모두 명분은 그럴듯해도 결국은 자리다툼에 몰두한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또 "지방의회가 여의도를 그대로 흉내 내고 있는데 국회의원은 직업 정치인이자 입법기관으로서의 자격이 크지만 지방의회는 지역민을 위한 봉사직이라는 것을 더 중시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KPI뉴스 / 김잠출 객원 기자 kjc@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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